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제도 첫 시행, 병역기피 수단 악용될 우려 커

대체복무제도 첫 시행, 병역기피 수단 악용될 우려 커

국방의무자 허탈감 주지 않도록 기간, 훈련 강도 고려돼야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10월 29일(목) 08:02
종교적 신앙 등을 이유로 병역 의무를 거부했던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를 위한 '합숙 복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 후 별다른 심의 없이 편입된 대체복무요원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짧은 기간 마련된 심사제도를 통한 대체복무제가 추후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대체역 심사기준을 더욱더 구체적이고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군 복무를 앞둔 청년들은 "대체복무 심가 기준인 '종교적 신념'과 '개인적 신념' 등은 너무 추상적"이라며 "달랑 3명의 사전 조사 인원이 신청인의 성장 과정, 학교와 사회생활 등 전반적인 삶 속에서 양심이 표출되고, 또 언행이 양심에 일치하는지 어떻게 판단했고, 앞으로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약 인권보호 차원에서 형평성 논란으로 대체복무제도 기간이 점차 단축되기라도 한다면 오히려 병역 기피를 위한 특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체복무제도의 불신과 우려 속에 지난 10월 26일 제1기 대체복무요원 입교식이 진행됐다. 국내 첫 대체복무제 시행과 관련 병무청(청장:모종화)은 "대전교소도 내 대체복무 교육센터에서 대체역 제도 도입 이래 '대체복무요원' 소집을 시행했다"며 "첫 소집 인원은 63명으로 이들은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로서 전원 법원의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람들이며, 대체역법에 따라 대체역 심사위원회에서 심사 없이 인용 결정하여 대체역에 편입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대전교도소 내 교육센터에서 진행된 이날 입교식 행사 식순에는 국민의례가 빠졌다. 요원들은 종교적 이유로 정장을 갖춰 입었고, '충성' 경례와 '구호' 등도 생략했다. 대체복무자들의 종교적 신념이나 가치에 위배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모종화 병무청장은 "오늘은 대체역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첫 대체복무요원 소집하는 날이자, 과거 종교적 신앙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했던 사람들이 병역제도의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병역을 이행하게 된 매우 뜻 깊은 날"이라며 "소수자의 인권과 병역의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교계의 우려를 낳았다.

병무청은 오는 11월 23일 2차 대체복무요원을 소집할 예정이다. 예상 인원은 40여 명이다. 향후 현역병입영 및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30세 이하(부칙에 따라 30세 이상 가능)는 대체복무 신청을 할 수 있다. 대체복무요원 심사는 총 3명으로 구성된 사전심사위원회의 사전 심사를 거쳐 판사, 검사, 헌법연구관, 변호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 국가인권위원회와 법무부, 국방부, 병무청, 대한변호사협회와 국회 국방위원회 등과 상임위원 등 총 29명으로 구성된 대체역 위원회가 결정한다. 대체복무로 편입한 요원들은 교정시설에서 36개월간 합숙 복무를 하며 급식, 물품, 보건위생, 시설관리 등의 보조 업무를 수행한다. 거짓 진술 등 부정한 방법으로 편입을 했을 경우에는 편입이 취소된다. 현재 대체역으로 편입된 사람은 총 626명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대체복무요원 첫 소집과 관련 총회 군경교정선교부 총무 문장옥 목사는 "본인의 진술만 가지고 신앙 정도를 평가한다면 객관적이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추상적인 진술은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종교적 신념에 대한 평가 등에는 구체적인 교리 등을 묻는 세부적인 조사기준이 강화돼야 한다. 대체복무제도가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형평성있게 시행돼 군 장병들이 피해 의식을 갖지 않도록 기간뿐만 아니라 훈련(업무)의 강도도 고려돼야 한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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