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사명과 자세(행 20:17~35)

지도자의 사명과 자세(행 20:17~35)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14

이승호 교수
2022년 12월 01일(목) 07:01
지도자의 사명과 자세(행 20:17~35)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 중 밀레도에 도착한 후 사람들을 에베소로 보내어 교회 장로들을 부른다(17절). 그가 에베소에 직접 들르지 않은 이유는 오순절 안에 예루살렘에 도착하려고 여정을 서둘렀기 때문이다(20:16). "장로"는 오늘날의 장로가 아니라(28절의 "감독자" 참조) 에베소 교회의 지도자들을 가리킨다(14:23 참조). 에베소는 바울이 가장 오랫동안 선교 활동을 한 도시(약 3년)로서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은 바울과 그의 사역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을 것이다. 에베소 장로들에 대한 바울의 고별설교는 당대의 교회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의 교회 지도자들에게 호소하는 사도행전의 유일한 설교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바울의 설교는 시점과 내용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 에베소에서의 선교 사역 회고(18~21절)

바울은 에베소에서의 선교 활동을 겸손, 눈물, 유대인의 음모와 방해, 신실한 설교와 가르침으로 요약한다(18~20절). 바울은 에베소 사역의 초기부터 유대인의 음모와 방해를 받았지만, 겸손과 눈물(인내)로 주님과 교회를 섬겼다. 그가 한 사역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것이었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차별 없이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증언하는 것이었다. 유대인에게는 그리스도(메시아)로서의 예수에 대한 믿음이 설교의 핵심이었다면(13:16~41; 17:2~3), 이방인에게는 거짓 우상으로부터 참된 하나님께로 돌아옴(회개)에 강조점이 주어졌다(14:15~18; 17:22~31). 이러한 바울의 사역은 하나의 모범이 되며 에베소의 장로들은 바울의 목회 사역을 계승해야 한다.

2. 예루살렘 방문에 대한 바울의 각오(22~27절)

바울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해 보고한다. 그는 이제 투옥과 환난이 기다리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중이다(22절). "성령에 매여"라는 표현은 예루살렘 방문이 필연적인 일임을 암시한다(23절). 그는 언제나 자기의 뜻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함 속에서 사역을 감당한다. 따라서 그의 앞길에 결박과 환난이 기다리고 있음을 예상하지만, 자신이 받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자기 생명도 아깝지 않게 여긴다(24절; 참조 21:13; 빌 1:20~21; 딤후 4:7). 그 사명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이러한 투철한 사명감으로 그는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했고(25절) 그 결과 에베소 교회가 생겨났다. 이제 남은 것은 교회 지도자들의 몫이다. 교인 중 누가 실족하더라도 그것은 바울의 책임이 아니다(26절; 겔 3:18~21 참조). 바울은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자신의 임무를 다했기 때문이다(27절). 바로 이것이 생명과 죽음이 걸려 있는 중요한 사역을 교회의 지도자들이 계속 감당해 줄 것을 호소하는 바울의 방식이었다.

3. 교회의 미래에 대한 경고와 훈계(28~35절)

바울은 이어서 교회의 미래에 대해 경고한다. 그가 떠난 후 교회 안팎에서 거짓 교사들이 나타나 교인들을 교란시킬 것이다(29~30절). 그러므로 교회의 지도자로서 장로들의 역할과 책임은 보다 더 크고 막중하다. 성령께서 그들을 감독자(에피스코포스: "위에서 내려다보는 자")로 삼으셨으므로 그들은 먼저 자신을 잘 살피고 양 떼를 보살펴야 한다(28절). 자신의 영성과 경건을 소홀히 하면서 양들을 제대로 돌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보살피다"(포이마이네인)라는 말은 본래 양을 치는 것을 의미하는데 장로들은 목자가 양을 돌보듯이 교회를 보살펴야만 한다(벧 5:2 참조). 지도자들이 자신과 양 떼를 거짓 교사들의 위험에서 건질 수 있는 길은 바울에게서 배운 가르침과 훈계를 기억하여 지키는 것이다(31절). 그것은 첫째로 하나님 말씀 위에 서라(말씀이 주체가 된다는 점에 주목), 둘째로 물질을 탐하지 말라(자신의 모범 제시; 벧전 5:2b~3 참조), 셋째로 약한 자를 도우라는 것이다(자신의 모범 제시와 주님의 말씀 인용). 결국, 이단을 물리치는 가장 적절한 해결책은 말씀(복음)의 본질에 충실하고 신앙의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이승호 교수 /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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