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은 존재한다

차별은 존재한다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0년 06월 15일(월) 00:58
최근 인종 차별을 의미하는 '레이시즘(racism)' 앞에 '구조적' 또는 '제도적'을 의미한 '시스템(system)'을 붙여 하나의 단어처럼 부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말은 '사람이 눈에 보이는 차별을 하지 않아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는 구조에 따른 차별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서구 많은 나라들이 법과 규범으로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범죄시 하지만, 여전히 삶 속에선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오랜 시간 생활과 문화 속에 스며든 차별이 그 구조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여러 미국 목회자들은 '먼저 교회가, 특히 백인 중심 부유한 지역 교회들이 이 땅에 존재하는 차별을 인정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차별을 인정해야, 회개, 만남, 화해, 개선 등 다음 행보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느끼지 못하는 것에 진심으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렇다 보니 이해를 위한 만남과 대화를 강조하는 사역자도 있다. 교회가 일방적인 구제와 지원에 나서지 말고, 먼저 약자들의 필요에 귀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은 선입견까지 바꾸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교회, 학교, 가정의 끊임 없는 노력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차별에 분노를 느끼는 사람'과 '차별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사이에서 교회가 가지는 입장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의 교회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종 문제에 직면했고, 신학적 입장을 정리해 왔다. 미국장로교회가 1999년 작성한 인종차별 관련 지침은 '하나님이 다양성(diversity)과 정의(justice)를 사랑하신다'고 강조하는데, 하나님이 창조하신 다양함을 인간이 차별해선 안 되며 그런 일이 일어날 때 의로운 선택을 해야 함을 명문화한 것이다.

폭력과 약탈은 옳지 않지만 상당수의 미국과 유럽인들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분노하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사람들은 구조화된 차별에 분노하고 있다.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더 구체적으로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 안의 차별을 교회가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영국의 경우 2차 대전 후 이민자들을 본격적으로 수용하면서 종교간 대화로 차별을 극복하려 했지만, 일부 과격한 종교 지도자들의 등장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유럽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현지 교회들이 사회 속 차별 해소를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의 다양함을 지키는 일을 '차별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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