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우울증 지수, 빨간불

젊은 세대 우울증 지수, 빨간불

[ 핫이슈 ] 2030, 코로나 블루 직격탄

신효선 기자 hsshin@pckworld.com
2021년 06월 16일(수) 10:40
기분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가 국내 100만 명을 넘겼다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입니다. 최근 5년간 기분장애 총 진료인원은 2016년 77만 8000명에서 연평균 6.9%씩 증가해 2020년 101만 7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건데요, 이처럼 기분 장애를 겪는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는 스스로 병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아오는 인원만을 계산한 것이어서 겉으로 드러나거나 내원을 꺼리는 장애의 특성상 실제 질병을 앓고 있는 인원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령별로는 전체 진료인원 101만 7000명 중 20대가 16.8%(17만 1000명)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2%(16만 4000명), 50대가 14.4%(14만 7000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국민의 정신 건강 악화 원인은 '경제적 이유'가 가장 높았는데, 경제적 문제 34%, 신체적 문제가 17%였고 직장, 사업문제, 가족 친지문제, 대인관계문제가 뒤를 이었습니다.

기분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증인데요, 과거 우울증은 '노인의 병'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젊은이의 병'이 될 만큼 20대의 비율이 가장 높아졌습니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 20대 기분장애 환자의 증가폭이 가장 컸는데요, 이는 코로나 시대 구직 기간이 길어지는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청년층의 구직기간과 우울 증세 정도를 살펴보면 구직 기간이 길수록 우울증상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나, 구직 활동 자체가 그 시기에 매우 큰 스트레스로 작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구직 기간 1년 이상 그룹에서 우울증 측정 점수가 26점인데, 이는 전문가 상담을 요하는 중증 상태입니다.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코로나 19상황에서 우울 위험군 역시 2030 세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 이후 일반 국민의 정신 건강을 추적한 결과 2021년 3월 기준 우울 위험군의 비율은 23%였는데, 이는 2018년 4%에 비해 약 6배가 증가한 수칩니다. 우울 위험군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30%, 30대 31%로 전 연령대에서 2030세대가 가장 높아, 코로나 19 기간에 젊은 층의 정신 건강이 매우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대 우울 위험군의 증가율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2020년 3월, 13%에서 1년이 지난 2021년 3월 30%로 두 배 이상 증가해 타 연령에 비해 1년 만에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우울증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우울 위험군 증가와 자살 생각 증가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인데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 따르면 올 3월 조사 결과 일반 국민 중 최근 2주간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거나 어떻게든 자해를 하려고 생각했다'는 응답이 16%로 1년 전 10%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자살 의향은 젊은 층에서 더 심한데 2020년 20, 30대 5명 중 1명이었던 응답률은 2021년 무려 13%포인트가 증가해 연령대별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자살 시도로 응급실에 온 환자도 20대가 23%로 가장 많았습니다.

한때 희망의 신학과 함께 고지론적 관점에 기초를 둔 설교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죠. 유명 인물들의 경제적 성공스토리가 하나님의 역사로 연결되어 '은혜를 받으면 성공하게 되어 있다'는 논리로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성공은 경제적 상황을 전제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의 동행 그 자체라는 인식이 코로나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더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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