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경영의 도구가 된 제국들

하나님 나라 경영의 도구가 된 제국들

[ 통으로읽는성경 ] 16.예루살렘 성전과 5대 제국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3년 05월 03일(수) 13:02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한 알렉산더를 묘사한 세바스티아노 콩카의 작품.
솔로몬이 건축한 예루살렘 성전 1000년 시기를 지나 '우리 몸이 성전'이 되는 시대로 이어져

성경 속 성전의 역사는 '움직이는 성막 500년'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예루살렘 성전 1000년' 시기를 지나 '우리 몸이 성전'이 되는 시대로 이어진다. 그 사이에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 헬라, 로마 제국이 등장한다. 5대 제국은 하나님이 제사장 나라, 하나님 나라를 경영하는 도구로 사용하셨기 때문에 성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예루살렘 성전과 5대 제국은 깊은 관련이 있는데 이번 회에는 그 관계를 살펴본다.

첫째, 앗수르제국이다. 비록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징계로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나뉘었지만, 북이스라엘은 남유다와 함께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장 나라의 사명을 다해야 했다. 그러나 북이스라엘은 200여 년 동안 '여로보암의 길'로 향하며 예루살렘 성전을 외면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진노의 막대기가 된 앗수르 제국에 의해 멸망하고 혼혈족 사마리아인이 됐다. 그런데 앗수르는 북이스라엘에 만족하지 않고 남유다까지 정복하고자 예루살렘성 공성전을 벌였다. 이때 히스기야 왕이 성 밖으로 항복하러 나오는 대신 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하늘의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앗수르는 남유다를 정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앗수르 주력 부대 18만 5000명이 한번에 죽게 된다. 이 일에 대해 성경은 하나님의 사자가 그들을 쳤다고 기록하고 있고, 헤로도토스는 쥐가 전염시키는 페스트로 앗수르 군인들이 한번에 다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앗수르제국이 남유다를 차지하지 못한 것은 역사를 주관하시며 세계를 경영하시는 하나님이 앗수르 제국의 경계를 북이스라엘까지로 정하셨기 때문이다.

둘째, 바벨론제국이다. 남유다는 지난 900여 년 동안 하나님과 맺은 '제사장 나라 거룩한 시민' 언약을 지키지 않았다. 북이스라엘의 멸망을 보고도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하나님은 북이스라엘에 이어 남유다의 멸망을 결정하시고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남유다에게 3단계 처벌인 바벨론 포로 70년 징계를 말씀하셨다. 바벨론 포로 70년에는 네 가지 의미가 있는데 '징계, 교육, 안식, 제국 수명 70년'이다. 하나님은 이같이 결정하시면서 모세나 사무엘이 간구해도 돌이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시드기야 왕과 남유다 백성은 150년 전 앗수르제국이 예루살렘성을 포위했을 때에 하나님이 기적을 일으켜 앗수르 제국 군인들 18만 5천 명을 한번에 죽게 하셨던 것처럼 이번에도 바벨론 군인들을 물리쳐주실 것을 기대했다. 그러면서 예레미야를 통한 하나님의 마지막 경고까지 외면하고 끝까지 바벨론에 항복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바벨론 제국의 군인들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불태워지는 것까지 보게 된다.

셋째, 페르시아제국이다. 페르시아제국은 바벨론이 끌어간 포로들을 모두 자국으로 돌려보내는 정책을 펼쳤다. 이때 유대인들도 70년 만에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되고 예루살렘 성전(스룹바벨 성전)을 재건하게 된다. 페르시아 제국에게 예루살렘 성전은 페르시아의 미래를 위한 투자의 상징이었다. 왜냐하면 페르시아 제국은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레반트지역을 활성화하면 어떤 효과가 일어날지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허락하고, 성전 기물 5400점을 반환해주고, 경비를 대고, 성벽 재건까지 허락하는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예를 들어 페르시아의 왕 아닥사스다는 2차 귀환을 이끈 지도자 에스라에게 다음과 같은 권한을 부여했다. 먼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데려갈 수 있는 권한이다.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을 위한 기금을 페르시아제국 국고에서 받아 쓸 수 있는 권한(은-100달란트까지, 밀-100고르까지, 포도주 기름-100밧까지, 소금-무제한), 성전에서 쓸 동물들을 살 수 있는 권한,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페르시아 세금 납부를 면제해주는 권한, 유프라테스 강 서편 지역의 사회질서 안전을 위한 사법부 구성권이다(스 7:11~26). 바벨론 제국은 예루살렘 성전을 불태웠지만, 페르시아 제국은 불타버린 예루살렘 성전의 재건을 도왔다.

넷째, 헬라제국이다. 5대 제국 가운데 '중간사 400년' 기간에 등장했던 제국인 헬라제국은 예루살렘 성전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헬라제국의 지배는 크게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뉘는데, 전반기 122년 동안 유대는 이집트 헬라제국(프톨레미 왕조)의 지배를 받으며 모세오경이 히브리어에서 헬라어로 번역되는 성경의 세계화를 이룬 반면, 후반기는 시리아 헬라제국(셀루커스 왕조)의 지배를 받으며 예루살렘 성전이 더렵혀지는 수모를 겪게 된다. 그러자 유대는 '마카비 혁명'을 일으켜 시리아 헬라 제국을 유대에서 철수시킨다. 마카비 혁명의 성공으로 예루살렘 성전은 다시 깨끗하게 정화되고, 이를 기념해 유대는 '수전절(하누카)'이라는 명절을 만든다. 그리고 마카비 혁명을 성공시킨 하스몬 가문은 그 후 80여 년간 하스몬 왕조를 세워 독립 국가 유대를 통치한다. 신약에 나오는 헬라인, 헬라파 유대인은 헬라 제국에서 시작됐다.

다섯째, 로마 제국이다. 로마 제국은 헬라 제국을 반면교사 삼아 마카비 혁명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유대를 식민지로 다스리면서도 오히려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분봉 왕 헤롯을 통해 예루살렘 성전(헤롯 성전)을 증축해주었다.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한 산헤드린 공회를 유지하게 해주었다. 또한 성전을 존중한다는 뜻으로 로마 군대를 예루살렘이 아닌 가이사랴에 주둔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로마 제국은 예루살렘 성전을 그들의 정치적 통치 도구로 삼으면서 유대로부터 많은 세금을 거두어 갔다. 그러나 기원후 64년 로마 대화재 사건이 발생하고 끝내 방화범이 잡히지 않자 네로는 유대교와 정적 관계에 있는 기독교를 로마 대화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하고 그때부터 로마제국은 약 250년 간 기독교를 박해했다. 그 사이 로마 제국은 기원후 70년에 예루살렘 성전을 '돌 위에 돌 하나 남김 없이' 완전히 파괴하고 유대인들을 추방했다. 이렇게 '건물 성전'은 끝이 나고,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는 그리스도인, 우리 몸이 곧 하나님의 성전, 성령이 거하는 곳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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