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소 종교단체 비대면 종교활동 지원, 실효성은 글쎄

정부의 중소 종교단체 비대면 종교활동 지원, 실효성은 글쎄

정부, 200인 이하 교회 온라인 종교활동 지원
온라인 영상 촬영 및 송출 방법 안내 및 데이터, 소출력 무선국 운영 허용 등
"이미 온라인 예배 시행 교회 많고, 드라이브 인 예배 지원도 실효성 낮아" 비판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0년 04월 17일(금) 19:35
온라인예배를 드리고 있는 가족의 모습.
드라이브 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월산교회의 예배 모습.
정부가 200인 이하의 중소 종교단체를 대상으로 비대면 종교활동 지원 대책을 내놓고 지난 8일부터 시행중이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고 실효성이 낮아 실제 접수를 하는 교회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부 중소 종교단체에서 비대면 종교집회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8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온라인 종교활동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일부터는 승차 종교활동(드라이브 인 예배)을 위해 한시적인 소출력 무선국 운영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세부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200인 이하 중소 종교단체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기반 영상 촬영과 송출 방법을 안내하고, 이에 필요한 데이터와 통신환경도 지원하는 것이 그 골자다. 정부가 배포한 '온라인 종교활동 이용 가이드'에는 카카오TV와 네이버밴드 라이브 등 인터넷 생방송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전용 콜센터(1433-1900, 주 5일 / 오전 9시 ~ 오후 6시) 운영, 상담 후 필요에 따라 방문 지원도 하고 있다.

또한, 통신사의 협조를 받아 온라인 종교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종교단체별 영상송출용 이동통신 1회선에 대해 5월 말까지 2개월간 영상 전송에 필요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지원 발표에도 불구하고 신청 창구인 온라인 종교활동지원 콜센터에 따르면 16일까지 접수된 건수는 500여 건에 불과하다. 8만 3000여 개의 한국교회 중 교인 200인 이하 교회가 80% 이상이라 추정하면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교회들은 일단 정부의 온라인 예배 지원이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온라인 예배를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교회는 이미 거의 다 온라인 예배를 시행 중이며, 이제 서서히 오프라인 예배로의 전환을 시작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새로 온라인 예배를 시작할 교회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이와 함께 2개월간 영상 전송에 필요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지원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많다. 사실상 교회마다 인터넷을 설치하지 않은 교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2개월 한시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일선 목회자들의 중론이다.

경기도 양평에서 온라인 예배를 시행하고 있는 한 목회자는 "온라인 예배를 실제로 진행해보면 집에서 수신하는 성도들이 화질과 음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음향과 화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기 지원이 실제로 더 필요하지 온라인 예배를 송출하는 방법이나 데이터를 지원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 별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승차 종교활동(드라이브 인 예배)을 위해 한시적으로 소출력 무선국 운영을 허용하는 지원에 대해서도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인이 FM 방송을 송출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상황에서 라디오 송출기를 판매하는 곳을 찾는 것도 어렵고, 구매하더라도 해외에서 주문을 해야 하므로 배송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목회자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드라이브 인 예배를 시행하고 있는 한 목사는 "101.75 MHz 주파수 방송이 되는 송출기로 방송을 했는데 자동차 라디오가 디지털식이어서 소수점 두자리까지 정확히 잡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른 주파수 방송이 되는 송출기를 중국에서 주문했는데 배송되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언제 올지 모르겠다. 배송이 될 때쯤이면 오프라인예배를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고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필요도 없어져 괜히 주문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 목사는 "실제로 교회들이 드라이브 인 예배를 위해서는 송출기 보다는 운동장 같은 대형 공간이 필요한 데 할 수 있는 교회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계에서는 한교총과 NCCK가 승차 종교활동 지원 접수를 받고 있는데 현재 두곳 합쳐 30여 교회가 접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NCCK 담당자는 "NCCK와 한교총은 접수 창구일 뿐이고, 취합된 신청서를 문체부에 넘기면 문체부는 과기부 전파 담당 부서로, 다시 지역 전파 담당소가 교회로 연락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송출기 등 장비 구입, 장소 섭외는 드라이브 인 예배를 하는 교회에서 구입하고 섭외해야 해서 많은 교회들이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신청이 저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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