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교회, 의술로 베트남에 복음을 전하다

남선교회, 의술로 베트남에 복음을 전하다

[ 기획 ]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 베트남 의료선교 동행취재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9년 05월 27일(월) 07:55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가 베트남 동탑성에서 의료선교를 실시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의 시골마을에서 울려 퍼진 "여호와 라파"
【베트남 동탑성=신동하 기자】 의료환경이 열악해 의료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남선교회 회원들이 찾아내 의술을 통한 복음을 전했다.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의료선교위원회 제43차 해외의료선교가 5월 20~24일 일정으로 베트남 남부의 동탑성 일대에서 실시됐다. 의료선교위원회는 위원장 김영창 장로, 본부장 이태춘 장로, 김성철 장로, 이상기 장로, 라양노 장로, 장도준 장로, 정태철 장로, 배상범 장로 등 8명으로 꾸려졌다.

의료선교위원회는 호찌민 도착 후 버스로 4시간 거리인 동탑성 안푸투안으로 이동해 의료선교에 나섰다. 현지 기독 의료팀과 협력해 주민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안과, 내과, 산부인과, 치과, 종합검진 등의 진료사역을 펼쳤다.

베트남 기독 의료팀이 안푸투안 지역의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다.
모든 일정의 연결과 조율은 사단법인 베트남 뷰티플마인드 지사장인 이지양·한진숙 선교사가 맡았다. 이지양 선교사는 장학 교육사업, 진료와 수술 지원의 의료보건사업, 쌀과 집짓기를 통한 지역환경개발사업 등을 하고 있으며,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와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왔다.

현지 기독 의료팀은 베트남 복음성회 교단에 소속된 의사, 약사, 간호사, 봉사자로 자비량 순회진료를 하고 있다.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는 이들에게 의약품 구입과 숙식에 사용될 비용을 지원했다.

의료선교위원회가 현지인 의료팀과 협력한 이유는 '사역의 현지화'다. 자신의 민족을 자신의 손으로 진료하게 하고, 한국은 돕는 역할을 자처했다.

진료를 받던 중 영접의사를 밝힌 한 주민에게 현지인 목회자가 축복기도를 해주고 있다.
의료선교위원장 김영창 장로는 "한국 의료진은 현지인과의 의사소통 문제로 진료와 약 처방에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베트남 의료팀은 진료하며 정서 교류를 통해 슬며시 복음을 전하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산당 하부조직인 인민위원회로부터 무료 진료에 대한 공지를 받았던 안푸투안 지역의 주민들은 진료소인 안푸투안 교회로 몰려들었다.

평소 교인 140명 정도가 출석하는 안푸투안 교회에 진료를 받으러 1300여 명이 찾아오며 북새통을 이루자 이곳에서 목회하는 레민 찌 목사는 신바람이 났다.

레민 찌 목사는 "안푸투안 마을은 베트남 내전 시절에 공산주의 비정규군이 많았던 곳이다. 당시 극렬 공산주의 사람들이 아직도 마을에 많이 생존해 있어 교회 전도에 어려움이 있다"며 "외지인들의 유입을 꺼리던 마을에서 한국 남선교회의 도움으로 의료선교가 진행되는 것 자체가 놀라운 기적"이라고 전했다.

안과 진료는 주민들에게 성경책을 읽게 해 시력을 측정하는 전도법을 택했다.
인민위원회가 의료행위라 해도 선교를 허락하는 일은 극히 드문 경우다. 그러나 이지양 선교사가 평소 동탑성 외무부와 신뢰관계를 쌓으며 의료선교가 허가됐고, 지역 학교에 장학금도 전달되고 있다.

의료선교를 현지 목회자들은 복음화의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예전에는 교회가 사역을 진행하려면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인민위원회 사무실로 가서 결제를 받아야 했지만, 이제는 인민위원회 직원들이 결제서류를 들고 교회를 찾아올 정도가 됐다.

조용한 시골마을이 의료선교로 활기가 돋았다. 변변한 진료 한번 받지 못했던 주민들은 두 손을 모은 포즈로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의술을 통한 영혼구원이 현장에서 이뤄졌다. 베트남 의료팀이 검진을 하며 자연스레 복음을 건네는 과정에서 누군가 반응을 보여 곧바로 레민 찌 목사와의 상담을 연결했다.

남편의 잦은 외도와 고단한 일상에 의해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짠 씨(42세)였다. 그녀는 몸 구석구석이 아파도 누구 하나 자신에게 신경 쓰지 않던 상황에서 의료팀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큰 위로를 받았다고 밝혔다. 짠 씨는 사영리를 듣고 영접기도와 축복기도를 받으며 결신했다.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들은 주님을 영접하는 현장에서 함께 축복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의료선교위원들은 "주님께서 하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안과 진료 현장에서는 독특한 전도법이 시행됐다. 안과 전문의는 노안 환자에게 시력 측정을 하며 성경을 읽게 했다.

