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례를 기억하라'

'너의 세례를 기억하라'

[ 미션이상무! ]

나성한 목사
2024년 04월 10일(수) 12:51
용사들을 위문한 나성한 목사.
군선교 혹은 군교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군세례일 것이다. 입대 전에 한 민간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교회 목양실에 육군 논산 훈련소 세례식 사진이 큰 액자로 걸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목사님께서는 그 사진을 설명해 주시면서 당시 세례식에 만 명 이상이 참여해서 세례를 받았는데 정말 장관이었다며 그 자리에 함께했음을 굉장히 영광스러워하셨다.

군대에 와보니 정말 세례는 군선교 사역의 핵심이었다. 내가 속한 공군은 교육사교회에서 이 세례 사역을 대부분 담당한다. 육군보다 규모도 작고 인원도 적지만 그래도 공군 교육사교회에서 최선을 다해서 장병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주는 이 선교 사역은 여전히 중요하고 참 귀하다.

어떤 사람들은 군세례를 비하하며 말하기도 한다. '그냥 동기 따라갔다가 받은 세례, 선물 준다니까 받은 세례, 초코파이 먹고 싶어서 교회 갔다가 받은 세례...' 마치 군세례는 일반 교회에서 행하는 정식 세례에 들지 못하는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군세례에 대한 신학적 비판과 다양한 의견은 언제든 토론의 현장을 통해 말해질 수 있고 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지만, 군세례를 비하하며 마치 수준 미달의 세례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 이유는 군세례 사역엔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하심이 있기 때문이다. 군세례를 통해서 단 한 명이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시작한다면 그건 여전히 귀한 복음의 사역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세례에 대한 필요한 비판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군선교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군세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늘 고민과 반성을 지속해나가야 한다.

군세례 사역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세례를 받은 인원수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군대에서 세례를 많이 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대단한 사역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또 군선교 사역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다. 물론 과거엔 이렇게 생각했다. 과거 군선교 현장은 세례받은 인원수로 사역을 평가하고 선교의 성공과 실패를 말하기도 했다. 또 세례를 많이 준 사역자들이 선교 현장에서 능력도 많고 사역도 잘하는 이로 평가되기도 했었다.

군세례를 많은 장병들에게 베푸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군세례를 받은 인원을 자대 교회로 초대하고 그들을 민간 교회로 연결해 주는 것이다. 이 초대와 연결 사역이 동반되지 않는 군세례 사역은 제아무리 세례를 많이 베풀었다 하더라도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하다. 군세례를 받은 장병들은 자대에 가서 스스로 교회에 나오는 것을 어려워한다. 또 처음에 군교회에 출석했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교회에 오는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그 장벽을 계속 낮추어 세례받은 자임을 늘 기억하게 하고 세례받음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교회 공동체의 지속적인 초대가 필요하다. 또 초대받고 자대 교회로 온 친구들을 뜨겁게 환대해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초대와 환대 이후 연결 사역이 필요하다. 군생활 동안만 신앙생활을 하게 하려고 세례를 주거나 초대를 하고 환대를 한 것이 아니다. 군생활보다 긴 전역 이후의 삶에서도 군세례를 받은 장병들이 그리스도인들로 살아가도록 그들을 민간교회와 연결시켜주어야 한다.

세례, 지속적인 초대, 환대, 연결. 나는 여기까지의 사역을 군선교 사역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사역을 내가 속한 교회에서 '너의 세례를 기억하라'는 이름으로 해나가고 있다. 군에서 세례를 받은 단 한 명이라도 초대에 응하여 군교회에 출석하게 되고, 그를 뜨겁게 환대하여 친구가 되어주고 건강한 민간교회와 연결하여 전역 이후 그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면, 그렇게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된 그 한 명으로 인해 여전히 군선교와 군세례는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하심이 존재하는 희망의 사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성한 목사 /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공군서울기지교회·공군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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