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가 '공정'하다고 하나요?

청년들이 교회가 '공정'하다고 하나요?

[ 기자수첩 ] MZ세대가 요구하는 ‘공정’ 가치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02월 02일(수) 11:02
ⓒUnsplash
교회가 다음세대를 생각한다면, 'ESG' 가치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MZ세대는 ESG 가치에 민감하다. 그들은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 기업의 환경적 가치(E)와 사회적 가치(S), 윤리성과 투명성까지 고려해 소비를 결정한다. MZ세대는 소셜미디어로 늘 연대하며 불매운동을 벌여 기업을 응징하고, 선행이 알려진 착한 기업에 '돈쭐'을 내주기도 한다.

특히 MZ세대는 ESG 중 G와 관련된 '공정'의 가치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과정의 공평성'이다. 지난해 초 국내 대기업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 논란이 있었다. 한 직원이 CEO를 포함한 2만 8000여 명에게 "성과급 산정 기준을 명확하게 밝히라"며 공개질의 성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을 보낸 직원은 4년차 MZ세대였고, 결국 회사측은 사과하며 성과급 산정 기준을 수정했다.

MZ세대의 공정에 대해 '트렌드 코리아 2022'는 이렇게 설명한다. "주요 대기업에서 불거져 나온 MZ 세대의 목소리는 이제까지 그저 '관행'으로 묻어두었던 오래된 문제를 끄집어내어 기성세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으며 공정의 문제를 이른바 '시대적 소명'으로 끌어올렸다. 기존 세대와 달리 이들이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은 다름 아닌 과정의 공평성이다."

MZ세대는 교회에서도 '관행'으로 묻어둔 문제를 '시대적 소명'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목회자의 대거 은퇴를 앞둔 가운데 목회자의 퇴직금·전별금이 이슈가 될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불성실 기부금수령단체 명단을 공개했는데, 그중엔 몇몇 교회도 포함됐다. 특정 개인의 세금 혜택을 위해 교회가 거짓으로 영수증을 발급해주는 것은, 공정의 가치에 위배된다.

과거엔 자신의 의견이 달라도 회사 방침에 순응(순종)하는 것이 조직을 위한다고 믿었다. 그것을 미덕이라 여겼다. 그러나 대기업 성과급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요즘 MZ세대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한다. 이러한 MZ세대의 설명을 접하면서 '우리 교회 청년들은 그렇지 않던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특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MZ세대의 SNS 카톡 등에서 이뤄지는 소통에서 배제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다면 소통을 위한 채널이 아예 없거나, 중간에서 누군가가 차단하고 있거나, 혹은 의견개진자들이 이미 모두 떠났거나.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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