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 뽑을 수 없다면 당분간 선발 보류"

"기독교사 뽑을 수 없다면 당분간 선발 보류"

기독교학교연합회 교장간담회서 일부 기독교학교들 단호한 입장 밝혀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22년 07월 13일(수) 22:18
지난 12일 열린 기독교학교 교장 간담회.
개정사학법이 사립학교의 교사선발권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독교학교들은 헌법소원 중인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정교사 선발을 중단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회장:홍배식) 70주년 기념예배 후 열린 교장 간담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기독교인이 아닌 교사들을 선발해야 된다면 어렵더라도 당분간은 교사선발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학교들의 최근 소식들을 나누며 기독교학교 간 연대와 협력을 도모했다.

최근 개정된 사학법은 사립학교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법인의 징계권 등을 강제하고 있어 그 위헌성 여부에 대해 헌법소원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현행 법은 사립학교가 자체적으로 교사를 채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시도교육청에 필기시험을 강제위탁하도록 하고 있어 사립학교인 기독교학교들이 신앙을 가진 교사를 임용하는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원이 부족한 학교는 어쩔 수 없이 교사선발을 위해 강제위탁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신여고 최성이 교장은 "최근 학교가 정기감사를 받았는데, 교사 선발시 1차 시험을 교육감에게 위탁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전하며, "기독교인이 아닌 교사들이 와서 어떻게 기독교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학교가 어렵고 힘들겠지만 당분간 정교사를 뽑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숭덕학원 홍배식 학원장도 "교육과정 안에 편성되어있지 않더라도 교사들의 모든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은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기독교사가 있어야 하는 것은 절대적"이라면서, "현재 기독교 학교는 거의 정교사 선발을 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헌법소원의 바른 결과를 기다리면서 당분간 가능하면 정교사 선발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교장들은 교사들의 영성 계발과 기독교세계관 수업을 위한 교과별 연수에 관련해서도 활발하게 논의했다.

안산동산고 문순용 교장은 "우리가 기독교사를 채용하고 있지만 그분들의 영성이 함께 가지 않으면 신앙전수가 어렵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선생님들의 영성부분을 30, 40대 교사들에게 어떻게 전수할 것인가를 두고 기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교장선생님들의 철학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전주신흥고등학교 임희종 교장은 "실천적으로 가르치는 분은 우리 선생님들이다. 수업시간에 기독교세계관으로 가르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작업을 교장들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매산고등학교 정은균 교장은 "이번 기념행사를 계기로 기독교학교 선생님들이 강하게 연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좋은 네트워크가 형성돼 교과별로 연수기회가 있기를 희망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70주년기념행사가 코로나 기간 동안 침체돼 있던 기독교학교가 활성화되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남원 용북중학교 김성면 교장은 "이번에 열리는 합창대회에 참가하려고 합창단을 모집했는데, 경쟁률이 무척 높았다. 3/4 이상이 비기독 학생인데, 쉬는 시간에도 찬양을 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사하다"며, "(이곳에서)배운 것들을 학교에 접목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보성여중·고, 영락고, 영락의료과고, 백영고, 인성여고, 경안여고, 문화중, 신명고 등 20여 개 기독교학교 교장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는 연합회 이사장 이영선 장로, 영락·대광학원 이사장 김운성 목사가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70주년 행사를 계기로 기독교학교의 연대를 위해 매년 연합예배를 개최하고 중창경연대회를 통해 서로 교류하며 기독교문화를 살려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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