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이면 소통할 수 있습니다"

"죄인이면 소통할 수 있습니다"

[ 기획 ] 기획/대화가대화를만든다/ 에큐메니스트 인명진 목사와 복음주의자 김명혁 목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2월 17일(수) 09:53
 
   
 

본보의 소통 프로젝트 '대화가 대화를 만든다'의 첫번째 순서는 에큐메니스트와 복음주의자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는 한국교회의 양대 산맥이면서도 오랫동안 신학적, 정치적 입장차 때문에 화합하지 못한 것이 사실. 그러나 에큐메니스트 인명진 목사와 복음주의자 김명혁 목사는 지난 3일 만남을 통해 '나는 죄인'이라는 의식을 가지면 소통과 화합을 못할 이유가 없다며 서로의 친분을 과시했다. 실제로 이들은 종교간 대화 모임에 함께 참석하며, 8살 나이차에도 불구, 서로에 대한 존경과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 서로가 서로를 소개해달라.

 인명진 목사(이하 인 목사): 김명혁 목사님은 1991년 호주 캔버라에서 열렸던 WCC 총회에서 처음 뵈었다. 나는 그전에 정말로 개신교 안에서도 '왼쪽'에 있다는 이유로 복음주의, 보수적인 분들 때문에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어 저 분이 왜 여기에 오셨나 의아해 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곳에 가서도 밖으로 빙빙 돌아다니는데 김 목사님이 매일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시는지. 그때부터 김 목사님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설사 우리와 다른 입장의 신학을 가지신 분이라 할 지라도 저렇게 열심히 상대방의 것을 알고 비판하시는 것은 정당하다, 저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보수주의와 보수주의 신학에 대해 얼마나 알아보려 했는가, 그 근처는 가보지도 않고 맹목적으로 비판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김 목사님이 당시 WCC를 비판하셨는데 알고 비판하시는 것 자체가 굉장히 훌륭한 태도다. 그때는 인사도 안나눴던 것 같은데 그 뒤로 존경하기로 마음 먹었다. 복음주의권에서 가장 먼저 존경하기 시작한 분이 김 목사님이다.

 김명혁 목사(이하 김 목사): 과찬을 해주셨다. 나는 본래 반공, 반북, 반일, 반중국, 반 모슬렘, 반자유주의, 반WCC, 반순복음이었다. WCC 총회에 참석한 것도 알고 비판하자는 생각에서였다. 나는 한 시간도 빠지지 않고 경청했다. 비판을 위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나는 강원용 목사님도 많이 비판했다. 그런데 강 목사님은 아카데미하우스에 매번 나를 초청하더라. 그래서 초대 받을 때마다 비판했다. 그러자 강 목사님이 비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더라. 그런데 그렇게 비판하던 제가 제대로 알면서 변하게 되었다. 반북이 친북이 되고 반일이 친일로, 반모슬렘이 친모슬렘으로, 반WCC가 친WCC로. 상대편에서는 좋아하는데 또 한쪽에서는 변절자라 비판하더라. 인명진 목사님은 불교 천도교 원불교 가톨릭 등 종교 모임에서 많이 뵀다. 인 목사님을 보니 열린 자세로 대화를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목회를 하면서 내가 비판하던 강원용 박종화 목사와 아주 친하게 됐다. 그러다가 통합측에서는 인명진 목사와 친해졌지. 매번 만나서 이야기하면 우리쪽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편해.

 사회: 두분은 정기적으로 타종교 지도자들과 대화 모임을 갖는데 무슨 대화를 나누는가?

 김 목사: 대화에는 5개 종단 10명 정도가 모인다. 그런데 거기에 모이기만 하면 법륜 스님이 "김 목사님 기도해주세요"하고 부탁을 한다. 그러면 저는 "이분들도 죄사함 받고 구원해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지. 그러면 그분들도 "아멘"을 합니다. 법륜 스님은 예수님 얘기해달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우리는 각성한다. 솔직히 나는 불교의 자비가 한국교회 사랑보다 더 순수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국교회의 사랑은 자기 이름, 자기 교회를 드러내는데 이분들의 자비는 이에 비해 순수하고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법륜 스님께 드린 적이 있다.

 인 목사: 나는 그렇게까지는 기도 못한다. 법륜 스님은 갈릴리교회와 강변교회에 여러번 오셨다. 우리 교회 오시면 성탄절에 소개하고 축하 말씀 하실 시간을 드린다. 법륜 스님이 그러시는데 강변교회에 가서 예배 드리면 김 목사님이 "저기 앉은 법륜 스님도 예수 믿고 구원받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이야기 하신다고 말하며 웃으시더라고. 부처님 오신날 사찰 찾아서도 김 목사님은 "하나님 은혜로 구원받기 원한다"고 얘기하신다. 그런데 김 목사님의 이런 말에 모두 다 웃는다. 적의가 없는 걸 알기 때문이지. 저분이 불교를 잘 알고 대화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김 목사: 이렇게 서로들 친하니까 천도교 박남수 교령은 "이러다가 내가 언젠가는 목사가 될 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법륜 스님도 "옛날에 교회 다녔는데 그 목사님이 김 목사님처럼 포용력이 있었으면 제가 목사 될 수도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사회: 이 시대 '소통 부제의 시대'라고 하는데 소통이 왜 그리 중요한 것인가?

