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1년...평화 위한 기도 절실

우크라이나 전쟁 1년...평화 위한 기도 절실

양국 군인 사망자 30만 명 육박...신냉전 체제로 긴장감 고조
우크라이나 내 500여 종교시설 파괴, 전쟁 1주년 맞아 금식 기도 동참 촉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2월 26일(일) 15:50
우크라이나 돈네스크 지역의 파괴된 정교회 성당. /사진 WCC, Photo: Volodymyr Kutsenko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의 교회가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됐다. /사진 WCC, Photo: State Service of Ukraine for Ethnic Affairs and Freedom of Conscience (DESS)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지난 2월 24일로 1년을 맞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며칠 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사망자는 최소 8006명, 부상자는 최소 1만328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고향을 떠난 우크라이나 난민은 1700만 명이 넘는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측 사상자가 적게는 17만5000명에서 많게는 20만 명에 이르는 것을 추정하고 있다. 유럽 연합도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를 12만 명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쟁의 여파는 비단 두 나라에만 미친 것이 아니다. 전쟁 여파로 가정용 에너지 가격이 최대 112.9% 상승한 가운데 전 세계 1억 4100만 명이 기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소득수준이 최소치에도 못 미치는 상태인 '극도의 빈곤'으로 내몰렸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생필품 제조 비용도 함께 늘어나 이를 감당하지 못한 취약계층이 빈곤층 또는 극빈층으로 전락한 것.

이외에도 신(新) 냉전 시대가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각국은 군사력 강화에 나서며, 무기 구입 및 군장비 현대화에 막대한 돈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국방 예산을 30% 이상 증액했으며 독일은 1000억 유로 규모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승인했고, 일본은 방위비를 5년 뒤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쟁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서구 유럽과 미국,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과 북한 등으로 갈려 전쟁 종식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바람과는 달리 국제전 양상을 띠며 긴장은 팽팽하기만 하다.

전쟁이 서방과 러시아간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전문가들은 종전을 위해서는 어느 한 쪽이 승리하거나 평화협상을 이끌어내는 방법 말고는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월까지의 전쟁의 승패·성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쟁 1주년 맞은 우크라이나 교회

이번 전쟁으로 전장이 된 우크라이나 내 교회들도 폭격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년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약 500곳의 종교 관련 건물이 파괴되거나 약탈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종교자유연구소는 지난 1월 31~2월 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종교자유정상회의(IRF Summit 2023)에서 전쟁이 우크라이나 종교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최신 자료를 공개하며 지금까지 494개의 종교 건물, 신학 기관, 성지가 파괴되거나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종교자유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종교 인프라 시설은 지난해 2022년 7월 정상회의 발표 이후 2배 이상 늘었으며, 특히 도네츠크 지역(120개 이상)과 루한스크 지역(70개 이상)에서는 대부분의 교회와 모스크, 유대교 회당이 파괴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필사적인 전투가 벌어졌던 키이우 지역(70개)과 하르키우 지역(50개 이상의 종교 건물)에서도 파괴 규모는 엄청나며 러시아의 공습은 우크라이나의 거의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종교 자유 연구소는 또한 우크라이나의 종교 건물들을 압수한 많은 사례들을 보고했으며, 러시아 군인들이 군사 기지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모스크바 총대주교청 소속)의 교회들은 러시아의 침략으로 인해 최소 143개가 파괴된 것으로 보고됐다.



#우크라이나교회, 금식하며 기도

우크라이나교회협의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24일 우크라이나 내 모든 교파의 신자들이 금식을 선포하고 전쟁 종식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교회협의회는 "수백만 명의 신자들이 매일 전쟁이 끝나기를 기도하고 있다. 전쟁이 계속됨에 따라, 더 많은 민간인들과 군인들이 매일 죽어가고 있다"며 "전능하신 사랑의 하나님은 언제나 성도들의 열렬한 기도에 응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교회 및 종교단체협의회의 비야체슬라프 호르핀추크 의장은 "많은 우크라이나 신자들이 러시아 침략자들에 의해 살해되고 고문을 당해 사망했다"며 "기독교인에 대한 강간, 살인, 박해는 러시아인들이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전형적인 범죄다.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의 많은 교회 건물들을 훔치고, 폐쇄하고, 파괴했다"고 러시아 군인들의 만행을 고발했다.



#우크라이나 난민 위한 한국교회 및 세계교회의 연대

지난해 8월 31~9월 8일 독일 칼스루에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1차 총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러시아의 비인도적인 침략 전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총회 셋째 날에는 '유럽'을 주제로 한 전체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인들이 겪고 있는 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으며 세계교회가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운동에 참여하고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살리고 돌보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야 한다고 다짐했다.

총회 마지막 날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성명서(War in Ukraine, Peace and Justice in the European Region)도 채택됐다. 성명서에서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의교회의 교인과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계속되는 죽음과 파괴, 추방, 강탈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WCC가 평화를 위한 목소리들이 말해지고 확장되고 전쟁이 하루 속히 끝날 수 있게 기도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난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총회 파송 우크라이나 선교사들.
#총회에서도 난민 지원 사역, 기도 절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우크라이나 재건 및 난민 지원을 위해 사회봉사부 주관으로 전국교회를 대상으로 한 모금을 실시해 우크라이나 선교사들, 인근 지역의 선교사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아울러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중 교단 총회와 협력하고 있는 교단과의 소통 속에서 재해구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예장유럽선교회는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과 선교지 재건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자체적으로 설립하고, 효과적인 난민 지원을 위해 정보 및 사역 공유와 향후 지원 계획 수립을 위해 총회 사회봉사부 및 세계선교부, 에큐메니칼 파트와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파송됐던 교단 파송 선교사들은 대부분 한국에 거주 중이며, 일부는 유럽 인근 국가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사역을 펼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우크라이나선교회 회장 송은용 선교사는 "우크라이나는 정교회 이외의 타종교에는 배타적인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 푸틴을 지지한 러시아정교회에 대한 반감으로 정교회에 관한 그들의 전통적 신뢰가 무너지고 환멸과 갈등으로 인한 틈새가 벌어져 그 틈새 만큼의 개신교 선교의 가능성이 열렸다"며 "전후의 우크라이나 복구 및 재건 과정에서 개신교회와 사역자들, 그리고 우리 한인 선교사들이 우크라이나 사회와 민간을 위한 사역의 선두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도래할 수 있도록 전세계 기독교인들의 연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기도를 당부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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