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발언이네요? 그런 말 하면 안 돼요"

"성차별 발언이네요? 그런 말 하면 안 돼요"

[ 여전도회 ] 예장여연 제1기 성폭력 전문상담원 양성 교육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3년 10월 20일(금) 14:48
예장여연 성폭력 전문상담원 양성교육에서 전수희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미디어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합니다. 우리가 분별력을 길러 이 사회의 성차별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해나가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잘못된 상황을 발견하면 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사회에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는 일입니다."

사단법인 예장여연(대표이사:홍기숙)의 제1기 성폭력 전문상담원 양성 교육 강사로 나선 전수희 목사가 지난 12일 여전도회관에서 위와 같이 주장했다. '미디어와 성 문화' 제하로 강의한 움트다 대표 전수희 목사는 "남성과 여성, 하나님이 만드신 생명이 불편하지 않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문화 변화의 주체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강의에서 교육생들은 미디어에 나온 영상을 성 문화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보고, 느낀점을 나누며 미디어 리터러시를 향상시키는 연습을 했다. 전 목사는 "미디어의 발달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됐지만, 미디어 속 생산자의 잘못된 성 인식이 전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여성의 외적 요소가 주목되도록 조장하는 여성의 성상품화나, 성역할 고정관념 등이다.

또한 전 목사는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범죄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1997년 신촌 그레이스 백화점 여자 화장실 불법촬영, 2015년 강간 모의 실행 '소라넷'과 헤어진 연인에 의한 디지털 성범죄, 2016년 대학 내 '단톡방' 성희롱 사건, 2019년 N번방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기술 발전으로 생겨난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 유형, 산업 구조 등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교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공동의 책임이듯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일들도 공동책임"이라며 "우리가 직접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 산업 구조가 경제적으로 견고해보이지만, 사실 전국 교회 여성들의 수가 더 많다"며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이 문화가 개선되도록 우리가 더욱 강력하게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방안으로 그녀는 "여성의 이야기가 더 만들어지고 전해지도록 해야 한다"며 "또 잘못된 상황을 발견하면 그때그때 계속 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우리가 함께 변화시켜 가야 한다"며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갈 때, 우리 교회와 사회에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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