 김 목사: 소통에 대해 한 마디 할까한다. 나는 인생이 편지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목회와 선교도 마찬가지고. 한 평생 돌아보면서 절절히 느끼는 것이다. 성경도 우리 죄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한 하나님의 소통 편지라고 생각한다. 절대 전능, 절대 거룩하신 하나님이 멸시 받고 가난한 자들과 소통하시는데 우리가 그렇게 못하면 반성경적인 것이다. 예수님도 간음한 여인과도 소통하셨다. 온갖 죄를 짓는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부드러운 언어로 표현하신 것이 성경이다. 나는 어린아이와도 편지를 많이 주고받는다. 목회 선교 하면서 1만여 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더라.

 인 목사: 소위 보수주의 신학자, 목회자 하면 고집불통인 분들도 많지 않나. 쉽게 정죄하고 신학적인 확신으로 꽉 찬 분들이 많다. 그런데 김 목사님도 신학적, 신앙적으로 굉장히 보수적이시다. 사실 동의가 안되는 부분도 많다. 그런데 같은 기독교인들은 물론, 불교, 천도교, 원불교 지도자 등과도 소통을 하시잖는가. 나는 그 비결이 궁금했는데 얼마 전에서야 알았다. 바로 김 목사님의 신실성이다. 소통이라는 것은 절대로 신학이나 이념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럴 까닭도 없다. 어떻게 신학이 다 같을 수 있나? 또 어떻게 교리가 같을 수 있나? 소통의 공통분모는 '인간'이다. 종교와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소통은 우리의 공통분모가 어디에 있는가를 찾는 것이다. 바로 '인간'이라는 점이다.

 김 목사: 인 목사님께서 소통에 있어 중요한 공통분모로 '인간'이라고 하셨는데 여기에 더 보태고 싶다. '죄인'이다. 내가 죄인임을 절실하게 깨달을 때 우리는 구별이 의미가 없어진다. 내가 죄인중 죄인이니까 다 불쌍하고, 귀하고, 착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중국 연변의 어려운 이들을 도우면서 예수 믿으라고 한 적이 없다. 설교한 일도 없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예수를 믿는다. 우리는 다 같은 하나님의 자녀고 죄인이라는 생각을 품으면 된다. 내가 어렸을 때 고아가 된 것도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이 됐다. 슬픔과 아픔을 겪는 것도 자양분이 된다. (김 목사는 11살 때 가족을 떠나 남한으로 내려왔다. 그의 부친은 북에서 순교했다.)

 인 목사: 결론적으로 소통을 한다고 할 때 '대화해야 한다' 이런 얘기 많이하지 않는가? 이념, 교리, 신학을 가지고 대화를 하면 오히려 갈등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우리가 불교 승려들과 앉아서 교리 갖고 얘기하면 싸움밖에 더하겠나? 김 목사님처럼 모든 인간을 불쌍하게 봐야 한다. 그런 인간 이해가 소통을 만든다.

 사회: 지난 2013년 WCC 부산총회시 복음주의권에서 반대가 심했다. 행사장까지 와서 대규모 반대집회를 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묻고 싶다.

 김 목사: 당시 WCC 총회에 WEA 신학위원장이 왔다. 그분이 데모하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무례를 범하는 것이다. 기독교를 떠나 예의가 없는 행동이다"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인 목사: 우리가 하는 일이 다 옳을 수 없다. 에큐메니칼쪽에서는 저렇게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저 사람들 무식하다"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기만 옳다고 생각해 그 생각을 신앙화 하고 신념화 하면 독선이 되어버린다. 내가 죄인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 생각은 소통의 전제조건이다. 에큐메니칼 진영에서는 (반대집회를 하신 분들을) 세계적인 신학의 흐름도 모르는 이들, 혹은 상대 못할 사람으로 깔보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생각이다. 설사 그분들이 신학적으로 무지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부분까지 받아들여야 소통이 된다.

 사회: 한국교회사 속에서도 이렇게 소통이 안되어 분열된 경험이 많다.

