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농촌 지키는 김제동부교회

끝까지 농촌 지키는 김제동부교회

[ 우리교회 ] 어린 아이 울음 소리가 반가워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8년 07월 05일(목) 10:00
김제동부교회가 매월 첫째주 교육 주일로 예배하는 모습.
【 김제=최샘찬 기자】 "응애, 응애~" 예배 중 갓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이의 엄마는 황급히 아이를 안고 나가려하자 목사가 말한다. "괜찮습니다. 앉아 계십시요. 여러분,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축복입니까.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교회에 소망이 있습니다." 도시 이농현상으로 고령화돼 아이의 울음소리 마저 반가운 김제노회 김제동부교회(김철안 목사 시무)는 114년째 김제 지역을 지키고 있다.

2005년 김제 지역에서 네번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선 첫번째로 교회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가진 김제동부교회는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1905년 김제 월성교회에서 출석하던 안백선 박순경 씨를 중심으로 늘어난 교인들이 선인동에 초가 삼간을 지어 예배를 드렸으며, 전라노회에 선인동교회 설립을 청원해 1905년 3월 15일에 창립됐다. 창립 직후 미국 남장로교 레이놀즈(이눌서, 1867~1951) 선교사가 초대당회장으로 섬기며 부흥하기 시작했다. 이후 1941년 '진관교회'로, 1970년 4월 7일 김제노회 22회 정기노회에서 현재의 '김제동부교회'로 개명됐다. 이 기간 동안 김제동부교회에서 옥산교회 하목교회 임상리교회 낙성교회 황산중앙교회 등이 분립하기도 했다.

'삶의 안식과 기쁨을 주는 교회'라는 주제 아래 김제동부교회는 생명력이 샘솟는 교회, 성숙한 꿈을 키우는 교육, 아름답고 건강한 봉사, 기쁨과 사랑이 있는 성도의 교제 등을 지향해왔다. 한때 200여 명의 성도들이 출석해 교회 내부가 좁게 느껴지고 보조의자가 필요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100여 명이 출석하며 50세 이하가 30%에 불과할 정도로 고령화됐다. 97년 4월 부임한 김철안 목사는 "부임 당시 90여 명의 교인이 계셨지만 부임 중 장례를 치른 분만 70여명"이라며, "농촌교회는 현상유지만 해도 굉장한 부흥"이라고 말한다.
김제동부교회는 마을 주민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나누어주고 의료 선교팀을 초청해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도 진행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오랫동안 지속해왔다. 1998년 작은도서관 김제동부문고를 개설하고 이듬해 교육관 기공예배를 드렸으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대안학교 교육프로그램 콘텐츠를 연구 개발해 '꿈의 학교'를 비롯한 전국 12개 대안학교 설립에 기여한 김철안 목사는 교회가 설립한 교육관에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교인들과 함께 운영해왔으며, 교육관 학생들이 SBS TV 프로그램 스타킹에 속독법으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다음세대와의 만남을 위해 김제동부교회는 매월 첫째주를 교육주일로 지키고 있다. 이날은 교회학교와 청년부 장년부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날이다. 어린이들은 오카리나와 핸드벨로, 중고등부는 기타 등의 악기로, 장년 찬양대와 함께 찬양한다. 교육주일과 관련해 김 목사는 "이날을 위해 아이들과 어른들이 만나 찬양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육에 관심을 갖고 다음세대를 격려하며 노력하는 것이다. 교회는 10여명의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기타를 사주고 악기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제동부교회는 교회 내의 다음세대만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다음세대들을 언제든 두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김제엔 인력이 부족하지만 명소로 꼽히는 관광지 등이 잘 마련돼 있어 도시의 청년들이 농촌활동이나 아웃리치를 오기에 적합하다"고 말한 김 목사는 "김제동부교회엔 교회학교를 위한 교실 도서관 숙소 샤워실 등이 마련되어 있고 밤에는 마음껏 소리높여 예배해도 괜찮아 수련회나 집회를 진행하기 좋다. 또한 교회 근처엔 바다, 기역자교회,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백제시대 유적 벽골제, 조정래 아리랑문학관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여름엔 시온의빛교회(김경호 목사 시무) 청년들이 오기로 했으며, 김제동부교회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주변 교회를 위해 봉사하기로 했다"며, "김제엔 일손이 부족해 연락만 주시면 청년들이 언제든지 와서 봉사할 수 있다"고 도시교회 청년들을 초대하고 있다.



김철안 목사
# 김제동부교회 김철안 목사 인터뷰

"교인 수가 적고, 섬길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농어촌교회는 '다 떠나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장기전을 해야 합니다. 다른 교회 사례를 무작정 따라하기보다 지역 특색을 살려 사역하면서 한 영혼에 집중합시다."

김제동부교회에서 22년째 시무 중인 김철안 목사는 농어촌교회가 현실적인 요건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타겟을 분명하게 정해 사역할 것을 권장한다.

"농어촌교회의 경우 인적 인프라가 부족해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해도 1차 모집은 되지만 2차 모집이 되지 않는다"는 김 목사는 "농어촌교회가 큰교회 사역을 모두 따라할 수는 없으며 타겟을 분명하게 정해야만 한다. 또한 해당 지역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고 그것만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농어촌교회에선 어르신들은 양로원과 요양원으로 가고 젊은이들은 다 떠나기 때문에 교인 수가 줄지 않고 현상유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부흥이라고 볼 수 있다"며, "청년 한 명, 교회학교 학생 한 명 등 한 영혼을 귀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예시로 그는 "김제동부교회에선 한 여성 청년을 5년 동안 적극 지원해서 자격증 취득을 도왔고 결국 그 청년은 공무원 시험까지 합격했다"며, "교회가 먼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돕고, 그 청년이 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다. 농어촌교회는 이렇게 한 명 한 명을 사랑으로 붙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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