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젊어지고 있다

리더가 젊어지고 있다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01월 01일(금) 00:22
코로나19와 함께 2021년이 시작됐다. 지난 한 해 많은 것이 달라졌고, 그 변화는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감염병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수는 현저히 줄어든 느낌이다.

지난해 일어난 변화 중 '온라인 소통'의 증가는 주목할 만하다. 어느덧 교회에서도 온라인은 중요한 사역 방식이 됐다. 소통은 코로나 이전에도 중요한 덕목이었지만, 온라인이 활성화 되면서 더욱 진가를 인정받는 모양세다.

흔히 사용하는 카카오톡 단톡방만 봐도 온라인 소통은 장점이 많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고, 투표기능을 이용하면 많은 사람의 입장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

이런 소통 방식의 변화 속에 요청되는 리더십도 달라지고 있다. 소통이 불편하고 적절한 네트워크가 없던 때엔 경험 많고 능력이 뛰어난 한 사람이 필요했지만, 소통이 쉬워지면서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로 각광받고 있다. 사회 경험이 없는 20대라도 네트워크 활용에 익숙하면 순식간에 많은 의견을 수렴해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경험과 지혜보다 순발력과 유동성이 더 중요해 지면서, 디지털 소통에 익숙한 젊은이를 리더로 세우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지난 11월 열린 한 비지니스선교(BAM) 포럼에선 "요즘 번화가에 새로 문을 여는 사업장은 대부분 20대가 사장을 맡고 있으며, 우리 회사 역시 가능한 빨리 믿을 만한 20대 경영인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충격을 전했다.

교회에서 젊은이가 어른보다 앞서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사회에선 이미 위치 이동이 상당부분 진행됐다. 아직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터에서 젊은이들이 행복을 누리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면, 시대의 트렌드를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한국교회는 규모와 활동 면에선 상당히 앞서 있지만 청년 참여면에선 반대다. 미국장로교회(PCUSA)의 경우 총회 총대수 만큼의 자문단을 두고 의결에 앞서 이들의 입장을 먼저 확인하는데, 자문단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청년들에게 할당하고 있다. 최근 교단 추천을 받아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청년 프로그램을 참가한 한 사역자는 "아시아 교회들이 미래를 위해 많은 청년을 준비시키고 있었고, 이들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10년 전 말레이시아에서 CCA 제13차 총회를 취재했던 기자도 청년이 의장을 맡아 회무를 진행하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었다. 10년의 시간이 흘렀고, 소통 방식이 달라졌고, 기업은 생존을 위해 구조를 바꾸고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청년에게 자리를 내어줄 마음이 없어 보인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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