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나의 문학'..."우리 삶은 현대사의 기록"

'나의 인생 나의 문학'..."우리 삶은 현대사의 기록"

박이도 시인, 별마당도서관 명사초청특강

남기은 기자 nam@pckworld.com
2024년 05월 20일(월) 09:56
"이제는 마음속에만 남은 우리 집 풍경/ 어머님은 하늘나라에 가시고/ '나 어느 곳에 있든지 늘 맘이 편하다'/ 어머님이 즐겨 부르던 찬송 소리만/ 내 마음속에 들려옵니다"

본보 기독신춘문예 심사위원인 박이도 시인(경희대 명예교수)이 지난 17일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 '나의 인생 나의 문학'을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별마당도서관 명사초청특강으로 기획된 이날 강의에서 박이도 시인은 평안북도에서 태어나 월남한 이후 현대사를 겪어 온 한 개인으로서의 생애를 나누고 시대의 흔적이 담긴 자신의 시를 청중들과 읽었다.

"너무 오래 살아서 미안합니다!"라는 농담으로 강의를 시작한 박 시인은 "자연인으로서 박이도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 생각할 때, 해방 직전에 태어나 미수(米壽)에 이르는 지금까지 살며 죽을 고비를 무수히 넘긴 것은 우리 시대의 일부로서 아슬아슬한 삶을 살았던 것"이라며 "나의 삶은 사적인 이야기지만 현대 인간사의 기록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박 시인은 현대사의 굴곡을 살아낸 삶의 여러 순간에 '신 앞에 선 단독자'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을 담아낸 시 몇 편을 청중들과 나눴다.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박 시인은 "이 세상의 물정으로 평한다면 그 어려운 시절에도 직장을 얻었던 나는 어떤 의미에서 축복받은 사람이지만 한편으로 늘 자문하는 것은, 너처럼 무사안일한 자가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정직하게 바라보자면 나는 너무 게으른 자다. 무슨 일을 하고자 하면 모든 것을 제쳐놓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열중이 없는 자였다. 그런 점에서 항상 자책하며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참회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남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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