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준 반성의 기회

코로나가 준 반성의 기회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0년 06월 22일(월) 11:32
예장 총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총회 소속 목회자 대상으로 진행한 '포스트코로나19 설문조사' 결과가 지난 15일 한국교회 대토론회에서 공개됐다.

유효표본이 1135명이나 되는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목회 실태 및 향후 전망에 대한 목회자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목회자들은 코로나 상황 하에서 교인과 헌금이 줄었으며, 앞으로도 온전히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에 대해 암울한 전망이 많았지만 유독 기자의 눈길이 간 질문은 '코로나19로 인한 한국교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묻는 문항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현장 예배의 소중함 경험(44.2%)'을 압도적인 1위로 꼽았다. 뒤 이어 '목회자의 목회방식/목양에 대해 돌아볼 기회(11.2%)', '생활신앙의 중요성 인식(9.8%)', '온라인 시스템/콘텐츠 개발(7.7%), '교회의 공적 역할 강화(7.1%)', '성도간 교제 소중함 경험(7.0%)', '가정예배의 소중함 경험(7.0%)', '교회의 안전/위생 중요성 부각(5.1%)'의 응답이 나왔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상실 이전에는 누리고 있던 것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른다. 지긋지긋하고 끈질긴 코로나 바이러스를 겪으며 우리는 일상을 빼앗겼다. 그러나 우리가 빼앗긴 일상으로 인해 우리는 그동안 누렸던 일상이 감사해야 할 것들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러한 반성은 '코로나19 종식 후 목회 중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묻는 문항에 반영돼 나타났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1+2순위로 통계내어 보면, '성도 간의 교제 및 공동체성 강화'가 41.4%로 가장 높다. '언컨택트(uncontact)', '비대면(非對面)'이라는 단어가 뉴노멀(new normal)이 된 지금, 우리는 우리와 신앙 안에서 교제하고 마음을 나누던, 아무렇지 않게 손을 마주잡고 함께 밥을 먹던 이들, 그리고 그들과의 일상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 설문조사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한국교회가 큰 어려움 속에 있지만 이 사태를 기회로 삼아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고, 공동체성을 강화하며, 사회 속에서도 공공성과 나눔·섬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곳으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도록 총회와 노회, 교회, 교인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겠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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