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기본소득과 외국인, 그리고 교회

재난기본소득과 외국인, 그리고 교회

[ 독자투고 ]

류성환 목사
2020년 05월 14일(목) 08:21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방역용품, 특히 방역용마스크 수급이 부족하면서 급기야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공적마스크' 제도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마스크의 90%를 국가가 관리하여 한국 내의 모든 사람이 1주일에 2개의 마스크만 구입하도록 통제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공적마스크' 제도에서도 소외되는 사람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바로 국내에 거주하는 약 110만 명의 외국인이 공적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외국인의 마스크 구입자격을 '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으로 제한하였기 때문에 6개월 이내의 단기체류자 및 최근 입국자와 미등록체류자는 공적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일부시민단체에서는 이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싱가포르의 코로나19 방역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 이주노동자를 방역대상에서 제외하였기 때문이었다. 즉 같은 공간 안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은 한 운명공동체임을 부인한다면 이는 필시 비극적인 종말을 맺게 된다는 교훈을 배우게 됐다.

코로나19로 국가적 재난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지금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재난기본소득'이다. 먼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소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금번 정부와 국회에서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서 외국인에게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가 일부 지자체에서 고민하게 됐다.

먼저 경기도에서는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주민 중 결혼이민자(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 5조의 2(지급대상) 2항)와 영주권자(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 5조의 2(지급대상) 3항)만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안산시는 여기에 더 나아가 '안산시 재난극복 및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 중 지원대상자(제4조)를 '안산시에 주민등록을 두고…'를 '안산시에 주소를 두고…'로 일부 개정하여 안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등록증 상의 확인이 가능한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생활안정지원금' 7만원(내국인의 경우 1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경우 안산시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모든 외국인(난민, 유학생, 이주노동자, 방문동거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 부천시에서는 경기도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 5조의 2(지급대상) 2항과 3항을 그대로 가져오되, 4항에 '제2호 및 제3호 해당하지 않는 외국인 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시장이 인정하는 사람'이라는 조항을 추가하여 '부천시 재난기본소득 지급조례'를 개정했다. 이는 미등록외국인도 포함할 수 있는 조항이지만 현실적으로 미등록외국인에 대한 지급은 어려워 보인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경우 세대주를 중심으로 모든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마음이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로 어려워하는 작은 교회를 위한 월세지원 등의 나눔을 실천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제 한국교회는 교회안의 외국인성도와 교인의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그리고 교회 이웃에 살고 있는 이주민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정부가 지원하지 못하는 외국인에게 교회가 '사랑기본소득'을 지급해보자.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전해보자. 이것이 바로 전도이며, 복음이다.



류성환 목사

우리교회·총회이주민선교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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