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로 그 때"

"지금이 바로 그 때"

[ 독자투고 ] '독일교회의 날' 참여 후기

허고은
2023년 06월 21일(수) 16:15
지난 6월 7일부터 11일까지 독일 개신교회 최고의 축제인 '독일교회의 날(Kirchentag)' 행사가 독일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에서 '지금이 그 때이다(막 1:15)'(Jetzt ist die Zeit!)라는 주제로 열렸다.

온 독일에 흩어져 있는 기독교인들이 2년 마다 도시를 바꾸어가며 모인다. 2023년 올해는 38회라고 한다. 2000개가 넘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으로 모이게 되어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했다. 나는 독일에서 자랐지만 '교회의 날'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가스펠 팀의 공연, 비블리오드라마, 강연, 토론회, 성경공부, 아이들을 위한 구역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참석할 수 있었다.

행사 기간 동안 하루에 세 번 기도모임이 드려졌다. 'Interkulturell Evangelisch in Bayern(다문화교회 모임)'에 속해 있는 내가 다니는 뉘른베르크 에어랑엔 한인교회도 에티오피아 오로모족교회와 지난 1년 동안 함께 준비한 점심 기도모임을 드렸다. 독일어, 오로모어 그리고 한국어로 기도회가 진행되었고 우리는 온 세상의 평화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중보기도를 드렸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교회가 꽉 찼어요"라는 팻말을 교회 앞에 세워놓아야 했다. 정말 흥미로웠던 점은 연세가 있으신 윗세대 분들이 참석을 많이 하실 줄 알았는데 젊은이들, 특히 청소년과 어린아이들이 많아서 놀랐다. 이 친구들이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교회의 날' 예배 때 불렀던 찬양을 부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젊은이들이 그 찬양을 부를 때 나이 드신 분들이 찬양을 따라 불러주는 모습도 정말 너무 따뜻했다. 교회 앞마당에 기도나무(올리브나무)를 준비하여 방문 성도들이 소망하는 기도제목을 적어 매달기도 했다. 마지막 날 기도나무에 기도쪽지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

많은 모임들에서는 성경적인 주제만 발표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면서 고민하고 지고 가야할 이슈들도 토론되었다. 특히 환경, 교육 또 이민자로서의 삶에 대한 발표들도 있었다. 기독교인들은 세상으로 보냄을 받았기에 우리가 살아갈 세계를 생각하며 준비해야할 것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가 예전에 나에게 그랬다. 독일인들의 믿음이 식었다고. 하지만 신앙생활의 색깔이 다를 뿐 하나님을 향한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뜨겁고, 갈급하고, 또 간절하다, 이러한 모습을 이번 교회의 날을 통해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다. 교회의 날은 다른 도시에서 오는 성도님들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환영하고 섬기는 것을 전통으로 해 오고 있다. 우리 집에도 한국에서 배현주 목사, 채송희 목사, 서화신 목사께서 오셔서 머문 덕분에 매일 나눔과 교제가 풍성했다. 교회의 날은 독일 개신교회 성도님들만이 아니라 독일 사회에도 선한 영향을 주는 모두를 위한 신앙 축제였다.



허고은

뉘른베르크 에어랑엔 한인교회



*허고은 씨는 1992년에 한국에서 태어나 4살에 독일에 왔다. 허승우·최은희 독일선교사의 딸이다. 괴팅엔대학에서 생물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다음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주일학교 교사로 청소년들을 섬기고 있다.

{허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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