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꽃(Small Sparks)을 만드는 사람들

작은 불꽃(Small Sparks)을 만드는 사람들

[ 현장칼럼 ]

이상록 관장
2024년 01월 19일(금) 13:26
장애인과 함께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다양한 만남의 지점들을 만드는 것이 참 중요하다. 그래서 지난번 기고에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훈련을 받은 '시민옹호인'을 통해, 지역 내에서 많은 만남을 가지고, 함께 하는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가 지역사회의 많은 장애인들과 깊이 교제하고, 지역사회에서 사랑으로, 또 사람으로 이어지게 하는 '사회적 관계망'을 만드는 데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렇게 장애인과 함께 하는 지점들이 많아지게 하는 다음 단계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멤버십을 가지고 활동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장애인 당사자와 지역의 주민들이 함께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그 공동체에 소속된 멤버로서 함께 지역사회 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장애인을 지역사회의 공동체의 멤버로 참여시키고, 다양한 주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으로 제시된 프로그램 중 하나가 '지역사회기반의 작은 불꽃(Small Sparks)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시애틀(Seattle Department of Neighborhood)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프로그램으로, 장애인과 함께 하는 소그룹 활동에 소액의 보조금을 지원하여 장애인과 함께하는 지역사회 활동과 참여를 촉진하는 프로젝트였다. 이와 같은 프로젝트가 한국에도 소개되어, 장애인복지관이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스몰스파크'라는 이름으로 장애인 당사자와 함께하는 작은 소그룹들을 조직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스몰스파크"'활동이 있지만, 본 고에서는 '스몰스파크'라는 이름의 활동이 생기기 전에 창동염광교회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던 '스몰스파크'와 같은 작은 소모임, '바다가 보고 싶은 사람들'의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장애인거주시설에 거주하다가 독립한 지체장애인 청년이 있었다. 시설에 거주하며 다녔던 창동염광교회 사랑부 교사들과 친구들이 이 청년의 주요한 지역사회 관계망이었다. 여행에 대한 욕구가 많았지만, 중증지체장애인이라 전동휠체어의 이동이나, 도움 주는 사람이 없으면 여행에 어려움이 있어 늘 포기해야만 했었다. 특별히 이 청년에게는 '바다에 가서 꼭 한번 발을 담그고 싶다'는 바다여행의 로망이 있었다. 이 청년의 소망을 아는 교회의 교사들과 친구들을 중심으로, 이 친구의 바다 여행을 지원하기 위한 작은 소모임(바다가 보고 싶은 사람들)이 제안되고 조직되었다. 조직된 소모임의 회원들과 이 친구가 함께 여행경비를 마련하고, 이 친구와 함께 '어디를 갈지?' '누구와 함께 갈지?' 등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모임을 가졌다. 또한 휠체어리프트 차량을 지원받아 함께 바다로 하루 여행을 다녀오는 '바다가 보고 싶은 사람들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그 친구와 함께 하는 소그룹의 모든 동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한 번의 여행으로 그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여행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가족의 하루 여행을 지원하는 소모임(바다가 보고 싶은 사람들)으로 지속적으로 함께 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잘 아는 복음성가 중에 '작은 불꽃 하나가'라는 찬양이 있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키어 / 곧 주위 사람들 그 불에 몸 녹이듯이 / 주님의 사랑 이같이 한번 경험하면 / 그의 사랑 모두에게 전하고 싶으리'... 이 찬양의 노랫말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이 장애인과 함께 하고자 하는 선한 마음들을 모아, '지역사회에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작은불꽃(Small Sparks)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제안해 본다. 이와 같은 일에 교회가 앞장선다면, 장애인과 함께하는 교회의 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아울러 장애인 당사자가 함께 멤버십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경험과 활동들이 많아짐으로, 장애인 당사자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만나는 지점들이 더욱 촘촘해지고, 또 함께 활동하는 이들과 더 밀착적인 사회적 지지관계망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수많은 작은 불꽃들이 교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록 관장 /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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