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Opium)계 약물 이야기 (3)펜타닐

아편(Opium)계 약물 이야기 (3)펜타닐

[ 다음세대우리가지키자(마약중독) ] 12

박종필·신숙희 선교사
2024년 05월 02일(목) 10:03
혹시 미국의 길거리에서 좀비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시간이 멈춘 듯 뻣뻣하게 서 있는 사람들을 뉴스에서 본 일이 있는가?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에 중독된 사람들의 모습이다.

200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시작된 '옥시콘틴' 파동으로 아편계 마약 중독자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정부의 단속 강화로 병원에서 약물을 손에 넣기 힘들어지면서 많은 이들이 음지에서 마약을 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옥시콘틴을 대체할 약물로 같은 아편계 마약인 헤로인에 손을 대거나, 다른 아편계 약물을 섞어 비슷하게 만든 가짜 옥시콘틴을 구입했다. 이 여러 약물들 중에 바로 펜타닐이 있었다.

펜타닐은 천연 마약인 아편과 달리 실험실에서 값싸게 만들어지는 합성물질로, 아편계 진통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모르핀의 약 50배에서 100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치사량도 손가락으로 한 꼬집 정도인 2mg 밖에 안 된다. 전에는 병원에서 주사제 형태로 외과 수술 후 진통제로도 많이 쓰였지만, 지금은 주로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심한 만성 통증 환자나 말기암 환자의 진통제로 주로 쓰이고 있다. 문제는 상당한 양의 펜타닐이 이미 병원 등에서 빼돌려져 오남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최근에 펜타닐 과다 처방이 의심되는 병의원들을 조사 중이라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문제는 아편계 마약의 특징인 진정작용과 진통작용이,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약을 끊으면 생기는 온 몸이 타오르는 극심한 통증으로 끊임없이 약을 찾게 되고, 과량시에는 결국 호흡이 마비되어 죽게 된다. 패치 형태의 경우 조각을 내어 입에 넣는 방식으로 사용하는데, 마약에 중독되어 판단이 흐려진 상황에서 치사량을 쉽게 초과해 버리는 것이다. 현재 펜타닐로 인한 사망은 특히 미국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와 사고사를 제치고, 미국 10대의 가장 많은 사망 원인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펜타닐을 만드는 원료는 중국에서 주로 만들어져,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서 최종적으로 합성되어 미국으로 밀반입되고 있다. 멕시코 카르텔은 이 펜타닐 원료와 다른 각종 마약을 섞어 다양한 신종 마약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펜타닐을 몰아내기 위해 마약 공조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느 없다.

올해 4월, 펜타닐보다도 40배 강하다는 중국산 신종 아편계 마약 '나타젠'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대로면 정말 인류는 마약으로 종말을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종필·신숙희 / 총회 파송 브라질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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