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 한 75년, 새로운 도약 다짐

이웃과 함께 한 75년, 새로운 도약 다짐

[ 우리교회 ] 인천노회 제삼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10월 19일(목) 08:26
인천 시민 중 살림살이가 어려운 이들이 모여 살던 달동네 동구 송림동에 위치한 인천노회 제삼교회(이효겸 목사 시무). 지금은 비록 그 달동네가 재개발 되어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은 무척 가난했다.

제삼교회는 1948년 5월 초 평북 의주군 위하면 상당동 상당장로교회 신도 11가정이 월남해 이곳 송림동에 교회를 설립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제삼교회는 지난 75년간 위로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했다. 교회 성장이 쉽지 않은 지역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석교인 1000명이 넘는 중형교회로 성장했다.

제삼교회는 송림 1, 2동 구역이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지역으로 지정된 후 재개발을 진행하게 되면서 교회의 주변으로 약 1600세대에 아파트 단지가 형성 되는 등 변화의 한 가운데 있다. 이러한 가운데 주민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교회로 지역복음화에 앞장서는 교회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새 예배당을 건축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5월 당회에서 교회 건축관련 소위원회를 구성한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의 회의를 진행하고, 2019년 12월 1일 기공예배를 드렸다. 건축기간이 거의 코로나19 시작과 겹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효겸 목사와 교인들은 이 또한 은혜였다고 고백한다.

코로나 초기여서 건축비도 비교적 저렴했고, 예배당을 짓는 동안 예배 드릴 공간이 문제였는데 마침 코로나로 인해 모임에 인원제한이 있어 교육관에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결국 민원 한 건 없이 2021년 7월 4일 입당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코로나 비상시국이 사실상 끝난 지금 제삼교회는 예배의 회복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했다.

담임 이효겸 목사는 "코로나 시국에 입당예배도 제대로 못드려서 교인들이 기쁨을 나누지 못해 아쉬웠다. 지난 회기 총회가 '회복'을 키워드로 '예배의 회복'을 강조하는 것과 발 맞춰 우리 교회도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출석교인이 70% 정도 회복 됐지만 아직도 온라인 예배 드리시는 분들이 많다"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 목사는 "최근 방송에 좋은 설교가 정말 많지만 예배는 현장성이 중요하다"며 "야구 중계를 방송을 통해 보는 것과 현장가서 보는 것이 다른 것처럼 예배도 마찬가지다. 현장에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목사는 교회 표어를 '교회를 교회되게 하자'로 정하고, 예배, 교육, 선교, 봉사, 친교의 회복을 위해 교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예배에 강조점을 두지만 가정 제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제삼교회는 지난해부터 오후예배는 한달에 한번 가정예배로 드린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성도들에게 한달에 한번 오후 예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가정을 살리는 예배를 시작하는 것임을 강조했다"며 "오후에 가정의 상황에 따라 시간은 자유롭게 드릴 수 있도록 한 지 1년 10개월 됐는데 가정을 살리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회복을 위한 노력의 흔적은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제삼교회는 교회 창립 75주년을 맞아 5월과 10월 두 차례의 총동원주일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8일에는 75주년을 맞아 교회의 모든 찬양대와 관현악단, 청년들과 외부 초청 인사들까지 총 150명이 참여하는 기념음악회도 열었다.

기도의 회복을 위해 코로나 기간 중단됐던 월삭기도회도 재개했다. 코로나 시절 온라인 기도회 등을 통해 교인들의 영성과 중보기도에 힘쓰기도 했지만 모일 수 있는 지금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이 더 교인들이 영적인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이라는 것이 이 목사의 생각이다.

2021년 7월까지는 교회건축에 정신이 없었다면 교회건축이 완료된 지금은 지역주민과 더불어 함께 하는 사역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것이 이 목사의 생각이다. 교회 건축 전에는 2층 건물의 사회선교관에서 이미용팀과 사회봉사실이 있었는데 건축이 완료됐고, 코로나 비상시국도 끝난 상황에서 이를 다시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30여 년 전 담임으로 부임할 때 예산의 20% 정도는 사회봉사와 선교에 써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다행히 건축을 하면서도 선교비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당회에서 한번도 나온 적이 없어 감사했다. 사실 오랫동안 해오던 유치원 사역을 지역주민의 감소로 그만두어 사회봉사 예산이 조금 줄긴 했는데 이제 다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봉사에 앞장 서 온 제삼교회는 특히 실로암복지재단과도 오랜 기간 깊은 인연을 맺고 시각장애인들의 시력회복 및 복지를 위해 많은 후원을 해왔다. 이 목사는 실로암재단의 이사를 25년 이상 맡아 오고 있다.

한편, 이 목사는 자신의 은퇴 후 교회의 모습까지도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 은퇴가 6년 남아있지만 교회적으로 이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신이 있는 동안, 그리고 자신이 떠났을 때도 평안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이 목사는 "우리 교회가 속한 인천노회는 굉장히 평안한 노회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 제삼교회의 역할도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교회에서 내가 4대째 목사인데 문제가 있어 나간 분이 한분도 없고, 정말 평안한 교회로 오랜 역사를 지켜오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목사는 "젊은 시절 제삼교회에 부임해 정말 열심히 사역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하나님이 모두 다 하셨다"라며 "지역의 변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 제삼교회도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하며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새로운 다짐을 피력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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