우리를 돌아오게 하는 밥 냄새

우리를 돌아오게 하는 밥 냄새

[ 가정예배 ] 2024년 4월 9일 드리는 가정예배

나선지 목사
2024년 04월 09일(화) 00:10

나선지 목사

▶본문 : 누가복음 15장 20절

▶찬송 : 527장



미국의 유명한 동화작가 모리스 샌닥(Maurice Sendak)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나오는 개구쟁이 맥스는 긴 꼬리 늑대 옷을 입고 온 집안을 소란스럽게 만드는 아이로 엄마에게는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이 괴물딱지 같은 녀석!"하고 소리친다. 그러면 맥스는 그 소리에 같이 맞받아 "그럼,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하고 소리쳤다. 아이들이 있는 어느 집에서나 들릴 법한 소리들이다. 그러자 엄마는 화가 나서 저녁밥도 안 주고 맥스를 방에 가둬 버렸다.

방에 갇힌 아이는 오히려 상상에 상상을 더하면서, 아이만의 특별한 세상을 만들어냈다. 그 속에서 배를 만들어 넓은 바다로 항해를 떠나 도착한 곳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였다. 괴물나라에 도착한 맥스는 그곳의 괴물들을 평정하고 괴물들의 괴물이 되어 괴물소동을 벌인다. 그러다 문득 괴물나라 왕 맥스에게 쓸쓸함이 덮쳐오고,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싶어진다. 마침내 맥스는 괴물나라 왕을 그만두고 떠나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마음이 갑자기 바뀌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저편에서 솔솔 풍겨오는 저녁밥 냄새였다. 괴물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제 자리로 돌아온 맥스의 방에는 따뜻한 저녁밥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랑으로 차려진 밥상과 함께 아이의 소란한 마음도 가지런히 차려진 셈이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저녁밥이 아직도 따뜻하다(It was still hot).' 말썽꾸러기 아이를 방에 가둬놓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아이를 굶겨 재울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몇 번이나 문을 열고 나와서 밥 먹자고 했을 것이고, 자존심 상한 맥스는 말썽 피우기를 그만두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먹고 싶을 때 먹으라고 방에 차려놓은 저녁밥 냄새가 계속해서 맥스를 어루만져 주었다.

우리 주님도 영혼의 양식의 상을 차려놓으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예배의 자리에 나가지 못하고 쉬고 있는 어른들이나, 우리의 자녀들을 우리 주님은 얼마나 찾고 기다리고 계실까? 최근 뉴스에 터져 나오는 우리 초중고 청소년들의 사회상을 보면 꿈이 없고 희망이 없어 보여 매우 걱정이 된다. 영의 양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먹이지 못해 '괴물딱지'가 되어가는 것 아닌가 염려가 된다.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암8:11)" 다음세대, 젊은 세대가 말씀에 굶주리면 하나님을 떠나 각종 우상을 찾아다니고 의지할 수밖에 없다.

'밤마다 문 열어 놓고 마음 졸이시며 나간 자식 돌아오기만 밤새 기다리시는 우리 주의 넓은 가슴은 하늘보다 넓어~'라는 찬양 가사처럼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팔을 활짝 펴고 반기시고 안아 주실 것이다. 오늘도 우리 주님은 우리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21:12)"



오늘의 기도

사랑하는 주님, 말씀의 기갈로 넘어지지 않도록 영혼의 양식으로 풍성히 채워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나선지 목사/좋은나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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