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단어들, 맞는 표현일까? (2편)

내가 쓰는 단어들, 맞는 표현일까? (2편)

[ 스페셜 ] 예배, 예식에서 오용하는 용어들과 대체어

신효선 기자 hsshin@pckworld.com
2021년 07월 13일(화) 08:54
1편에서는 크리스천들이 잘못사용하고 있는 기도와 교회생활, 회의 용어에 대해 알아보고 대체어를 살펴봤는데요, 오늘은 예배와 예식 분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회자 -> 인도자

예배를 주관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를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라는 말은 회의나 의식을 진행하는 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우리 문화권에서는 사회자라고 하면 마땅히 일반 회의의 진행자를 의미하죠. 대체어인 '인도'의 사전적 의미는 '알려 주며 이끄는 일'입니다.

성가대 -> 찬양대

우리 한국 교회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전담한 찬양대를 성가대로 많이 부르고 있는데요, 이는 출판사들이 흑인영가와 복음송을 합해 출판하면서 '성가곡집'이라고 부르는 데서 보편화됐습니다. 실제로 1960년대까지 우리 한국 교회에 찬양대라는 이름이 통용됐고, 성가대라는 이름은 없었는데요, 일본의 '세이카다이' 즉 성가대가 그대로 직수입되면서 성경에도 없는 성가대라는 말이 통용되게 된 겁니다. 성가라는 말은 불교를 비롯해 모든 종교에서 부르는 노래인 반면, 기독교의 '찬양'이라는 용어는 하나님을 향한 예배의 행위에 속합니다. 때문에 이제부터 성경의 정신과 우리의 고유한 이름인 '찬양대'로 부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예배 -> 예배

주일 오전에 드리는 예배를 대예배라고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때 성도들이 가장 많이 모여 드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말일 텐데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크다 작다 결정해서 호칭하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대예배가 있으면 소예배도 있을 텐데 그 어떤 예배도 소예배일 수 없고 그냥 모두 다 예배일뿐이지요. 다만 시간에 따라 1부, 2부 예배라 부르는 것은 가능하겠습니다. 찬송은 하나님 앞에 곡을 붙인 성도들의 경배 표현이고, 기도이며, 때로는 신앙고백과 결단입니다. 준비찬송을 하며 자리를 정돈하자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찬송을 부르는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지 어떤 수단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거죠. 예배 시작 전 찬송이라도 준비찬송이 아닌 '찬송'이라는 용어가 적합하겠습니다.

예배의 개념

한국 교회 성도들, 정말 열심 있게 모이기를 힘쓰죠. 주일 낮, 주일 저녁, 수요일 저녁, 금요일 밤, 그리고 매일 새벽.. 한국 성도들의 열심은 그야말로 세계적입니다. 그런데 이 모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죠. 심지어 돌, 회갑, 추모 등의 모임에도 예배라는 명칭을 붙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제는 예배와 예식, 기도회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배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창조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신 구원의 은총을 깨닫고 감격해 드리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응답행위죠. 그래서 예배는 결코 인간을 위한 모임이나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예배와 예식은 분명히 구분돼야 하는데요, 돌, 회갑, 추도, 입학, 결혼, 교회 창립 등의 행사를 할 경우는 예식으로 표현하고, 예배와 혼동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기도를 목적으로 모이는 수요 저녁 모임과 금요 철야, 매일 새벽 모임 등은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로 명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의 예배 순서 가운데 '헌금'이라는 용어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요, 원래는 봉헌을 뜻합니다. 기독교 예배 속에서 봉헌의 순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역사적으로 볼 때 봉헌의 의미는 단순히 돈이나 예물을 드리는 행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봉헌은 하나님의 은총 앞에 성도들이 드리는 응답적 행위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즉, 봉헌은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될 때 정성을 다해 경청한 무리들이, 스스로 우러나는 감사의 응답으로 내어놓는 모든 마음과 정성의 표현인 거죠. 이런 의미에서 이 순서를 '헌금'이라는 용어로, 즉 단순히 돈을 바치는 행위로 지칭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봉헌의 의미를 매우 축소시키는 일입니다. 주보에서 헌금 대신 봉헌으로 용어를 바꿔주세요.

축제 -> 잔치, 행사

우리말 큰 사전에서 '축제'는 '축하하고 제사지냄'으로 풀이돼 있고요, 이가원과 임창순의 동아한한중사전에는 '축제란 제사의 이름이고, 묘문 안과 밖에서 이틀에 걸쳐서 드리는 묘문제로서, 조상을 사당 안에서 제사지내고, 그 다음날 사당 밖에서 지내는 제사이다'로 정의했습니다. 일본인들은 마을 제사를 영어의 셀러브레이션과 페스티벌 같은 축하행사를 보면서 자신들이 제사에서 마음 놓고 떠들며 춤추는 고유한 행사와 모양새가 비슷하다고 해서, 1928년 축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는데 이를 교회에서조차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축제를 잔치 또는 절기행사, 축하행사 등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예를 들어 성령축제는 성령잔치, 성탄 축제는 성탄 축하 행사 등으로 바꿔 사용하면 됩니다. 참고로 '축제'라는 단어는 공동번역에서 57회, 표준새번역에서 13회에 걸쳐 사용하고 있지만 개역 성경과 개역 개정판에서는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축복 -> 복

우리 기도 때 흔히 쓰는 문장이죠? "하나님, 축복해 주시옵소서." 이 말은 맞는 말일까요?
이 말을 바꾸면 '하나님, 복을 빌어 주시옵소서.'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복을 비는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복의 근원이시죠. 복을 비는 분이 아니라 복을 주시는 분입니다. 때문에 '하나님의 축복'은 '하나님이 주신 복'으로, "하나님, 축복하여 주시옵소서"는 "하나님! 복 주시옵소서." 또는 "복 내려 주시옵소서"로 바꿔야 합니다.

지금까지 예배와 예식 분야에서 흔히 잘못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 본 콘텐츠는 제86회 총회에서 결의한 '바른 기독교 용어'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교회 내 잘못 사용하기 쉬운 용어들     내가 사용하는 용어들, 맞는 표현일까?    |  2021.06.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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