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고민 해결사 '상주교회'

지역사회의 고민 해결사 '상주교회'

[ 우리교회 ] 상주지역의 모교회, 지역 특성화 고려 다문화 및 노인 사역 활발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8년 05월 24일(목) 10:26
대한민국의 위치적 중심지인 경북 상주시는 복음의 불모지로 알려져 있다. 120여 년 전 배위량 선교사가 전도여행을 다니며 복음을 전파한 곳이지만 현재의 복음화율은 7%대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상주지역의 모교회로 올해 창립 118년을 맞은 경서노회 상주교회(곽희주 목사 시무)는 "두드리라 열릴 것이라"는 성경구절에 입각해 묵묵하고 성실하게 주민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단초를 마련하며 복음화를 끌어올리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2002년 부임한 담임 곽희주 목사는 "상주교회는 오랜 세월동안 영적인 소외와 갈급함에 목말라 하는 심령들을 구원하기 원하시는 상주를 향한 주님의 뜻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교회를 소개했다.

지역이 필요로 하는 교회, 이른바 '마을 목회'의 핵심을 이루기 위한 고군분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주시의 최근 특징이라면 급속한 고령화와 외국인 유입을 꼽을 수 있다.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현안을 상주교회는 해결해주고 있다.

상주교회는 상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온누리재가노인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지역 독거노인 100여 명에게 매주 반찬을 만들어 배달해주고 있다.

또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거지 수리와 청소, 말벗 되어드리기, 환우 돌보미 서비스 등으로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풀어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여성가족부 지정 및 상주시 위탁으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상주시는 농업도시로 부모 모두 일하는 경우가 많아 가정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두곳의 상근직원만 20명이 넘는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맞벌이가정이나 홀가정, 위기가정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녀학습정서지원, 생활도움지원, 전문상담지원, 긴급위기가족지원 등의 일을 하고 있다.

다문화 사역은 일찌감치 2006년부터 해왔다. 지역에 이주여성 유입이 늘자 한글학교를 개설해 그들의 한국 정착을 도운 것이 계기였다.

상주시는 현재 630가정의 다문화가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이 건강한 가정을 이루
도록 돕는 기관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다.

사실 다문화센터는 단일교회 차원에서 운영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보통 교회 부설로 큰 종합복지관을 두는 곳에서 운영하는 게 일반적으로 그만큼 설립과 허가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주교회는 오랜 다문화 및 노인 사역의 노하우로 시직영 민관위탁 공모를 우수하게 통과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한글교육, 자녀교육 지원, 가정상담 등이 이뤄지고 있다.

곽희주 목사는 "상주지역 이주여성의 대부분이 불교적 종교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그들이 복음을 바르게 접하고 구원받은 백성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교육에 참여하는 이주여성과 자녀들, 그리고 남편들까지 예배에 자연스럽게 출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교회는 지난 2010년 이주여성이 급속하게 늘던 당시, 이들에게 모국의 음식을 판매하는 공동작업장 '행복하우스'를 만들어 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에는 누구도 생각지못한 파격적인 사역 행보였다.

이 다문화음식점은 한국에 시집 온 이주여성들 상당수가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일자리가 부족한데다 의사소통 문제로 사업주들이 고용을 꺼리는 상황에서 실제적인 도움을 선물했다.

또한 이 음식점은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랠 길 없던 이주여성과 근로자에게 위안처가 되었다. 서로가 터놓고 얘기하는 소통의 공간을 상주교회는 만들어주었다.

이 음식점은 현재 카페인 '행복찻집'으로 변경됐다. 음식점 부지가 시의 주차장으로 편입되면서 부득이하게 교회 내로 장소를 옮겨 카페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주여성 6명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후 유급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운영은 '다문화가족센터'에서 맡고 있으며, 수익금 전액은 인건비와 운영비로 지출된다.

곽희주 목사는 "주차장이 넓고 각종 커피와 차 종류가 맛있고 저렴하며, 이곳을 이용하면 이주여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소식에 지역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적 자립과 지역사회에서 다문화가족 인식개선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행복찻집에도 이주민들이 많이 찾아온다. 처지가 비슷한 이들끼리 대화를 나누며 행복감을 맛본다.

최근에는 세계선교에도 집중하며 선교사 역파송이라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이 역시도 다문화 사역과 무관하지 않다.

복음을 받아들여 교회로 나온 이주여성들이 아무래도 언어가 서툴다보니 설교를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베트남인 신대원생을 교역자로 두고 낮예배 동시통역은 물론 베트남예배부까지 만들었다.

상주교회에서 8년간 있으면서 예배 베트남어 통역과 베트남예배부를 인도했던 베트남인 웬녹퐁은 목사안수를 받고 지난해 2월 고향인 베트남 다낭으로 파송받아 활발하게 사역중이다.

상주교회는 웬녹퐁 목사를 역파송한 것으로 설명했다. 언어가 완벽하고 현지 문화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선교 엘리트화 된 그를 통해 복음의 결실이 풍성히 맺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희주 목사는 "베트남인들이 유독 교회로 많이 왔는데 10년 한국생활을 해도 한국말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베트남과 필리핀 등의 이주여성들에게 복음을 깊이있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니, 고국의 친정까지 전도하는 사례가 나와 현지인을 고향으로 역파송하는 선교사역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 세계에 흩어진 선교사 지원과 선교단체 및 신학교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탄자니아의 섬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를 도우면서 경서노회 목회자들과 연대해 탄자니아선교회까지 조직하고 후원하고 있다.

상주시의 희로애락을 120년 가까이 함께 해온 상주교회의 비전은 교회의 여러 센터가 계속해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또한 날로 부흥하는 교회학교를 통해 올바른 인재 배출의 산실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다음세대가 쇠퇴하는 선교환경 가운데 상주교회는 다문화가족을 품에 안아 이들의 자녀들이 교회학교에 계속해서 등록하며 교회학교가 부흥하는 은총을 체험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을 복음으로 양성해 어머니의 고향에 선교사로 파송할 계획까지 갖고 있다.

곽희주 목사는 "상주교회는 은퇴한 장로님들과 시무장로님 등 중직자들이 궂은 일에 먼저 솔선수범하고, 성도들 모두 섬기는 생활이 몸에 배있어서 사역이 날이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해 눈과 귀를 열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분별해가며 시대적 사명을 다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