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가득한 교회학교 순천수정교회

행복 가득한 교회학교 순천수정교회

[ 우리교회 ] 담임목사-교사 모두가 '헌신자'…장년 교인 800명에 학생이 600명
교사는 220명, "하나님이 주신 생명 사랑하기에 전도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8년 08월 16일(목) 10:00
지난 7월 27~29일 진행한 유년부 여름성경학교
【 순천=최샘찬 기자】 "아이들이 배가 고프니까 우리가 먹을 간식을 그들에게 주었어요. 그들이 사는 곳에 교회가 생겼어요. 도움을 주니까 좋아요. 왜냐하면 우리는 밥이 있으니까, 불쌍한 아이들도 먹고 살아야죠. 생명이 죽으면 안 되잖아요."

교회 선교에 동참하기 위해 오늘 간식을 받지 못한 유년부 강다경 어린이(7살)의 말이다. 다음세대에 관심을 갖고 교육하는 교회, 출석 교인의 4명 중 1명이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는 교회, 순천남노회 순천수정교회(송재선 목사 시무)의 교회학교를 지난 5일 찾았다.

전남 순천시 비례골길에 위치한 순천수정교회
1992년 교회 창립, 1999년 설립예배를 드린 순천수정교회는 오늘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하다. 매주 장년 출석교인이 800여 명인데 교회학교 학생 수가 600여 명이니 그럴만도 하다. 학생들을 케어하는 교사 수는 220여 명으로 제직들은 대부분 교사로 아이들을 섬기고 있다.

'주일 오전 7시 30분', 순천수정교회의 1부 예배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1부 예배는 9시부터 교회학교를 섬길 교사들이 대부분 참석한다. 1부 예배 '할렐루야 찬양대'의 3분의 2가 교회학교 교사다. 8시 40분 즈음 예배가 끝나면 곧바로 아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유가 없어 보이는 시간이지만, 이미 교회학교 각 부서는 전날 교사들이 모여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교사들이 꾸며둔 각 부서의 공간들은 아이들이 오기 전부터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 차있다.

교회 주차장에 버스와 승합차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교회학교 부서를 총괄하는 교무부장 김재필 장로는 입구에서 아이들을 맞이한다. 버스에서 뛰어내리는 아이들이 김 장로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며 장난을 치는 모습은 교사와 아이들 간의 거리감이 없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부모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아이들도 많다. 어머니는 아이를 부서 입구까지 데려다 주며 "하나님 말씀 잘 듣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는 이미 엄마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마냥 신난 아이의 뒷모습을 뒤로 한채 어머니는 본당으로 예배를 드리러 간다.

오전 9시. 유치부 유년부 초등부 소년부 중등부 고등부 등 6개 부서로 학생들이 나뉘어 들어갔다. 예배가 시작되기 직전 교사들은 도착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전화를 하고, 늦잠을 자거나 교회 버스를 놓친 아이들을 위해 본인 차량을 타고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

예배시간 찬양 율동 중인 초등부
예배시간 찬양 율동 중인 유년부
교회학교 유년부장 박찬화 안수집사와 교사들의 학교앞 전도 중 모습 .
찬양의 소리가 교회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아이들이 사랑스럽게 율동하는 모습을 보는 교사들은 행복한 표정이다. 아이들이 발산하는 에너지를 온 몸으로 받는 것이다. 율동 실력이 심상치 않아 교사에게 물었더니 지난주 전국아동부 찬양율동대회에서 동상을 받은 실력이란다.

한바탕 찬양과 율동이 끝난 후,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 교역자의 말씀을 경청한다. 한창 반항하고 싶은 시기인 중·고등부 학생들도 각자 스마트폰을 제출하고 손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9시 예배가 끝나면 11시에는 영아부 아동부 영어부 등의 예배가 이어진다.

순천수정교회에 교회학교 학생들이 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취재 중 기자가 발견한 세 가지 이유는 △무시할 수 없는 교사들의 열정 △송재선 목사의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 △평신도 중심으로 운영하는 교회학교의 구조 등으로 이해했다.

