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사태 종식 후의 온라인 사역

감염병 사태 종식 후의 온라인 사역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06월 14일(월) 16:47
백신 보급 확산으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1년 3개월이란 시간 동안 많은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내몰렸는데, 교회 역시 규모가 작고 교인수가 적을 수록 어려움이 컸다. 이번 사태로 한국교회의 디지털화는 빠르게 진행됐다. 유튜브(Youtube)로 예배를 드리고, 줌(Zoom)으로 소그룹 모임을 갖는 것이 보편화됐다. '20대가 주 소비층이던 유튜브 시장에 노인 구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번 달부터 본격화 된 여름성경학교 강습회 일정을 보면, 20개 이상의 노회가 온라인 방식으로 강습회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을 채택하다 보니 여러 노회가 함께 강습회를 여는 일도 늘었다. 동일한 내용이라면 당연히 여러 노회가 함께 이용할 때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하지만 교회학교 연합회들은 운영에 도움이 되는 성경학교 용품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회는 물론이고 많은 연합, 산하, 유관 기관들이 현장에서 운영의 동력을 얻어왔기 때문에, 현장의 축소는 사역의 축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온라인 사역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 시무)는 최근 교회 사역 전반을 정리한 '올라인(All-Line) 목회 매뉴얼'을 공개했다. 매뉴얼은 온라인 사역을 더 이상 대안적 사역이 아닌 주된 사역 방식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기구를 조직하는 등 교회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여러 교회가 온라인 전담자를 세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은 현장 모임과 달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예배나 모임은 시간과 공간을 철저히 제약하지만, 온라인은 그 반대다. 덕분에 주일예배를 못 드리는 사람이 줄었고, 먼 곳에 있는 교인과도 예배할 수 있게 됐으며, 교육용 영상이나 어린이 프로그램은 반복해 시청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온라인 사역이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온라인 사역을 병행하려면 추가적인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세와 예산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온라인 사역을 추가적인 업무로 교역자에게 부과하며 코로나19 시기를 버티고 있다면,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때가 됐다.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효율성을 따져 온라인이 유리한 사역의 경우 방식을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모든 사역을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역을 구분하는 것이다. 목회자 중엔 온라인을 도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전에는 도구가 오프라인 뿐이었는데,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도구가 생겼고, 도구 하나보다는 도구 두개를 쓰는 것을 항상 좋은 것으로 여긴다. 1년 이상 온라인을 경험한 한국교회는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특성을 이해하고 적소에 사용하는 단계로 발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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