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 회복...'작은 교회' 주목을

공동체성 회복...'작은 교회' 주목을

[ 기획 ] 특별기획/ 예비 '가나안 성도'를 막아라<3>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12월 15일(화) 15:02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 현상이 1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날로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교회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교계도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학계와 교회사회운동 그룹을 중심으로 현상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교회들이 '가나안 성도'에 대해 '교회를 떠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단순한 도식으로 섣불리 '컴백'을 요구하는 식의 대응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가나안 성도'는 목회자, 기존 교인 등에 대한 불만을 품고 교회를 떠난 이들이 많고, 성향상으로는 탈제도적 종교성을 추구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권위적인 모습으로 강요하거나 정죄하는 방식으로는 이들의 떠난 마음을 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가나안 성도' 현상을 연구한 전문가들의 충고다.
 
최근 '소속 없는 신앙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교계에 '가나안 성도' 현상에 대한 담론을 지핀 정재형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에 따르면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다닌 기간은 5년 미만이 9%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대부분의 성도들은 오랜 기간 교회를 다니며 경험했다는 점에서 우발적이거나 돌출적인 행동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한국교회 내에 적체된 문제점들이 내부자들에 의해 드러난 현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가나안 성도 교회밖 신앙'의 저자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 같은 전문가는 가나안 성도들이 떠날 수밖에 없는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는 교회에 다시 들어올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당분간은 떠난 이들을 위한 사역을 통해 이들이 신앙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낫다는 자조 섞인 현실론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많은 목회자들은 한국교회가 하루 속히 '예비 가나안 성도'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가나안 성도 현상은 새로운 형태의 신앙을 찾는다는 측면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개인의 일탈에 그치거나 아예 신앙에서 떠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재형 교수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가나안 성도 중 교회 출석에 관해서는 '언젠가 다시 나가고 싶다(53.3%)', '가능한 한 빨리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다(13.8%)', '안 나가고 싶지만 불편하다(12%)'로 '나가고 싶지 않다(21%)'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나안 성도들도 교회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현재까지 가나안 성도 현상에 대한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작은 교회'다. 작은 교회는 공동체성을 추구할 수 있고, 구성원들의 의견이 교회 전반에 잘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교회의 경우는 '교회 안의 작은 교회'를 이룬다는 정신으로 소그룹 활동을 교회 조직의 재구조화에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서의 핵심은 '공동체성의 회복'과 '기존 제도화의 탈피'다.
 
문화적 구조적 문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양 대표의 경우는 어른들까지 유아적 율동을 하게 하는 정서 퇴행적 문화나 대학교 이후에도 특별할 것 없이 거의 똑같은 과정만 반복되는 양육구조, '사영리'에 머무른 구원론 등을 지적하며, 이른바 '(영적) 성인용 기독교'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청어람아카데미의 '세속 성자 모임', '벙커원교회' 등 실험적 교회와 공동체가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나안 성도들을 대상으로 다시 교회에 나간다면 가고 싶은 교회를 묻는 질문에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 △공동체성이 있는 교회 △건강한 교회 △부담 없는 교회 △편안한 교회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현대인들이 갈급해 하는 것이 무엇이고 교회가 지향해야 할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예비 가나안 교인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한 TIP

①구원의 확신을 강요하지 마세요.(강요 받는 신앙에 부담을 느낍니다)
②나와 다른 신앙관을 가진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주세요.
③헌금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마세요.
④설교 중 왜곡된 사회 인식으로 인한 편향된 설교를 지양해주세요.
⑤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소그룹을 활성화시키세요.
⑥교인관리가 아닌 실제적 돌봄과 나눔이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세요.
⑦이미 떠난 '가나안 교인'에게 당장 돌아올 것을 강요하기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기도해주세요.
⑧교회의 모든 행정과 결정을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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