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청년과 여성 세워야"

"한국교회, 청년과 여성 세워야"

아시아기독교협의회 제15차 총회 한국보고대회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3년 11월 06일(월) 05:58
아시아기독교협의회 제15차 총회 한국보고대회가 NCCK 주관으로 열려,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제15차 총회의 참가자들이 모여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아시아교회가 나아갈 방향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변화해야 할 부분도 지적했다. 특히 청년과 여성의 의견이 더 반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CA 제15차 총회에 대한 한국보고대회가 지난 2일 한국기독교회관과 온라인에서 열렸다. 보고대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김종생) 주관으로 열려 NCCK 국제위원장 박원빈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CCA 신임 실행위원 조영미 박사(여성평화네트워크 집행위원장·중앙대 교수).
보고대회에서 CCA 신임 실행위원 조영미 박사(여성평화네트워크 집행위원장·중앙대 교수)는 제15차 총회 개요, 주요 보고와 논의, 심의 세션과 성명 채택 등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CCA의 향후 과제로 조 박사는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 자립도를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과 실천이 필요하다"며 "선교 실천의 탈식민화를 위해 아시아 신학개발과 이에 기반한 운동성이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프로그램과 정책 이행, 채택된 성명서와 프로그램과의 연관성, 지역 교회협의회와의 연대를 통한 아시아 지역교회의 참여 방안이 구체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CCA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나 향후 모니터링과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영향 평가를 통해 프로그램 발전 방안, 우선순위 선정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한반도 평화가 지엽적으로 논의되지 않도록 아시아지역 내 평화구축과 평화운동 확장을 위해, 앞으로 전체 교단과 NCCK가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CCA 총대로 파송한 이창기 전도사(장신대).
CCA 제15차 총회에 청년과 여성의 참여가 높았던 만큼, 참가자들은 한국교회도 이를 반영해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15차 총회 총대 146명 중 여성은 51명(34.9%), 30세 미만 청년은 34명(23.3%)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CCA 총대로 파송한 이창기 전도사(장신대)는 '아시아 에큐메니칼 청년 사전 대회'에서 준비해 이번 총회에서 채택된 성명서에 대해 설명했다.

성명에 대해 이 전도사는 "주요 골자는 아시아교회가 청년들을 어리숙한 이들로 여기지 말고 오늘날의 동역자로 인정하라는 것이었다"며 "청년들을 늘 교육받아야 할 다음세대로 규정하고, 어리숙하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으로 대상화하는 것은 비단 한국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놀라웠다"고 말했다.

또 "그럼에도 청년들의 참여를 적극 총회에 요청하도록 창구를 열어뒀다는 점이 CCA와 한국교회의 차이로 보였다"며 "아시아 청년들과 계속 연대하며 여전히 신음하고 있는 아시아와 세계를 위해 행동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CCA 총회에 청년 스튜어드로 참여한 이정규 전도사(한신대).
CCA 총회에 청년 스튜어드로 참여한 이정규 전도사(한신대)는 청년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요청했다. 그는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으로 성장하도록 각 교단과 신학교의 제도적 밑받침이 되어 달라"며 "한국교회가 청년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존중하면서 교회 내 목사와 시니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담론을 넘어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제안했다.

CCA 전 프로그램위원장 김기리 사제(대한성공회)는 이를 위해 교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14차 총회에서 여성위원회 청년위원회가 사라지고, 모든 프로그램 안에 당연히 청년과 여성이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변화했다"며 "그것이 지켜지겠느냐며 많은 반대도 있었지만 꽤 많이 지켜진 편"이라고 평가했다.

김 사제는 "청년들과 여성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많이 개입되길 원한다"며 "청년과 여성을 얼마나 많이 보내느냐는 각 교단의 역할에 달려 있다. 그것들이 한국교회를 만들어가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NCCK 총무 김종생 목사, 국제위원장 박원빈 목사, CCA 총대로 참여한 박도웅 목사(WCC 중앙위원).
보고대회를 주관한 NCCK의 총무 김종생 목사는 "CCA의 오랜 역사 속에서 한국교회의 역할과 감당해야 할 책임이 크다는 것을 보게 됐다"며 "특히 이 자리에 청년들이 함께해 희망적이다. 에큐메니칼 운동과 지평에 있어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CCA 제15차 총회는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4일까지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타얌에서 열렸다. 총회에선 기후변화와 인권, 평화 관련 등 총 10개의 성명서가 채택됐다. 채택된 성명은 창조 세계의 회복, 인도네시아 천연자원 착취 및 강제 이주, 필리핀 민주화와 국가폭력의 종식, 스리랑카의 부채위기,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인종 청소, 호주 선주민 인권 존중, 인신매매와 강제 이주를 비롯한 아시아의 인권 문제, 아시아의 군사력 증강과 군비확장에 대한 우려,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와 화해, 디아코니아(아시아 지역의 보건 의료 시스템 구축) 등이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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