학교앞 전도 후 교사들은 기도회를 갖는다.
교회학교 교사들의 한 영혼을 향한 열정은 대단하다. 교사들은 매주 '학교앞 전도'를 진행하는데 35도가 넘는 뙤약볕도 그들을 막지 못한다. 교사들은 학교 앞에서 솜사탕이나 아이스크림 등 간식과 함께 전도지를 나눠준다. 7월까지 부서에 새로온 아이들의 수가 재적의 20~40%를 차지할 정도로 전도에 힘쓰고 있다. 복음을 전하는 과정이 겉으론 힘들어 보이지만, 교사들의 신앙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온다.

믿지 않는 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하는 소년부 학생들
학교앞 전도와 관련해 청년 2부 부장 김상언 집사는 "아이들을 교회에 데려오거나 교회 부흥을 위한 목적이 아니다. 교사들이 영혼 구원의 소중함을 알고 아이들을 섬긴다는 목적이 분명하다보니 하나님이 아이들을 보내주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또 소년부 부장 이용준 집사는 "주께서 부르신다면 계속 해야 한다. 힘들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기쁨이 넘친다. 특히 아이들이 믿지 않는 부모님에게 전도지를 주며 복음을 전하는 모습이 참 기쁨이다"고 말했다.

순천수정교회에 2001년 부임한 송재선 목사
송재선 목사는 "전도란 하나님의 생명을 살리는 구원의 역사이며 우리는 단지 도구로서 사용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갖고 나가면 교사들은 은혜를 받고 현장에선 성령님이 역사하신다. 결국 아이들이 예수를 믿겠다고 하면, 교회를 나오지 않는 부모들이 교회에 전화해 몇 시까지 어디로 가야하냐고 묻는다"며, "아이들이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아이가 먼저 예수를 만나 부모님을 전도해 교회로 데려오는 사례가 잦다"고 설명했다.

순천수정교회에 교회학교 학생들이 오는 이유에 관해 송재선 목사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열정을 갖고 전도하며 그들을 섬긴 결과라고 말한다. 하지만 교회학교 부장들과 송 목사의 답변이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송 목사의 교회학교를 향한 애정어린 관심과 영혼 사랑에 대한 부분이 교사들에게까지 자연스레 몸에 배어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송 목사는 "아이들이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어렸을 때부터 말씀을 배우고 말씀 안에서 자란다면, 미래에 신앙이 견고하게 서갈 것이다"면서 교회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한 후, "교회 역사가 25년으로 길지 않은데, 처음부터 교회학교 교사들이 열정을 갖는 분위기가 형성돼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전한다. 또 이어서 "교회학교 교사 교육도 커리큘럼을 만들어 상하반기 진행하고, 신입교사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교무부 회계 김선희 집사는 "담임 목사님께서 교회학교 부장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에 큰 비중을 두신다. 교사들이 영적으로 강건해야 아이들을 잘 섬
길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목사님은 1년 1독 성경 읽기 가이드와 매일 암송할 말씀을 보내주신다. 이러한 관심이 교사들의 사역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순천수정교회에는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교사로 섬기기 시작하면 80%가 10년 이상 근속한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성도가 새로 오면 교회학교 각 부서의 부장들이 본인이 속한 부서로 데려가려고 경쟁을 한다. 이같은 적극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교회학교가 평신도 사역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순천수정교회의 교회학교 사역은 부장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나간다. 부장은 안수 집사들이 맡으며 장로는 자문위원의 역할을 한다. 교회학교 부서별로 지도 교역자가 있지만, 교역자는 말씀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송재선 목사는 "오래 전부터 철저하게 부장 중심으로 진행해왔다. 목회자들은 사역지를 옮기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전으로 교회학교를 이끌어 나가기 어렵다. 평신도, 부장이 중심으로 진행하면 교회학교 프로그램이 일관성있게 흔들리지 않는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순천수정교회를 보면 교회학교 학생들이 있어 이들을 섬기기 위해 교사를 세우기 보다는, 교사들을 세움으로 교회학교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송재선 목사는 "순천수정교회의 작은 사례를 보고 다른 교회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얻어 교회학교를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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