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30'의 성찰과 개선 방향 논의

'비전2030'의 성찰과 개선 방향 논의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비전2030실천운동 양육 파송 컨퍼런스 개최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4년 05월 16일(목) 17:32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와 한국군종목사단은 지난 14일 국군중앙교회에서 '비전2030 실천운동 양육·파송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군선교 사역자들은 '군선교 위축론'에 늘 부심했다. 코로나19 이후 체감한 변화는 상상 이상이었다. 외적 요인으로 받은 상처가 컸던 만큼, 회복 기간도 더딜 것으로 판단했다. 복음 전파를 위한 고충의 시간을 감내하면서도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군선교의 핵심 정책, 비전2020을 뒤잇는 '비전2030 실천운동'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2021년 수립된 비전2030 실천운동은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이사장:김삼환, 사무총장:이정우)와 한국군종목사단을 중심으로 시작된 군선교 주요 정책이다. '한 영혼을 그리스도에게로, 100만 용사를 한국 교회로!'를 목표로 장병에게 '세례'를 주고, '양육'해 한국교회로 '파송'하는 사역이 핵심 골자다.

이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과거 쏠려 있던 세례 인원 집중화 현상을 지양하고, 장병 양육과 파송 같은 '질적인 사역' 실행에 초점을 맞춰 본질 회복에 집중했다. 변화의 길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군선교 사역도 점차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운동 실천 3년째를 맞이한 비전2030의 현주소를 진단한 결과 기대와 달리 혼란도 가중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더욱이 세부 지침이 명확하지 않아 사역자조차 인식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실토했다.

그 결과는 통계상으로도 명확히 나타났다. 지난 2023년 한 해 논산 연무대군인교회에서만 1만 9000여 명의 훈련병이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전국 모든 군인교회에서 한국교회로 파송받은 전역 장병은 48명에 불과했다. 수치는 충격적이었다. 핵심 정책 방향이 '세례 인원 확보'보다 '양육', 그리고 '파송' 사역으로 전환했다고 하지만 이 낮은 수치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이 같은 과제를 안고 지난 14일 국군중앙교회에서 '비전2030 실천운동 양육·파송 컨퍼런스'가 열렸다. 관계자들의 진지한 성찰이 이어졌다. 정책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솔직하고 냉철한 시간이었다. 애써 정책을 과잉 포장하지도, 그 문제를 숨기지도 않았다. 현장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데 집중했다. 펼쳐질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정책 입안자들의 열정이 컨퍼런스 내내 뿜어져 나왔다.

이날 군선교의 중심축인 한국군종목사단은 과거 비전2020 사역이 '숫자, 성과' 중심에 매몰돼 있었다는 뼈아픈 진단을 내렸다. 그로 인해 장병들의 회심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향후 비전2030 실천운동의 핵심 방향은 '한 영혼의 온전한 회심'에 맞춰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컨퍼런스 강사로 나선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맹호교회 형성민 목사는 군종목사단을 대표해 비전2030 실천운동 파송 사역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군인교회의 신자 관리 양육 체계 구축과 거점교회(민간인교회) 간 협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형 목사는 "그동안 장병 파송 사역이 미비한 이유는 군종목사를 비롯한 군선교 사역자들의 의지가 약했고, 파송할 거점교회의 구축도 완전치 않았다"며 "비전2030 실천운동이 열매 맺도록 지속적인 동기 부여 및 사명 의식을 고취하고, 거점교회 확보를 위한 홍보와 협력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이제는 양육과 파송에 의한 진정한 신자 만드는 사역을 지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형 목사는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와 각 지회, 군종목사단과 군선교사 등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파송 현황과 비전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며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이 더해져야 한다고 했다.

한국군종목사단은 고민 끝에 비전2030 실천운동의 새 출발을 알리기 위한 자리도 마련하기로 했다. 오는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오산리 최자실 기념 금식기도원에서 열리는 '6.25 상기 기독장병 구국성회'를 시발점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성회에서 장병과 거점교회 간 결연하는 대대적인 파송 사역을 전개해 복음의 열매를 맺는 축제의 장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구국성회 후 파송 사역이 전국의 군인교회에 정착하도록 지속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모범 사례를 매뉴얼화 하는 작업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총무 양재준 목사는 '파송 과정 및 거점교회 역할'을 위한 비전2030 실천운동의 개선 방안을 제언했다. 양 목사는 비전2030 실천운동의 새 출발을 위해 '파송위원회' 조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군선교 현장에서 장병 파송이 가능하도록 행정과 관련한 세부 방안, 장병 파송 절차 등을 더욱 구체화했다. 특히 전담 실무자가 동원되면 월 1회 장병들을 파송하는 파송심의위원회 모임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거점교회 연결 현황도 업데이트하고, 파송자 관리 매뉴얼도 꾸준히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은 토의 시간, 군인교회 양육 시스템 강화를 위한 양육 교재 일원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현장과 비대면이 가능한 군선교 양육 시스템을 다각화해줄 것도 요청했다. 그 과정에서 휴대폰 사용이 가능한 장병들의 환경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수준 높은 영상 콘텐츠(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의 생산 및 보급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사무총장 이정우 목사는 "한국교회 군선교 활성화를 위해 새로 제정된 비전2030 실천운동이 완전체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양육·파송 컨퍼런스를 통해 현장의 사역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보완해야 할 과제를 논의하고, 군선교 사역의 질적 성장을 위해 양육과 파송 사역에 더욱 협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군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변함없는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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