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고통 시달리는 사역자 돌봐야

경제적 고통 시달리는 사역자 돌봐야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2월 21일(월) 16:53
"다문화 사역자들은 선교의 현장에서 사역하면서도 생계조차 이어가기 힘들 정도의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다문화 사역자 대부분이 15년 이상 사명감 하나로 버티며 사역을 해 오신 분들인데 30~40대는커녕 50대 초반조차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21일 총회 임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다문화 사역자들은 대화 중에 자신들이 겪고 있는 생활고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은 이미 20여 년 이상 사역을 해오며 교단 내 대표적 다문화 사역자로 자리매김한 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제적으로는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주 또 하나의 취재에서도 사역자들의 재정적 어려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5일 '탈북민 목회자와 북한선교' 주제 세미나에서는 탈북민 담임 목회자들의 절반 가량이 사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사례비를 얼마 받느냐는 질문에 29.3%가 '거의 못 받는다'고 응답했고, 14.6%가 '50만 원 미만', 22.0%가 '50~1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해외이주민, 노동자, 유학생, 난민, 그리고 탈북민 등은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인 경제적 약자들 중 하나다. 더군다나 다문화인들은 한국의 문화와 언어가 생소하고, 탈북민들 또한 전혀 다른 이념과 제도 속에서 살아온 이들이다. 이 시대 한국사회에서 가장 '작은 자들'인 셈이다.

이들을 돌보고 있는 사역자들은 낮은 곳에 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들의 안락함을 포기했다고 하지만 이들의 섬김을 지켜보는 한국교회마저 이들의 헌신과 가난을 당연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다문화 사역자들과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극빈자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까지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자신의 삶을 던져 이 어려운 길에 뛰어든 이들이라 해도 세월이 흘러 자신의 몸이 병들고, 자녀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되면 사역에 대한 깊은 회의와 함께 자존감도 상처 입게 된다.

현 시대에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보장은 단순히 가난의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에도 못 미치는 경제적 보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일이니 계속하라는 것은 어쩌면 하나님의 음성에 대한 '귀 막음'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해 볼 때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