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이야기 (1)1·2차 세계대전

필로폰 이야기 (1)1·2차 세계대전

[ 다음세대우리가지키자(마약중독) ] 13

박종필·신숙희 선교사
2024년 05월 09일(목) 10:23
한국인에게 마약류의 대명사는 바로 '뽕'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마약 중독자는 일명 '뽕쟁이'로 불리기도 했다. 이 단어는 '메스암페타민'의 상품명인 '필로폰'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히로뽕'에서 왔다.

이 물질은 두뇌 속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중추신경 흥분제, 각성제로 분류되는 합성마약류다. 무색 무취하고 투명한 결정 형태로 인해 '얼음', '아이스'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를 곱게 가루를 내어 물에 타서 마시거나, 코로 흡입하거나, 정맥 주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한다.

'메스암페타민'은 1893년 도쿄 대의학부 교수 나가이 나가요시의 연구 도중 우연히 합성된 물질로, 그 각성효과가 인정돼 '다이닛폰'회사에서 '필로폰'이라는 '피로회복제'로 먼저 상품화됐다. 이'필로폰'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노동을 사랑한다'라는 의미의'필로포누스(philopon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약물을 사용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각성효과, 극단적인 행복감, 집중력 및 성욕 증가, 폭력 성향을 보이게 된다. 며칠을 자지 않아도 피곤, 배고픔,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기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서방을 가리지 않고 많은 군인들에게 오남용됐다.

아무리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다 한들, 어떻게 맨 정신으로 비행기를 조종해 적군을 향해 돌진할 수 있겠는가. '가미카제'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일본의 자살 특공대가 출정하기 전, 일본 천황은 술에 필로폰을 섞어 군인들에게 하사했다고 한다. 아돌프 히틀러 또한, 독일 군인들에게 '메스암페타민'성분의 '페베르틴'을 먹인 후 쉬지도 않고 적을 치도록 진격시켰고, 본인 또한 이 약물의 중독자이기도 했다. 600만 명의 유대인들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주범이 마약 중독자였다니, 그저 허탈할 뿐이다. 문제는 약물의 부작용으로, 군인들이 민가 약탈 등 과한 폭력성을 보이기도 했고, 약물의 각성효과에 반하는 강한 금단증상으로, 잠에서 깨지 못하고 사망하는 등의 부작용도 많았다. 독일군 뿐만 아니라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도 '메스암페타민'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는데, 전쟁이 끝나고 중독자가 돼버린 군인들이 사회로 돌아가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리하여 혹자들은 2차 세계대전을 '필로폰 전쟁'이라 칭하기도 한다.

2021년에 미국에서 이라크 파병 이력의 30대 전역 군인이 총으로 아기와 아기의 엄마, 할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메스암페타민'중독자였다. 2차 세계대전에서 피어났던 어둠의 권세는 아직도 그 힘을 잃지 않았다.

박종필·신숙희 / 총회 파송 브라질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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