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한국교회가 함께합니다'

'힘내세요! 한국교회가 함께합니다'

[ 현장칼럼 ]

김철훈 목사
2024년 02월 02일(금) 08:36
2024년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7.6 강진 소식으로 시작된 1월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특히 3년째로 넘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은 평화를 기다리는 세계인들의 마음에 희망보다는 출구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는 재난 소식으로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극단적인 테러로 인하여 발생한 팔레스타인과의 협상 없는 전쟁의 소식은 3차 세계대전의 불길을 혹 댕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전 세계가 초긴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럴 때 국내 상황은 새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 무색하게 경제적인 어려움은 가중되고 정치권은 상생과 타협, 소통과 협치라는 일상은 사라지고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상황들로 인해 국민들은 절망하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교회는 분열과 절망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통해 '다시 뛰는 대한민국!',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한국교회가 그루터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 한국교회는 귀중한 유산을 가지고 있다. 1919년 전 국민의 1%(20~22만)로가 안 되는 성도들과 교회가 3.1운동을 전국적으로 이끌고 확산시켜 나가는 일에 앞장선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조선교회가 당한 피해는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의하면, 1919년 3월 1일부터 5월 말까지 3개월간 만세 시위에 참가한 조선교회의 성도 수는 202만3098명 이였으며 일본경찰에 체포된 피검자는 4만6948명, 총과 칼에 사망한 교인들이 7509명, 그리고 부상자는 1만5961명이다. 전소 당한 교회는 47개소였고, 성도들의 집도 715동이나 파괴되었다. 통계가 보여주듯 조선교회 전체가 다 참여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당시 평양 주제 감리교 선교사 문요한(John Moore, 1874-1963)은 3.1만세운동에 대해 평가하기를 "조선인의 삼일운동 후 일 년 간의 사상적 진보는 50년의 진보와 같은 진보"라고 했다. 이처럼 조선교회의 만세운동의 참여는 진정한 독립은 이루지 못하였지만 이후 독립운동의 원동력이 지속되도록 하는 일에 큰 역할을 해왔다.

두 번째 귀중한 유산은 바로 2007년 서해안에 축구장 약 60개 정도의 크기로 번져나가 퍼진 유류피해 상황속에서 보여준 한국교회의 섬김의 모습이다. 유조선의 좌초로 쏟아진 기름띠 모습이 방영된 TV모니터 속 현장 모습은 본 모든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정부 또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할 때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그 누구의 요청도 없었는데 한명 두명 백명 천명 만명이 구름 떼 같이 모여들기 시작하였고, 교회들도 이루 셀 수 없는 많은 교회들이 기름 덩어리를 빨아들이기 쉬운 옷가지와 면포들을 손수 모아서 서해안으로 태안으로 만리포로 천리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과거 우리는 동네에 어느 교회가 부흥회를 하면 온 동네 성도들이 내교회 우리교회 할 것 없이 그 부흥회가 열리는 교회로 모여 함께 기도하고 함께 은혜를 받아온 경험들이 몸 안에 섬김의 DNA로 뿌리 깊게 자리 잡아왔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누가 명령하지 않아도 모인 1만 교회 83만명의 성도들이 170일간 기름때가 묻은 자갈돌 들을 하나씩 씻어 내기 시작하였고 모래사장에 겹겹이 쌓인 기름 덩어리들을 한 숟가락 한 숟가락 떠서 담아 제거하기 시작하였다.

어린아이들로부터 장년에 이르기 까지 1만 교회 83만 명의 성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태동하게 된 것이 바로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이다. 조직을 만들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섬김으로 하나되는 한국교회를 만들기 위해 하나님께서 먼저 성도들의 손발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시 교계지도자들도 기름때로 뒤덮여 신음하고 있는 하나님의 모습을 검은 갯벌에서 온통 기름띠를 뒤집어쓰고 있는 갈매기들과 기름띠 속에서 숨을 헐떡거리며 줄어가는 수천수십만 수백만의 물고기들과 바다생물들의 신음 속에서 함께 고통당하시고 탄식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고 가만히 교회당에 앉아 있을 수 없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두 번 세 번 아니 주일 오전 예배를 마치고 온성도가 기름 제거 현장으로 달려온 한 사람의 믿음의 성도였다.

태안에 모인 123만 명의 자원 봉사자들은 같이 먹고, 같이 기름때를 제거하러 가고, 같이 기름때가 묻은 얼굴을 보고 웃고, 흰색 방제복이 검은 기름때가 엉겨 붙어 시커멓케 되어 도저히 혼자 벗는 것조차 힘들어할 때 우리는 함께 외친 구호가 있다. '힘내세요! 한국교회가 함께 합니다 ', '힘내세요! 한국교회가 함께 합니다'로 새 힘을 내었던 기억이 있다

많은 학자들과 재난 구호 전문가들이 적게는 10년 이상 30년까지 태안의 기름띠가 제거 되지 않을 거라고 했던 전망과는 다르게 우리 한국교회와 자원봉사자들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서해안의 기적을 이루어 냈다. 한국교회가 함께하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새 희망을 세상에 다시금 선포한 기적을 2008년 새해벽두에 이루어 낸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가 소중하게 품고 있는 위대한 섬김의 경험과 기적의 DNA를 과거의 유산물이 아니라 오늘 기적을 필요로하고 칭찬과 격려받기를 요청하는 대한민국과 다음세대들을 향해 힘차게 외쳐야 한다. '한국교회 함께 합니다. 힘내세요! 한국교회가 함께 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한다'고 했다. 두 뺨 길이밖에 되지 않는 머리와 심장 간의 거리를 세상에서 제일 먼 거리라고들 한다. 한국교회는 세상에서 제일 멀게 느껴지는 머리부터 심장까지의 거리를 생명을 살리시기 위해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으로 채우고 연결하고 길이를 가깝게 이어주는 유일한 코드로 아낌없이 주는 섬김으로 채우려 한다.

한국교회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리아 지진 난민들의 탄식 소리와 무너진 시리아 복음교회(NESSL)들과 함께 2024년을 섬김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일본 노토반도 지진 피해 긴급 구호를 위한 한국교회의 섬김이 시작되었다. 일본 지진 현장을 돕고 있는 선교사님께서 전해준 주민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한국교회가 우리를 잊지 않고 함께 기도해 주고 긴급물품들을 보내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이 울림이 가자 지구 피난민들에게서도 속히 적용되기를 소망하며 한국교회봉사단은 사랑의 수고가 재난현장에서 희망의 꽃이 다시 피워지도록 '힘내세요! 한국교회가 함께 합니다'라는 깃발을 들고 섬김의 수고가 멈추지 않도록 한국교회봉사단이 먼저 출발하겠다.

김철훈 목사 /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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