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교육, 여전도회 발전 이끈 이연옥 명예회장

여성교육, 여전도회 발전 이끈 이연옥 명예회장

향년 99세로 지난 3일 별세
여성안수 법제화에 결정적 기여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3년 11월 13일(월) 08:14
지난 7일 영암교회에서 천국환송예식이 열렸다.
여성 교육과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발전에 평생을 헌신한 이연옥 명예회장(영암교회 명예장로)가 지난 3일 별세했다. 지난 7일 영암교회에서 열린 천국환송예식에서 유족과 성도, 여전도회원들은 교회와 여전도회, 기독교 교육에 바친 그녀의 삶을 추모했다.

옥은 이연옥(1924-2023) 명예회장은 1969년 기독교학교인 정신여고 교장을 시작으로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 장신대 이사, 서울여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녀는 전 생애를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여성 교육에 헌신했다.

이연옥 명예회장은 1975~1979, 1981~1985년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28-29, 31-32대 회장을 역임하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의 발전을 견인했다. 특히 여전도회관 건축위원장, 계속교육원 원장으로 섬기며 여성들의 평생교육과 지도력 개발을 이끌었다.

2008년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창립 80주년 선교바자회에 참석한 이연옥 명예회장.
특히 이 명예회장은 1994년 여성안수 제도를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교회 내 여성 지도력의 건강한 양성을 위해선 여성안수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교단 안팎의 수많은 이견에 맞섰다.

1996년 제1호 여성장로가 배출됐지만, 이연옥 명예회장은 장로로 장립받지 못했다. 1995년 이미 장립 받을 연령이 지났기 때문이다. 신학을 전공하고 평생을 교육자로 살며 후학을 양성해온 공로로 이연옥 명예회장은 2009년 영암교회에서 명예장로로 추대받았다.

1984년 제196차 미연합장로교회 총회 축하사절로 이연옥 명예회장이 참여했다. 당시 총회에서 여성 총회장으로 당선된 하릿트 넬슨 여 장로에게 이연옥 회장이 포옹하며 축하하고 있다.
이연옥 명예회장의 삶은 교계 안팎으로 인정받았다. 1996년 미국 장로교교회 여성 지도자상, 1998년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1회 김마리아상, 2003년 국민훈장 동백장, 2006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1회 한국교회여성상 지도자상, 2008년 뉴욕신대 제1회 김마리아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7일 영암교회에서 '고 이연옥 명예장로 천국환송예식'이 열렸다. 이연옥 명예회장의 제자, 후배, 유가족들은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즐거운 일 아닌가"라며 그녀가 평소 즐겨 불렀던 찬송가 430장을 부르며 추모했다.

천국환송예식에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라' 제하의 말씀을 전했다.
천국환송예식에서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라' 제하의 말씀을 전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는 "한국교회의 여성 지도자를 보내드렸지만 이연옥 명예장로의 정신을 이어받은 여전도회가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있다"며 "여전도회가 세계 제일가는 여전도회로서 빛을 발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정신여고 전 동문회장 이송죽 사모는 조사를 통해 "선생님은 열정으로 제자를 끌어안으시고 가르침을 넘어 강인한 인격과 신앙을 심어주시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듬어주셨다"며 "선생님은 늘 진수성찬을 차리고 제자들에게 직접 담근 김치를 내어주셨고 해마다 성경책을 사주시며 한 사람씩 축복기도를 간절하게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연옥 명예회장의 자서전과 설교집.
이연옥 명예회장의 자서전 '향유 가득한 옥합을 집필한 임희국 교수(장신대)는 이 명예회장이 '반걸음 리더십'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앞장서 호통도 치시고 옆에서 부축하시면서 한걸음이 아니라 반걸음만 앞장서서 동행하는 리더십이었다"고 회고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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