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안수 허락 30주년을 맞이하며

여성 안수 허락 30주년을 맞이하며

[ 4월특집 ] 여성 안수 허락 30주년과 과제 ①여성 안수 허락의 역사와 기대

김순미 장로
2024년 04월 05일(금) 08:00
한국교회 140년 역사 속에서 여성들의 역할과 활동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헌신적이고 충성스러운 사랑과 믿음의 역사였다. 한국교회 부흥의 역사에는 언제나 교회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며 섬긴 여성들의 눈물 어린 기도와 사랑의 수고와 믿음의 역사가 있었다. 전체 교인수의 60%에 달하는 여성도들은 한국교회의 부흥과 발전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역할을 배후에서 묵묵히 충실하게 감당해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사회문화가 급변하면서 여성의 높아진 교육수준과 함께 여성 리더십이 급부상하게 되었다. 수준 높은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놀랍게 증가하면서 사회에서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적지 않은 여성들이 전문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교회도 여성의 위치와 역할이 단순한 봉사와 섬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당회와 노회 그리고 총회에도 더 많이 진출하여, 남성들과 함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함께 목회적으로 동역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여성안수는 감리교가 1931년에 제일 먼저 감리교 협성신학교에 여학생을 입학시킴으로써 시작되었고, 한국기독교장로회가 1956년에 여장로제를, 1974년에 여목사제를 허락하였다. 우리 예장통합교단은 1994년 제79회 총회에서 여성안수가 허락되었고 이듬해 1995년 여성안수가 법제화 되었다. 따라서 금년은 여성안수 허락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33년 함남노회에서 총회에 최초로 '여성안수 허락' 헌의를 올린 이후 멀고도 험난했던 끊임없는 노력과 우여곡절 끝에, 실로 61년 만에 여성안수가 허락이 된 것이다. 조선시대의 유교적인 여성관과 남성중심적인 남녀윤리의 전통적인 사상에 뿌리깊이 젖어있던 우리사회의 기존질서를 뛰어넘는 일이 극적으로 벌어진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동역자로 여성을 세워주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물론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여성의 총회 총대 참여에 대해 살펴보면, 제102회 총회(2017년 9월)에서 노회마다 여성총대 1인 이상을 보내달라는 안건이 역사적으로 통과되어 총회 결의사항이 되었으나 안타깝게도 헌법위원회가 이를 권고사항으로 해석을 내림으로 노회수의를 거치지 못하고 법제화되지는 못했다.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장로 1만 8185명중 여성장로는 1179명으로 6.48%이다. 전체 목사 2만 2180 명 중 여성목사는 13.49%이며, 위임목사 중에서는 여성이 1.33%인 41명이고 담임목사 중에서는 10%인 532명이다. 2023 년 교단총회 여성총대수는 역대 최다 42명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전체 총대수의 2.8%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리더십이 활성화되고 존중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여성의 자질향상과 지도력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힘써야 한다. 또한 교단의 정책방향이 남녀 양성평등적인 시각으로 정립되고 기획되어 양성평등적인 교단 문화가 정립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향후 총회여성위원회가 보다 힘있게 사역하기 위해서는 특별위원회에서 상설위원회로 전환되어야 하며, 노회여성위원회 활성화 대책을 세워서 공유해야 한다. 또한 총회 여성총대의 확대를 위해서는 다시 법제화를 위한 과정을 밟아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성목사들을 위한 여성사역의 확대도 계속 개발해 나가야한다.

우리는 첨단문명시대 21세기를 살고 있다. 선교 2세기에 한국교회 부흥을 위해 남녀의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개발해야 하고, 남녀가 구별은 되지만 어떠한 역할이나 사역의 영역에서도 차별 받지 않고 모두가 균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여성들 자신도 단순히 배려의 대상으로 남아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여성의 자기개발과 노력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앞으로 여성과 남성 모두는 각자의 리더십의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하며 더욱 온전한 리더십을 갖추도록 함께 협력하여 선을 이루기를 희망한다. 여성안수 허락 30주년을 맞이하면서 남녀가 모두, 그리고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가 건강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섬기는 건강한 교회, 성숙한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기대한다.

김순미 장로/총회 여성위원회 위원장·전 부총회장·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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