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선교구조에 선교단체 구조 도입' 눈길

'교단 선교구조에 선교단체 구조 도입' 눈길

총회 세계선교협력위원회, 주후원교회 간담회 개최
선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유연한 대처 필요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3월 30일(목) 17:09
총회 세계선교부 산하 세계선교협력위원회 주관 주후원교회와의 간담회 모습.
총회 세계선교부 산하 세계선교협력위원회 주관 주후원교회와의 간담회에서 질문하는 참석자.
총회 세계선교부가 산하 세계선교협력위원회(위원장:주승중)가 최근 '주후원교회 초청 간담회'를 갖는 등 효율적인 선교 후원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선교협력위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전통적인 교단 중심의 선교구조, 이른바 '모달리티(Modality)'에서 선교단체의 선교구조인 '소달리티(Sodality)'를 도입해 효율성과 역동성을 보완한다는 취지로 시도되는 시스템이어서 그 사역의 정착 여부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난의 일상화로 세계 각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언제 어디서 재난을 당할 지 모르는 상황 가운데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국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고, 실제로 교단 파송 선교사 3명이 순직하기도 했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사회주의국가나 타종교 국가에서는 선교사들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가지고 비자 갱신을 해주지 않거나 관계 법령을 엄격하게 적용해 비자발적 철수를 하는 선교사들도 늘어 각 교단과 선교단체들은 '멤버 케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교적 과제가 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파송이나 전통적인 현지 교회 설립 뿐 아니라 인적·물적 동원, 훈련, 전략개발, MK 사역 등도 선교의 영역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달 세계선교부 정책협의회에서 발표한 교단 선교구조 관련 발제.
#교단의 선교구조에 선교단체 구조 접목



선교현장과 선교 학자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단 중심의 선교구조만으로는 세계선교의 동향을 따라가거나 현장 선교사의 필요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 교단의 선교 전문가들이 연구 끝에 교단 세계선교부에 선교단체의 구조를 접목시킨 것이 세계선교협력위원회다.

여러 해의 노력 끝에 세계선교협력위원회는 총회 세계선교기구연구위원회의 연구를 통해 지난 2020년 세계선교운영규정이 개정되면서 조직됐다. 총회 세계선교운영규정에 따르면, 세계선교협력위원회의 직무는 "총회 파송 선교사들의 위기관리를 위하여 세계선교부 내에 세계선교협력위원회를 둔다. 회원들은 총회 파송 선교사들의 위기관리를 위하여 약정한 후원금을 매월 지원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말하자면 NGO나 자선단체의 후원이사회 같은 구조다.

그러나 세계선교협력위원회가 조직 됐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제대로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이 현실.

이러한 상황에서 총회 세계선교부(부장:김진욱) 세계선교협력위원회(위원장:주승중)는 지난 3월 16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주후원교회 초청 간담회'를 개최하고, 참석자들에게 멤버 케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선교사 지원에 더욱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위원장 주승중 목사는 "지난 코로나 시기에 우리 교단은 3명의 선교사님들을 잃어버렸고, 앞으로도 이러한 팬데믹 전염병은 우리 인류를 지속적으로 공격할 것이 예상되고, 특별히 선교지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오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과 이들의 가족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선교의 모판인 한국교회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선교사 멤버케어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한 조정희 목사(총회 본부선교사)는 "임상 심리학자 에반 팍스는 선교사들 가운데 1/3은 정서적으로 아주 불안정하며 선교지에서 좋은 역할을 하기보다 해를 더 입힌다고 보고 있다. 이는 선교사들이 직면하는 스트레스에 의한 탈진의 상황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선교사들을 위한 방안과 대책이 마련되지 못함으로 인해,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선교지에 해를 끼치며, 결국에는 선교지를 떠나거나 선교사직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회 세계선교부 산하 세계선교협력위원회 주관 주후원교회와의 간담회 참석자들.
실제로 지난 2021년 11월 17일~28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한국 해외 선교사 50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통해 공동실시한 '코로나19 시대 해외선교사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송 기관(세계선교부와 개교회)의 역할 1순위는 바로 선교사 멤버케어(34.9%)로 조사됐다. 이는 현장의 선교사들이 자신이 소속된 교단이나 파송한 교회로부터 멤버케어를 잘 받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조 선교사는 "효과적인 멤버 케어를 위해 교회는 선교사 자체가 그 무엇보다 전략상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선교사의 가치를 존중하고, 잃어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로서 대해야 하며, 교회가 선교사의 희생을 강조하는 '생존 모드'에서 벗어나서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돌봄 모드'로 바꾸어야 한다"며 "이러한 멤버케어는 그 특성상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차원이 아니라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며, 그 대상이 선교사 본인 뿐 아니라 자녀, 부모, 소속단체 인력 등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선교협력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홍경환 총무는 △선교지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나 질병 발생 시 치료 △고국을 떠나 생활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정기적인 건강검진 제공 △후원교회의 리더십 교체나 교회 선교정책의 변화로 인해, 혹은 이유 없는 중단으로 인해 생활비 후원이 중단된 경우 생활비 긴급지원 △전염병이나 재난 발생 시 긴급히 선교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자금 확보 등을 위해 위기관리 펀드를 조성, 선교사들의 건강을 돌보고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 가보는 길, 격려와 관심 필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한달에 100만 원 이상의 선교 후원비를 지출하고 있는 교회의 목사로 제주, 부산, 이리, 군산 등 전국 각지에서 36명이 참석했다. 홍경환 총무는 "선교 후원을 열심히 하고 있는 교회들도 아직 세계선교부 산하에 세계선교협력위원회가 조직되어 있는 줄 모르고 조직된 이유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교단 산하 교회들에게 선교상황과 행정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선교에 대한 의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선교 전문가들은 선교단체 구조를 접목하는 것은 교단 세계선교부가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미흡한 점도 많고 차후 위원회가 재정 부담 뿐 아니라 선교 정책 및 행정에 관여하려 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기준들을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그럼에도 세계선교협력위원회를 통해 안정적으로 재정을 확보하고, 이 재정을 통해 각 분야에 사역할 인력을 충원하거나 위급한 상황 시 선교사를 지원하는 일이 보다 원활해질 때 교단 선교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이미 대부분의 선교사와 신학자들이 동의하고 있어 위원회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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