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훈련과 위로하심, 선교의 시작

하나님의 훈련과 위로하심, 선교의 시작

[ 땅끝편지 ] 우간다 편 <5>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8월 27일(화) 00:00
첫 선교지는 외국인이 대낮에 걸어서 다니면 자주 강도를 만날 만큼 위험했다. 가끔 한인들이 밤에 돌아다니다가 죽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날 대사관 관저에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다. 함께 초대받은 연로하신 교인 부부를 차에 태우고 함께 갔다가 밤이 늦어서야 나왔다. 그분들의 집 앞에 다시 내려다주고 차에 타려는 순간,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돌아다보니 강도들이 차 뒤로 바짝 붙어 있었다. 그 순간 마치 큰 우레와도 같고, 호통 치는 듯한 엄청난 소리가 필자의 입 밖으로 나왔다. 그들이 갑자기 도망 가버렸다. 그 순간 "한국에서 기도해주시는 후원교회 성도님들의 기도가 나를 지켜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밤, 심방을 마치고 가로등 하나 없는 좁은 도로로 차를 몰고 가는데, 군인 차량이 행렬을 이루며 다가왔다. 재빨리 길 밖으로 차를 정차시켰다. 한참 기다렸다가 다 지나갔다고 생각하고서 다시 도로로 나왔다. 그런데 저 멀리 미처 따라 오지 못했던 군인 터럭 한 대가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필자의 차 옆문을 엄청난 속력으로 박아버렸다. 그 후, 거의 한 달 동안 운전대만 잡으면 손이 떨렸다. 아마 함께 탔던 아내와 아들도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렸을 것이다.

경찰마저 자주 강도로 돌변해서 여러 번 돈을 갈취당했다. 강도 만난 후의 트라우마와 같은 증세가 나타났다. 매일같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환경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다보니 아내의 몸에 혹이 100개나 생겼다. 허리 디스크 증상도 나타났다. 결국 그 혹 중에 하나가 종양으로 변했다. 수술을 받았지만 바로 한인교회를 섬기느라 무리하다가 '산후풍' 증세가 생겼다. 그래서 아내는 지금도 여전히 이 아프리카에서 온 몸이 시리고 추위를 타서 두꺼운 이불을 덮어야 잘 수 있다. 필자도 너무나 지치다 못해 완전히 탈진했다. 토사광란까지 시작되었다. 그 때, 주님은 기도 중에 "민수기 10장"이라고 외치시면서, 민수기 10장을 읽도록 하셨다. 그 내용이 이러했다. 이제 구름기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행군 나팔이 울려 퍼졌고, 유다지파부터 일어나 행군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단어 대신 '하나님의 군대'라는 단어가 계속 반복되었다. 성령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 했다. "너는 하나님의 군사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약한 마음을 먹고 주저 않아 있느냐? 용사답게 마음을 강하게 하라! 일어나라! 나와 함께 다시 일어나자! 나와 함께 다시 행군하자!" 엄청난 위로가 임했다. 새 힘을 얻고서 기적같이 그 병에서 나음을 받았다.

하루는 현지인 교회를 빨리 개척하지 않는다고 선배님들의 질책을 들었다. 무릎을 꿇고 부르짖으며 주님을 간절히 찾았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내 종아, 네가 순종해서 이곳에 온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기쁘다. 쉬어가면서 해라!" 주님의 깊은 위로와 배려를 느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깊은 은혜, 그 친밀한 사랑이 오늘도 이 선교지에서 누리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그 위로가 넘쳐흘러서 구걸하는 장애인들과 고아들을 위로하게 하셨다. 그렇게 장애인 60가정을 섬기게 하셨고, 가난한 목회자 자녀들과 고아들을 위해 일대일 아동 결연사역도 하게 하셨다. 필자의 가족은 주님의 훈련 가운데 견디며, 주님만 전폭적으로 의지할 뿐이었다. 그런데 주님께서 일하기 시작하셨다. 선교는 주님이 하신다. 주님의 선교이다. 우리는 주님의 놀라운 역사를 보며, 예배하고 감사할 뿐이다.

박석출 목사/총회 파송 우간다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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