 인 목사: 나는 한국교회사에서 고신측이 갈라진 것에 대해 심정적으로 이해를 한다. 우리는 신사참배 안하고 죽고, 매맞고 옥살이를 했는데, 신사참배한 사람들이 교권을 가지고 떵떵거리는 것을 보면 싸움을 하게 되지. 하나님께서 볼 때 예장측 사람들은 우상숭배한 죄인, 고신은 하나님의 신앙을 위해 매맞고 죽은 사람 아닌가? 하나님은 누구편을 들어야 하나?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하나님은 죄인들을 버리지 않고 죄인들을 크게 사용하셨다. 어떻게 보면 더 크게 사용하셨다. 이게 뭐냐? 감옥에서 그런 생각 되게 많이 했다. 감옥에 있는데 보수주의, 복음주의자들은 여의도에서 전두환 대통령을 위해 축복기도 하고 그랬다. 우리에게는 별의 별 욕을 다했다. 그때 내 마음에서 '나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 그러나 기독교 역사를 보면 하나님은 죄인들과 더 많이 일하시고, 죄인들을 긍휼히 여기셨던 것을 알게 된다. 내가 한 일도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조그만 일을 한 거다. 교만은 더 큰 죄다. 옥살이 이후 나는 반대의 길을 걸은 사람들에 대해 한번도 욕하지 않고 가까이 지냈다.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는 것은 소통의 기본조건인 것 같다. 자기 의를 내세우고 자기 신앙, 자기 신학을 앞세우면 도그마가 된다.

 김 목사: 맞다. 의인이 되면 소통이 불가능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지 않고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예수님도 말씀하셨다. 성경을 보면, 사도바울은 죄인 예찬까지 해요. 죄가 넘치는 곳에 은혜가 넘친다. 내가 죄인 중 괴수다. 소통을 못하는 목회자를 보면 의인 의식이 너무 많아요. 자기 생각, 자기 경험이 너무 강하면 저것들과 말하기 싫게 된다. 우리 한국교회는 의인의식이 너무 강하다. 니느웨 사람, 로마 사람을 비롯한 모든 죄인을 사랑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소통하도록 애를 쓰면 한국교회가 달라질 것이다. 불신자들도 우리를 달리 볼 것이고.

 인 목사: 그런 태도가 되려면 낮아져야 한다. 자기가 죄인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얼마나 자기를 죄인으로 생각할까? 장로교의 교리는 절대 타락, 절대 은총이 기본 아닌가? 하나님의 절대적 은혜다. 그래서 예배의 핵심이 죄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목회할 때 예배 시간에 죄 고백 시간을 10분씩 했다.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가 죄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대개 죄는 윤리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난는 그것은 허물 정도라고 생각한다. 더 큰 죄는 '우상숭배'다. 우상이라는 것은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돈, 권력, 자식을 더 사랑하면 그것이 우상이다.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지 않는 이기주의가 죄이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죄이다. 사람들이 우상숭배하면서도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목회자들은 교인들에게 뭐가 죄인지 깨우치게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교회에서 목사는 이미 하나님이 되어버린다. 장로들도 의인이 되어버리고. 나도 죄인임을 기억하기 위해 성경과 한국교회의 인물들이 자신의 죄 고백 한 것을 성경에 넣고 다닌다.

 사회: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 구성된 연합기관들도 그 구실을 못하고 있다. 연합기관이 '연합'이라는 제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인 목사: NCCK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과거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에 큰 역할을 한 기관이다. 그러나 그것을 계속해서 의(義)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문제다. 자기들도 죄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한기총의 경우 어떻게 세워졌나를 생각해봐야 한다? 한기총은 NCCK를 반대하기 위해 정부에 의해 세워졌다. 원죄를 생각해야 한다. 한교연도 한기총과 같이 못하겠다는 이유로 세워졌는데 지금 각 기관마다 서로 의인 의식이 너무 크다.

 김 목사: 인 목사님 말씀이 타당하다. 연합기관이 순수하고 긍정적인 동기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부정적인 동기에 의해 설립됐다는 것은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다 무너뜨리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현실성이 없다. 당장 하나로 합치기 보다는 교류 협력이 먼저다. 세 단체가 각각 장점도 있다. 당장 때려부수고 누구의 리더십 하에 하나가 되라 하는 메시지는 정치적이 될 수가 있다. 교류 협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먼저 부활절 예배부터 하나가 되면 좋겠는데 이번에 하나가 안되는 것 같아 아쉽다.