인민위원회 직원 3명이 옆에 있었지만 거리낌없이 복음이 전해졌다. 돋보기 안경 도수를 환자 눈 상태에 따라 맞추려면 무언가를 읽어봐야 하는데, 이때 별도 제작한 복음서를 가져와 읽게 만들었다.

노안 환자들이 돋보기 안경을 쓰고 성경을 소리내 읽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안경을 받아간 주민 264명은 생애 처음으로 성경을 읽었다.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는 의료선교 외에 극빈가정 쌀 전달을 비롯해 대학생과 중학생들을 만나 인재 양성 차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사진은 함께 예배를 드린 의료선교위원회와 기독대학생들.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는 진료받는 환자 옆으로 가서 계속 기도하며 결신을 간구했다. 또한 진료 환자들을 안내하고 간식을 나눠주며 협력했다.

베트남 의료팀장으로 의사인 트랜 푸옥 씨(26세)는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계속 표했다.

트랜 푸옥 씨는 "베트남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데는 한계점이 있고 제약이 많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 길을 함께 가신다고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는데,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가 든든한 동역자가 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의료선교 혜택을 받은 주민들은 치과 450명, 안경 264명, 산부인과 106명, 종합검진 460명 등 총 1280명으로 집계됐다.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는 진료를 받으러 온 극빈 가정에 쌀을 선물하기도 했다. 인민위원회가 미리 선발한 30가정에 10kg 쌀 한포씩이 전해졌다.

또한 이지양 선교사의 주요사역인 다음세대 양성에 동참하는 의미로 기독 대학생들과 안푸투안 중학교 학생들을 만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현지인 목사를 동행시켜 주도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게 했다.

이지양 선교사는 사역이 연결되면 본인은 뒤로 빠지고 현지인 목회자를 전면에 세우면서 그들이 지역사회에서, 그리고 공산당 인민위원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료선교위원회 본부장 이태춘 장로는 "선교사가 현지인 목회자를 세워주며 그의 복음활동을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자 선교' 전략이 놀랍고, 사회주의국가에서 주효해 보인다"고 격려했다.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회는 4일간에 걸쳐 의료선교와 교육선교, 외부무와 인민위원회 관계자들과의 만남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위원들이 방문한 주간에 동탑성이 100년만의 기록적인 더위를 기록해 매일 온몸을 땀으로 적셨지만, 성령의 단비를 촉촉히 맞은 것으로 생각했다.

신동하 기자



#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장 김영창 장로 인터뷰

남선교회 의료선교위원장 김영창 장로.
"치료의 하나님께서 몸도 마음도 반드시 고쳐주십니다. 여호와 라파!"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의료선교위원장 김영창 장로(새중앙교회)는 베트남 의료진료 현장 곳곳을 누비며, "하나님께서 함께 하십니다"를 외쳤다.

결혼 후 부인의 전도로 '부르심'을 받은 그는 산업역군으로 외국에서 근로하며 외로움과 고된 노무를 신앙으로 단련하고, 식사를 못할 정도의 지병을 성령체험으로 깨끗이 씻음 받은 간증이 있다.

인생의 광야훈련을 통과한 그는 자신이 받은 은총을 해외선교로 갚아나가고 있다. 김 장로는 "의료선교에서 얻어지는 감흥은 나에게 영적 재무장이 된다"고 밝혔다.

김 장로는 의료선교위원회의 역할을 "후방 지원"이라고 표현했다. 의료선교가 실시되는 현장 선교사에게 힘을 실어주어 그가 운신의 폭이 넓어지도록 돕는 것이다.

이번 의료선교에서 김 장로는 동탑성의 외무부 부주석을 만나 깜짝 선물을 전했다. 동탑성에서 외국인의 사업 재가권을 가진 이에게 베트남어 성경책을 건넸다. 사회주의체제 고위공무원에게 성경책 선물은 의외였다.

김 장로는 외무부 응우웬 응아 부주석에게 "국가의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식보다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책은 부주석에게 지혜를 안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아 부주석은 크게 웃더니 "마음 깊은 배려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둘은 지난 몇 년간 김 장로의 헌신된 의료선교와 화끈한 친화력으로 교분이 두텁다. 응아 부주석이 의료선교를 계속해서 재가해온 데는 관계성이 한몫하고 있다.

김영창 장로는 의료선교위원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선교를 기도와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고, 사역의 존폐 여부를 관장하는 실무자들과의 관계성을 돈독히 해 선교사와 목회자들이 원만하게 사역을 추진해가는 동력을 주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기독교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동하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