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에 여성 포함되려면 '구술사' 중요"

"교회사에 여성 포함되려면 '구술사' 중요"

계속교육원 제74기 동계단기교육, '기독교 구술사의 이해와 방법론'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4년 01월 11일(목) 14:36
오제연 부교수가 계속교육원 제74기 동계단기교육에서 '기독교 구술사의 이해와 방법론' 제목으로 강의했다.
"구술사는 일반 역사뿐 아니라 교회사에서도 중요합니다. 공적인 기록, 문헌사로만 교회사를 정리하면 높은 직책의 목사, 장로가 많이 언급되고 권사, 집사는 빠지게 됩니다. 교회 발전에 공헌한 여성 성도들의 노력이 교회사에 포함되기 위해선 구술사가 교회사에도 필요합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은정화) 계속교육원(이사장:김순미)이 지난 8~11일 여전도회관에서 진행한 제74기 동계단기교육 중 '기독교 구술사의 이해와 방법론' 강의에서 오제연 부교수(성균관대 사학과)가 위와 같이 말하며 기독교 구술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술사와 문헌사의 차이를 설명한 오 교수는 "구술사란 다른 사람이 입으로 이야기한 구술 자료를 바탕으로 쓰는 역사이고, 문헌사는 과거의 글을 발굴하고 분석해 정리한 역사"라며 "19세기 역사학이 근대학문으로 자리잡고 엄격해지면서 주관적인 구술보다 객관적인 사료를 중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헌사에 대해 그는 객관적이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만 명이 죽었다'는 문헌만으론 객관적이지만 당대 있었던 일을 생생히 알기 어렵다"며 "자신의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구술은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다. 구술사는 문헌사학이 할 수 없는 부분을 메꿔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객관적 사료를 중시하는 문헌사의 영향으로 역사학은 민족 국가 사회라는 거시적 주체나 지배자와 엘리트를 주로 다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역사책에 등장하는 인물의 90% 이상이 남성"이라며 "적극적인 구술사는 여성들에게 많은 질문을 해 여성을 역사 속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며 구술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구술사의 필요성을 교회사에 적용했다. 오 교수는 "요즘 많은 교회가 교회사를 정리하는데 보통 남성 목사와 장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쓰이고 실제 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한 권사, 집사는 서술에서 빠진다"며 "이는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문헌 자료가 가진 특성"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고 극복하기 위해 그는 "구술로 성도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모 여장로, 모 권사, 모 집사를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모으고 정리한다면, 교회사가 풍성해지고 여성들도 교회사에서 위치에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기독교 구술의 사례로 한경직 목사의 생전 구술 인터뷰 자료로 쓰인 '나의 감사 : 한경직 목사 구술 자서전', 10.26 사건 생존자인 김재규 씨의 이야기를 다룬 '더 파더, 하나님의 은혜' 등을 소개했다. 이후 구술 질문지 작성과 인터뷰, 구술 자료의 정리와 관리 등 방법론도 설명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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