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치유 떡볶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치유 떡볶이

[ 현장칼럼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09월 09일(수) 07:40
2018년 미혼한부모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미혼모·미혼부 숫자는 약 3만 3000명이며, 그중 미혼모는 2만 4000명, 미혼부는 9000명 수준으로 미혼모가 전체의 72.3%, 미혼부가 27.4%로 나타나고 있다.

결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모가 된 후 홀로 아동을 지키기로 한 미혼 한 부모가 당면한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 부모 역할 수행을 혼자 해야 하는 부담, 자녀 양육 부담, 주거 공간의 어려움 등이 있고, 이 밖에도 미혼 한 부모를 바라보는 불편한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느끼는 어려움 등이 있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생활하고 있고,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생활하는데, 미혼 한 부모 가정의 모습이 다른 가정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안쓰럽게 보는 사람들에게 '꼭 결혼해야지만 가족은 아니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를 편견 없이 봐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미혼 한 부모 가족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일터에서는 해마다 미혼 한 부모 가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공모전을 여는데 다음의 글은 작년에 대상을 받았던 동영상 작품의 내용을 글로 풀어 놓은 것이다.

오늘의 날씨 맑음. 제목, 어 나중에 적어야지. 오늘 학원을 마치고 동네에 은서와 떡볶이를 사 먹으러 갔다. 떡볶이는 아주 맛있었다. 그러다 저 멀리서 엄마가 예지야 했다. 와! 엄마다. 튀김도 사주신다고 하셨다. 은서랑 신이 났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수다쟁이 떡볶이 아저씨가 엄마를 빤히 보더니 어려 보인다고 아이를 일찍 낳았느냐고 물었다. 엄마는 제가 좀 어려 보이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다쟁이 아줌마가 '애 아빠는 뭐 하는 사람인가요?' 그래서 이번에 수다쟁이인 나도 말했다. '우리 집에 아빠 없는데요' 그러니까 아저씨 아줌마가 갑자기 가자미가 되셨다. 혀를 끌끌 차시더니 '아빠 없이 고생이 많다고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용하던 은서가 김말이 튀김 하나를 입에 넣고 말하는 거다! '우리 집에는 엄마가 없어요!' 아저씨 아줌마가 갑자기 조용해지셨다. 우리는 왜인지 웃음이 자꾸 나왔다. 엄마도 우리를 껴안아 주셨다. 아저씨 아줌마, 우리는 괜찮아요. 떡볶이는 맛있었어요. 아! 참! 오늘 영어학원에서 배운 문장을 제목에 쓸까? I'm OK

아빠가 없어서 또는 엄마가 없어서 힘들겠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위 작품에 나오는 예서와 은서는 '우리는 괜찮아요'라고 당당하게 외쳐, 혹시나 아이들이 아저씨와 아줌마의 질문에 눈치를 보거나 속상해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조마조마하던 우리들의 마음을 활짝 펴주었다.

예서와 은서의 떡볶이에 감동한 우리들은 올해 코로나19로 지친 우리들의 일상과 미혼한부모의 마음을 보듬고자 '치유 떡볶이' 캠페인을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여러분은 어떤 음식을 드시나요? 혹은 이 음식을 먹으면 지친 영혼이 회복이 된다거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식이나 보양식 한 가지를 가지고 있나요? 미국에서는 몸이 아플 때 엄마나 할머니가 끓여주는 음식이 닭고기 수프를 먹는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매콤한 떡볶이를 먹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더불어 예서와 은서의 가정처럼 혼자지만 아이들을 지키기로 한 미혼한부모의 마음마저 치유해주는 문화를 만들면 어떨까요?

홍우정 나눔사업본부장/홀트아동복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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