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가 나타난다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가 나타난다

[ 아름다운세상 ] 소망교회 박도연 장로 "섬기고 나누면 행복"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3년 08월 23일(수) 07:40
소망교회 박도연 장로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물질을 아낌없이 나누고 섬기는 데 온전히 사용하고 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박도연 장로(서울강남노회 소망교회)가 어김없이 나타난다.

박도연 장로는 전 세계 긴급 재난구호를 13차례 다녀왔다. 지진, 쓰나미, 홍수 등 재해가 발생하면 지체하지 않고 바로 짐을 꾸려 현장으로 봉사를 떠났다.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고, 아골 골짜기 빈들에도 복음들고 가는" 그의 신앙은 순도 100%의 '순종', 그 자체다.

박 장로는 실향민 후세대다. 그의 고조부는 평안북도 선천군에서 선교사를 만나 복음을 접하고 가계에 내리신앙을 전했다.

조부 박준호 장로는 6.25 발발 전 가족들을 이끌고 남한으로 피난내려와 서울 성북동에서 동역자들과 미암교회를 설립했다.

당시 철도공무원이던 부친은 박 장로가 8세 때 지병으로 별세하고, 조부와 함께 부산으로 터전을 옮겼다. 미암교회를 설립했던 조부는 부산에서도 구제와 전도에 힘쓰며 산성교회 초대장로가 됐다.

박 장로의 신앙가계는 4대에 걸쳐 교회를 헌당했다. 조부로부터 모친, 박 장로, 그리고 그의 자녀들로 이어져 국내외에 교회를 세웠다.

박도연 장로는 재해가 터지면 바로 짐을 꾸려 긴급 현장봉사에 나선다. 죽을 고비도 넘겼지만 순교자적인 각오로 봉사에 임하고 있다.
박 장로는 나눔과 섬김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히브리서 13장 2절의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하는 것처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조차도 선대한 조부의 영향이 크다.

박 장로의 이름 도연(道 淵)은 조부가 "연못을 끼고 있는 길에서 서있는 나무가 되라"는 뜻으로 작명했다. 이름처럼 박 장로는 나그네들에게 쉴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하고 있다.

박 장로는 현재 자립대상교회 목사 12명과 홀사모 5명을 재정적으로 돕고 있다. 자신의 연금까지 모두 그들을 돕는 일에 사용하고 있다.

소자를 대접함이 예수님을 대접한 것처럼 여기고 15년 째 밥퍼 후원과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헐벗고 굶주린 자들에게 정성이 담긴 음식을 대접하고자 한식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박 장로는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를 인정하고, 그 감사한 은혜를 나누는 것이다. 받은 것에 감사하고, 그 받은 것을 주변과 나누는 일은 행복이다"라고 강조한다.

박 장로는 중앙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을 앞둔 197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전자화 된 무기의 장착 설계를 담당했다.

시간이 지나 군함 건조 책임자가 됐다. 울산함을 비롯해 9000억 원 가치의 배 건조와 판매 책임을 맡아 전 세계를 누볐다.

그는 누가 보든 안 보든 성실성을 유지했다. 남들보다 먼저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부지런함으로 회사의 인정을 받았다.

만 13년을 현대에서 일하고 미국 회사로 스카우트 되었다. 현대에 납품하던 특수소재 생산 회사에서 그를 눈여겨보고 불렀다.

미국 본사에서 1년을 연수받고 한국으로 들어와 8년을 근무했다. 박 장로는 회사 전체 매출의 1/3을 맡을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맡은 바 직무에 열심이면서 신앙생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야고보서 2장 17절의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는 말씀을 마음판에 새기며 나누고 섬겼다.

박도연 장로는 현대중공업에서 성실성과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군함 건조와 잠수함 연구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사진 뒷줄 맨왼쪽이 박도연 장로.
1990년부터 소망교회 남선교회 활동을 하며 22년을 차량 봉사를 했다. 그리고 소망교회가 설립한 공산권 사립학교를 통해 북방선교에 헌신했다.

직장인으로 선교에 참여하는 시간이 제약을 받자 퇴사하고 사업체를 차렸다. 순전히 선교에 더 헌신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그가 사장으로 있는 (주)딜레이니에이젼시는 그렇게 설립됐다. 외국기업이 한국에 지점을 낼 때 관계자와 가족의 거주지나 학교 등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교에 불이 붙은 그는 스리랑카에서 쓰나미 사태가 났을 때 소망교회 재난구호팀인 소망봉사단에 참여해 긴급구호를 떠났다. 그렇게 필리핀, 아이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지로 13차례 긴급구호를 다녀왔다.

박 장로는 긴급구호 현장에서 구호품을 약탈하려는 폭도들에게 쫓겨 도망가거나 전염병에 노출되는 등 위기의 순간이 많았다.

이에 대해 박 장로는 "하나님의 사명자로서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가 있다"는 신념을 밝혔다.

박 장로는 최근 숭실대학교 기독교통일지도자학 석사(M.A.)를 마쳤다. 그의 졸업논문 제목은 '북한이탈주민의 재입북과 재탈북 경험에 대한 다중 사례 연구'다.

소망교회 북방선교부를 통해 탈북민 교정선교를 하며 북한선교를 시작한 그는 탈북민들이 정착을 못해 사고를 치거나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최북단 문산에 탈북민 교육시설 공간을 만들어놓고 본격적인 통일시대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박도연 장로는 현장봉사를 오래 하고자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최근에는 사회적 약자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를 위해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박 장로는 스스로에게는 철저하게 검소하고 인색하면서도 남에게는 아낌없이 통 크게 베푼다.

국내 굴지의 그룹에서 오랜 기간 일하고, 현재도 기업체 CEO로 있으면서도 소탈하게 의식주를 해결한다. 비싼 음식과 옷에 마음을 빼앗기기 보다는 그 돈으로 더 선교하겠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가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건 운동뿐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생각이 깃든다'는 마음으로 현장봉사를 오래 지속하고자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대학생 때부터 40년 간 헬스로 몸을 단련해왔다. 지금도 매일 헬스클럽에서 근력운동을 한다. 2005년과 2008년 미스터서울 장년부에서 입상했다.

그러나 최근에 협심증으로 교회에서 쓰러지며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이후로 순교자적인 삶의 자세를 더욱 갖게 됐다.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건강과 시간과 재물을 효율적이고 보람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무슨 일이든 하나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기쁘게 순종하겠습니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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