 사회: 최근 젊은이들 사이 '헬조선', '수저계급론' 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그 절망의 깊이가 깊다. 교계의 원로로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김 목사: 우리 인간은 다 부족한 존재다. 서로 교제하고, 서로 대화도 하고 만남을 통해 좀더 낳은 내일을 만날 수 있다. 지금 상황이 지옥이더라도 고난과 절망은 어떤 의미로 희망의 기초가 될 수가 있다. 나라나 개인의 불행을 미화하면 안되지만 나도 슬픔과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 일제치하도 6.25도 그렇고 비극이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인 목사: 김 목사님처럼 말씀하시면 요즘 젊은이들 화내요. 이런 상황을 정당화 시키고 조용히하라고 해서는 안되죠. 그런 젊은이들에게 분노하라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요. 현실적으로 어떻게 헤어나올지 지혜롭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흙수저는 운명이 아니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지혜롭게 생각해야 한다. 교육 등 기회의 균등의 문제가 빚은 현실이다. 젊은이들이 냉철하게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데모할 것인가? 데모로 혁명이 안되는 세상이다.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발언할 수 있는 것이 선거다. 청년 투표율은 40%대인데 60~70대는 90%에 육박한다. 합리적이고 사회가 허락하는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지혜로운 자세가 필요하다. 분노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표출하지 말아라. 술먹는다고 해결안된다. 머리 노랗게 하고, 춤추며 잊는다고 해결 안된다. 화가 났다면 지혜롭게 표출하라.

 김 목사: 그래요, 그것도 괜찮겠네.

 사회: 개인구원이 먼저냐 사회구원이 먼저냐는 논쟁은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의 오래된 논쟁이다. 오래된 논쟁을 다시 두 분에게 묻겠다.

 인 목사: 이 문제는 양측의 오래된 논쟁이다. 솔직히 나는 둘다 해보았다. 젊었을 때는 사회구원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개인구원을 아무리 해봐야 사회구원을 한 전례가 있는가? 사회를 성경적으로 고쳐봐야 한다고 사회구원에 애를 썼다. 10여 년 하다가 아무리 사회구조가 바뀌어진다한들 인간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회주의, 공산주의에서 공정한 사회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망했다. 인간이 바뀌어야 한다. 에반젤리즘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낸 결론은 두가지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은 동전의 양면이다. 한쪽만 강조하면 부족하다. 통전적 구원론이 필요하다.

 김: 로잔대회 이전에는 그게 양쪽으로 갈라졌다. 로잔 커뮤니티는 복음전파와 사회봉사를 동시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음전파가 먼저냐 공존과 협력이 먼저냐? 이 또한 소통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관점이 중요한 것 같다. 수가성에 가서 "주 예수를 믿으라"만을 말하면 안된다. 주님은 목이 마른 몸으로 접촉을 먼저하신다. 특히 선교지에 가서는 "예수를 믿으라"고 말하기 이전에 복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모스크바에 가보니 한인선교회에서 길거리 전도 금지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 나는 이것에 매우 공감을 했다. 이들의 정서를 무시하면 반감을 산다. 교제와 협력을 먼저한 후 복음전파를 해야 한다.

 인 목사: 저도 100% 동의한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마찬가지다. 때를 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협력과 공존 자체만으로도 기독교 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목사: 아프가니스탄에 학교를 지어주었는데 완공식에 수백명의 모슬렘들이 모였다. 나는 '예수'란 말은 한 일이 없다. 지도자들이 찾아와서 감사를 표현하고 아이들이 한국말로 노래하는데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할렐루야"라더라.

 사회: 교계의 원로로서 한국교회에 화해와 소통의 메시지를 전해달라.

 김 목사: 일반적으로 세속화와 인간화가 한국교회의 근본적 문제다. 세상 유행을 너무 따른다. 행사와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한다. 이것들은 집어 치워도 좋다. 방지일 목사님은 "우리는 무릎꿇고 성령님의 지배를 받으려고 했는데 지금은 시끄러운 음악 등으로 성령을 지배하려고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회개를 가장 좋아하신다. 내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회개밖에 없다. 김치선, 이성봉 목사님 맨날 울며 회개하시는 것을 보고 자랐다. 하나님이 다윗과 사도바울을 왜 사랑하셨나? 많이 울어서다. 예수님이 왜 막달라 마리아를 제일 사랑하셨나? 울어서다.

 인 목사: 한국교회 문제는 예수가 없는 교회가 됐다는 것이다. 종교기관이지 교회가 아니다. 교회 안에 예수를 찾아볼 수 없다. 교인들이 예수 만나는 경험을 하지 못한다. 돈과 명예라는 우상, 하나님 대신 바알이 설친다. 우리는 돌아서야 한다. 하나님제일주의로 가야 한다. 목사들의 설교가 성경에서 벗어나고 있다. 교인들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한다. 완전히 엔터테인먼트다.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해야 한다. 예배의 내용이 중요하다.

 김 목사: 인 목사님은 질적인 것을 얘기하지만 저는 양적인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일은 온전히 예배를 하며 지내야 한다. 지금 잘못하면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지 못한다.

<김명혁 목사는 8년 전 교회 은퇴 후 매주 50명 이하의 자립대상교회와 선교지를 찾아 설교와 강의를 하고 있다. 인명진 목사도 2013년 말 은퇴했으며, 최근에는 방송활동을 주로 하며, 미얀마에 병원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김 목사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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