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 3년간 기부금 사용처 공개

정의기억연대, 3년간 기부금 사용처 공개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20년 05월 14일(목) 09:01
정의기억연대가 제시한 이용수 할머니에게 전달한 후원금 영수증의 일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사용 불투명을 지적하고 수요집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후원금을 피해자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점과 윤미향 전 대표가 2015년 12.28 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수요집회 폐지를 주장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에 대해 정의기억연대(이사장:이나영)는 8일 입장문을 통해 후원금 사용처에 대해 설명했다. 정의연은 "피해자 지원쉼터를 비롯해 전국에 거주하는 피해자 할머니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1992년 '정신대할머니 생활기금모금 국민운동본부'를 설립하고 모금활동을 전개해 피해자 62명에게 250만원 씩 지급하고, 1995년 일본정부가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해 문제를 봉합하려고 했을 때 전국민기금모금운동을 진행해 피해자 156명에게 각각 4412만 5000원을 전달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2015년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일본정부 위로금 수령을 끝까지 반대하며 싸운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8명에게 100만 시민모금을 진행해 개인 당 1억원을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이외에도 국제사회에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활동 지원비, 소송지원활동, 역사왜곡 바로잡기 위한 대응, 평화비 건립, 장학사업 등에 후원금을 사용해왔다며 모금 사용 내역은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공시절차를 통해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정의연 활동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안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단체는 아님을 밝히고, 전시 성폭력 재발방지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여성인권운동단체임을 분명히 했다. 피해자지원사업비와 관련해 2016년 재단 출범 당시 8억6600만원의 후원금 중 4억원을 기본재산으로 적립했으며, 2019년 말 기준 총 자산은 22억9400여 만원임을 밝혔다. 이중 기본재산은 4억원, 일반사업비는 3억9000여 만원, 목적기금사업비가 14억6800여 만원임을 명시했다. 목적기금사업비 중 퇴직기금, 연구사업기금, 일반고유목적기금을 제외한 모든 기금은 해당 목적사업으로 사용처를 지정해 기부된 후원금으로 조성됐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피해자와 함께 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최소의 변호조차 하지 못한 채 침묵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침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가 의정 활동 계획에 대해 지지해줬다며 지금은 다른 입장을 취한 것에 대해 "온 몸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며 심정을 밝혔다. 그러나 "힘을 내 21대 국회에서 죽은 자들의 몫까지 함께 해내는 운동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경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