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대, 교인들은 어떻게 고난을 이겨냈을까?

격동의 시대, 교인들은 어떻게 고난을 이겨냈을까?

새문안교회 당회록 현대어로 재탄생, '새문안 당회록 현대어 풀이본' 발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3월 22일(금) 13:39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인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 시무)는 1907~67년까지의 '당회록(堂會錄)'을 청소년도 읽기 쉬운 현대어로 풀어낸 '새문안 당회록 현대어 풀이본'을 발간하고 오는 7일 감사예배를 드린다.
일제 강점기와 8.15 광복, 5.10 총선거, 6.25 전쟁, 4.19 혁명, 5.16 군사정변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 교인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인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 시무)는 1907~67년까지의 '당회록(堂會錄)'을 청소년도 읽기 쉬운 현대어로 풀어낸 '새문안 당회록 현대어 풀이본'을 발간하고 오는 7일 감사예배를 드린다.

현대어 풀이본은 1907년 '예수장로회 독로회'가 조직된 후부터 기록된 '당회록' 제1권(교우문답책 제1)을 비롯해 1967년 12월까지 60년 분량의 '당회록'을 총 10권의 책으로 엮었다. 당회록을 통해 1907년 평양대부흥, 일제 강점, 해방과 좌우 이념 대결, 6.25 전후 보릿고개 극복 등 고난과 영광의 60년 세월을 이겨낸 교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국내 100년 이상 된 교회는 많지만 6.25 전쟁과 자연재해, 교회 이전과 건축 등으로 교회 기록물이 대부분 유실됐지만 새문안교회는 광복 후 1948년 새 예배당을 준공하고 전쟁 기간 중에는 북한군에게 예배당이 징발되어 인민군 주둔 본부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당회록'이 잘 보존되었다.

근대식 대의제도인 '당회'의 회의 내용을 기록한 새문안교회 당회록에는 회집 일시, 당회 장소, 참석회원, 결의 안건 등을 기록하고, 교회의 사정을 있는 그대로 명시해 기록하고 있다. 새문안교회는 현대어 풀이본이 한국 근현대사, 한국 교회사, 교회 생활사, 한국어 변천사, 한국어 문체사 등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문안교회 당회록은 민주적인 '당회' 운영으로 민주주의 진수를 보여준다. 새문안교회는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의원 선거가 이뤄지기 전인 1890년대 이미 선거제도를 통해 장로와 집사 등 직분자를 세례 교인들의 투표로 선출했다. 새문안교회 회의의 첫 기록 자료가 남아 있지 않지만 1898년 '그리스도 신문'에 집사 선거를 한 것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현재 교회에 전하는 가장 오랜 기록으로는 1910년 8월 16일 회의록이며 내용은 2인의 집사를 뽑는 선거 내용이다. 담임목사 위임이나 그외 교회의 여러 결정도 투표로 했으며 교회 회의 내용도 지금까지 기록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광복 전 당회록에는 새문안교회 교인들의 이명 기록이 서술되어 있는데, 특히 북에서 이명 온 교인의 기록(북쪽의 교회 이름, 담임목사, 세례 여부, 가족관계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통일 후에 북한의 종교시설 복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학 목사는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 강점기의 힘든 시기와 광복, 한국 전쟁 등을 거친 기독교 역사의 한 축이 고스란히 담긴 이 기록물이 117년째 지금까지 온전히 보존된 것은 한국 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라면서 "한국 교회사 연구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필요에 따라 쉽게 열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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