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와 의에 대한 섬김이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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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특집 ] 위드 코로나 시대의 교회와 목회 과제-1.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자

임성빈 교수
2021년 11월 02일(화) 11:17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교회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바이러스의 파괴력을 피하기 위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로 상징되는 위축된 삶을 강요받았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안전'에 우선 순위를 부여할 수밖에 없었다. 교회 역시 이전보다 더욱 안전함에 주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성을 유지함에 핵심적인 예배와 교육, 교제와 봉사와 선교를 몸으로, 함께 지속할 수 없었던 것은 큰 타격이었다. 물론 온라인을 통한 예배와 교제의 가능성과 한계를 미리 체험하며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는 여느 사회 영역보다 아픈 민낯을 많이 드러내 보였다. 하나님을 향한 수직적 영성과 이웃을 향한 수평적 영성 사이의 괴리, 교회와 시민사회와 언론과 정부와의 소통 부족, 신앙의 초월성과 차별성이 정치적 당파성에 압도됨의 위기, 신천지 등과 차별되는 신앙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의구심 등이 아픈 민낯이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라는 위기 상황을 극복함에 필요한 지적, 인적, 물적 자원을 구비한 교회들과 그렇지 못한 교회들 사이의 괴리는 더욱 아픈 우리의 민낯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와 교회

위드 코로나 시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촉발한 변화와 위기가 더욱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Living With Covid19)을 뜻한다. 위드 코로나의 배경에는 백신의 효용성과 치료제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경제,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방역에 있어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모호성과 함께 교회가 가지는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영업을 비롯한 사회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회복세가 나타나는 만큼 교회의 회복은, 적어도 양적인 의미에서 상당 기간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예배 참석을 원하는 이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기간 신앙이 약화된 이들은 교회 참석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들 중에는 교회를 떠나가는 이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특히 20~30대 이른바 MZ세대에서 교회 떠날 의향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40대와 50대가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주목할 것은 인구변화, 특히 급격한 가구 형태의 변동이다. 4인 가구는 20%가 안되며, 1인 가구는 40%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1인 가구 증가는 가나안 교인들이 조만간에 무종교인(nones)이 되는 추세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특별히 온라인 문화에 익숙해진 40대 이하 세대의 교회 출석 저하와 무종교인 비율의 증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 교회 회복의 주요 과제이자 미래 세대 복음화의 과제로 다가온다. 40대 이하 세대의 무종교화는 곧 그들과 함께 떠나갈 자녀들이 속했던 교회학교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교회의 회복뿐만 아니라 교인 증가를 예상하는 교회들도 16% 정도 된다고 한다. 이들의 특징은 젊은 세대들이 주류를 이루고, 또한 교회 역사가 비교적 오래되지 않으며, 교회 안에 작은 공동체들이 많이 존재하는 교회들이다. 그렇다면 역사가 오래되고,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주축이 되는 교회들과 작은 공동체보다는 큰 규모의 예배를 중심으로만 모인 교회들은 어떠할까? 이러한 교회들도 당분간은 그리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회중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라면 그리 큰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40대 이하의 젊은이들도 상당수 존재하는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들과, 온라인 예배에 비하여 교회에서 현장 예배의 역동성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차별적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이들이 속한 교회들이다. 전자는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진 중·대형 교회들이 해당될 것이고, 후자는 소형 규모이나 형식과 지향성에 있어서는 대형 교회를 지향하던 교회들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 교회와 목회의 방향성과 내용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한 영혼을 귀히 여기는 목양의 기본이 더욱 강조되고 우선이 되는 교회와 목회로의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예수님 닮는 교회와 목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어느덧 우리는 숫자의 목회에 포로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역량과 지도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한 해 동안의 출석교인 숫자와 헌금 숫자가 된지 오래 되었다. 한 교회에 대한 평가가 출석 성도의 숫자와 헌금액과 상회비의 숫자가 된지 오래이다. 요즈음은 설교자로서의 역량이 유튜브 조회 숫자로 판단되고 있지 않은가!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섬기고 돌보고, 그 영혼을 주님 가까이 인도함이 가장 귀한 사역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교회와 목회가 되어야 한다. 영국과 일본의 예를 보면 고독부(Department of Loneliness)가 정부 부처로 설치될 정도로 고독의 문제는 압도적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이미 OECD 국가들 중 연속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교 인구중 기독교인이 가장 많은 나라에서 자살률과 낙태율이 세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음은 부끄러운 모순적 현실이다. 한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약한 자를 섬기는 목회의 기본이 절실한 대한민국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 많은 것이 변화해야 한다. 예컨대 디지털 문해/활용 역량을 갖추는 변화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도, 사회도 ESG를 외치고 실천하는 시대이다.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사회적 관심을 기울이며 건강한 가버넌스를 갖추자는 시대정신의 원조는 사실 '복음'이다. 따라서 교회가 그 실천의 선도적 모델이 되어야 할 것이다. 회중 예배의 회복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정-교육-선교-사역 공동체들을 육성하는 유기적 목회, 지역의 이웃들과 생태환경을 함께 섬기는 녹색 목회, 위기 시대에 생존과 적응을 위하여 몸살을 앓고 아파하는 이들을 섬세하게 섬기는 생명 목회, 교회 예배와 봉사, 선교, 신앙실천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도 겸손과 헌신의 자세로 여와 남이 물론이고 청년 세대들도 함께하는 참여적 목회, 교회안 신앙인들만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언론과 정부와도 소통하는 공공적 목회를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만인제사장'에 걸맞게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와 의에 대한 섬김이 더욱 커지는 신앙인들이 많아지는 우리 교회와 목회가 되길 소원한다.

임성빈 교수/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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