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출산, 생명살리는 대안 될 수 있다"

"비밀출산, 생명살리는 대안 될 수 있다"

기독교 시민단체 '보호출산에 관한 특별법'제정 촉구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0년 12월 09일(수) 14:25
최근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미혼)부모들의 영아 유기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시민단체가 산모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도 아기의 출생 신고가 가능한 '비밀출산제'가 "생명을 구하고 가정보호를 우선으로 지킬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보호출산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와 입양단체 등이 연대한 '지켜진 아동의 가정보호 최우선 조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이종락·이하 가정보호 공대위)는 지난 8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미혼모의 영아유기를 형법으로 단죄할 뿐, 발생된 원인에 대해서 무관심하다"면서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는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적이며 강제적인 출생신고가 수 많은 아이들을 유기와 죽음으로 몰고갔다"고 지적했다.

위원장 이종락 목사는 "곤경에 처한 임산부의 개인정보를 익명으로 국가가 관리하고 태아의 건강과 생명을 공적 의료체계 안에서 지켜줘야 한다"면서 "출산 후 산모의 사회 복귀와 아이의 새로운 안착을 공적 체계 안에서 안전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호출산제(비밀출산제)는 출생신고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부모에게 익명 출산을 허용하는 제도로 생모의 신원이 적힌 출생증서는 자녀가 16세가 될 때까지 밀봉한 뒤 국가에서 보관한다. 아이가 출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알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신상을 밝히지 못하는 생모의 사생활을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입양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돼 아기의 출생신고는 반드시 친부모가 해야 하며 그럴 경우에만 입양도 가능하다. 그러나 입양특례법이 요구하는 절차에 부담을 느낀 미혼모들이 아이를 유기하는 사건이 급증하면서 비밀출산제 도입안이 대두됐다. 실제로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영아유기는 1272건이 발생했으며 출생아 1만명 당 유기되는 영아 수는 2012년 4.8명에서 2018년 9.8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2011년 2464건이었던 입양은 2012년 1880건에서 2018년 681건으로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바른인권여성연합(상임대표 : 이봉화, 이기복)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여성 1214명을 대상으로 '출산 양육이 어려운 임산부를 위하여 비밀출산제를 도입하여 정부가 출산, 양육과 입양을 돕는 법을 제정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82.1%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비밀출산제'에 대한 시민들은 아이를 직접 양육할 수 없는 처지의 생모에게 본인과 아이 모두 안정한 차선의 선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여성의 자기결정권' 의 일환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이명진 소장은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친부모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아기를 유기하고 입양도 되지 못하게 한다"면서 "살려야 할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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