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 대물림, 비기독교인 청소년 전도 매우 어려워

신앙도 대물림, 비기독교인 청소년 전도 매우 어려워

한국교회탐구센터·21세기교회연구소, 기독 청소년들의 신앙과 교회 인식 조사 세미나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12월 09일(월) 11:27
최근 진행된 '기독 청소년들의 신앙과 교회 인식 조사' 결과, 현재 기독 청소년들은 초등학교 이전에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이 70%에 이르고, 교회의 출석 계기도 69.2%가 부모를 따라왔다는 응답이 있어 목회 현장에서 비기독교인 중고등학생에 대한 전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이 수치로도 드러났다.

한국교회탐구센터와 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는 지난 6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다음 세대의 눈으로 본 교회'를 주제로 '기독 청소년들의 신앙과 교회 인식 조사 세미나'를 개최해 차세대의 신앙생활과 그들의 의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고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회의 출석 계기도 부모를 따라왔다는 응답이 가장 많고, 현재 교회를 다니는 이유에 대해서도 예배나 설교가 아닌 '가족을 따라 다닌다(39.4%)'는 응답이 가장 많아 한국의 기독교가 가족 종교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조 발제를 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기독교가 끼리끼리의 종교로 전락할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들은 학생예배에 대한 만족도가 51.2%로 높지 않고, 오히려 어른 예배에 참석하는 경우의 만족도가 더 높게 나와 현재 학생 예배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향후 성인이 되기 전까지 어른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응답이 71%, 예배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이 60.2%)

또한, 공과공부에는 출석 청소년들의 70%만 참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만족한다는 응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학생 예배를 드리는 청소년들 중 3분의 1 정도만 공과공부를 의미 있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청소년들은 신앙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이 생길 시기인 중학교 때 교회를 떠나는 경우(50%)가 가장 많았으며, 교회를 떠난 이유도 '꼭 교회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3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아 이 시기 신앙정립이 잘 될 수 있도록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절반은 여전히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으며, 4명 중 3명은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있다는 응답을, 10명 중 6명은 교회에 다시 출석하고 싶다는 의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나안 청소년들의 경우 역시 부모의 신앙 여부가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는데 부모가 모두 비기독교인이거나 모두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조사결과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응답이 '구원과 영생을 위해(26.7%)'였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습관적으로(20.8%)', '부모님이 원하므로(19.2%)'로 나와 분명한 목적이 없이 교회에 나오는 비율이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앙생활에 영향을 준 사람으로는 가장 많은 응답이 어머니(32.4%), 목회자(16.0%), 아버지(15.0%), 교회 친구/선후배(10.2%)의 순으로 나타났다.

친구들에게 스스로 크리스찬이라고 밝히는 것에 대해서는 76.2%가 당당하다는 응답을 했으며, 이중 48.2%는 '매우 당당하다'는 응답을 해 한때 어른들이 우려했던 '샤이 기독교인(부끄러워 기독교인임을 나타내지 않는 것)'의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는 가정 경제가 가족의 신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경제 수준이 높을 수록 아버지가 기독교인인 비율과 부모 모두 기독교인인 비율이 많아지며, 경제적 문제로 일을 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부모가 교회에 나오지 않으면 자녀들도 신앙의 중요도에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나 가정 경제가 가족의 신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기독교인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회 출석자 500명과 교회 비출석자(가나안 교인) 200명을 표본 추출했고, 여론조사 기관인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7~22일까지 15일에 걸쳐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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