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는 사죄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는 사죄되지 않는다"

일본인 요시다 코죠 목사, 일제 강제동원 배상의 해법 밝혀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3년 03월 08일(수) 14:21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을 대상으로 참회와 배상을 촉구해 온 서울일본인교회 요시다 코조 목사. 그는 "한국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통해서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정부가 일제 강제 동원 피해 배상의 해법으로 '제3자 변제안'을 제시한 가운데, 40년 가까이 한국에서 목회하며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참회와 배상을 촉구해 온 요시다 코조 목사(서울일본인교회)가 "한국의 아픈 역사는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7일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피해의 배상만으로 범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며, "나는 일본인이지만 이런 식으로는 사죄가 되지 않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설령 가해자가 배상금을 지불해도 마음이 담겨 있지 않다면 사죄는 성립하지 않죠. 가해자의 참회도 배상도 없는 문제 해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요시다 목사는 진정한 화해를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들의 인정, 참회, 배상이라는 절차를 거칠 것'을 제안했다. "과거사를 아는 일본인 대부분은 나와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고 말한 그는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은 절차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신 용서 역시 회개를 전제로 한다"는 목회자로서의 소신을 밝히며, "예수님과 세례요한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고 외쳤던 것은 그 만큼 회개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얼마나 죄송한지 모르겠다"며, "양국의 기독교인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일본 학생들의 한국 스터디 투어를 도와 온 요시다 목사는 참회를 이끌어 내기 위한 장기적 방법으로 '양국 과거사에 대한 배움의 기회 제공'을 꼽았다. '사실을 몰라 회개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일본인들이 많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평소 "한국교회가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것처럼 일본교회는 참회운동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해 온 그는 "이번 한국 정부의 결정이 역사를 왜곡하거나 범죄 인식을 어렵게 하는 도구로 오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한국교회들의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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