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충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충돌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0년 09월 28일(월) 16:55
사상 처음으로 전국 38개 교회를 온라인으로 연결한 총회가 끝났다. 집합제한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총회는 전국의 노회들을 인터넷 망으로 연결했고, 이를 모델 삼아 여러 교단이 비슷한 방식의 총회를 열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교회들의 온라인 예배와 산하 부서들의 온라인 모임은 자리를 잡는 모양세다. 지난 여름 다수의 교회가 온라인으로 수련회와 성경학교를 진행했고, 최근엔 구역예배도 줌(Zoom)을 활용하는 분위기다.

'온라인'은 불과 6개월 만에 교회의 주된 사역 방식이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이전의 소통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지금의 비대면 방식은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미래의 모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교회 연합기관들은 대체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온라인 사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첫 온라인 총회에선 '토론과 의결 과정에서 지역 노회들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간이 촉박하기도 했지만, 총회가 준비한 온라인 회의 방식에도 한계는 있었다.

현장 모임에 질서와 절차가 있는 것처럼 온라인 소통에도 나름의 원칙과 특성이 있다. 일단 대부분의 온라인 소통은 각각의 사용자가 서버에 바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서버는 필요에 따라 특정인과 특정인 또는 특정인과 전체 참가자를 연결한다. 오프라인 모임이 정보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전달하며 퍼트리는 피라미드 구조라면, 온라인 모임은 동시에 전원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수평선 구조다. 오프라인 소통은 보다 책임감 있게 정제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지만, 온라인 소통은 보다 빠르게 공감하기 쉬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오프라인 소통의 장점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번 총회는 개인이 아닌 노회 단위 모임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면서 온라인 회의의 장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개인 간 연결'이라는 온라인의 강점을 유지했던 미국장로교회가(PCUSA)는 지난 7월 500명에 가까운 총대를 줌으로 연결해 토론과 투표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다.

온라인 소통이 대세인 만큼 온라인 소통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두 방식의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일부 오프라인의 장점은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기기를 활용하는 것이 온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의 원칙과 특성이 발휘돼야 온라인"이라고 말한다. 오프라인 같은 온라인은 존재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의 장점을 찾는다면 충돌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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