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비전 열어준 한국교회에 빚 갚고 싶어"

"선교 비전 열어준 한국교회에 빚 갚고 싶어"

[ 인터뷰 ] 전 WCRC 총무 크리스토퍼 퍼거슨 박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2월 11일(금) 15:44
퍼거슨 박사는 지난 4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무실을 방문해 김보현 사무총장과 대화했다.
"저는 1980년 광주를 방문했었습니다. 캐나다연합교회 소속이었던 저에게 당시 우리 교단의 총회장이 종교의 벽 안에 갇힌 교회만 보지 말고 선교지 현장을 보라고 충고해주면서 한국의 광주에 가보라고 조언 했어요. 당시 현장에 가보고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당시의 선교가 너무 제국주의적이라는 생각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광주를 방문한 이후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연대하고 파트너십을 갖는 것이 진짜 선교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해 8월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 총무 임기를 마친 후 한국을 첫 해외 방문지로 택해 내한한 크리스토퍼 퍼거슨(Christopher Ferguson) 박사는 "한국은 젊은 시절 저에게 선교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심어준 나라"라며, "한국교회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고, 짧게 나마 내가 경험으로 얻은 선교에 대한 시각을 한국의 신학생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었다"고 한국 방문의 소감을 밝혔다.

캐나다연합교회 출신의 크리스토퍼 퍼거슨 박사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지난 2014년 WCRC의 총무로 선출되어 7년간 세계 개혁교회를 이끌었다.

퍼거슨 박사는 지난 7~11일까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현대 선교신학 특강을 통해 세계개혁교회 실무 책임자였던 그의 경험을 한국의 신학생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WCC 11차 총회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WCC 10차 총회를 통해 한국교회는 에큐메니칼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며 "에큐메니칼 운동이 어려운 시기를 맞았지만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다. WCC와 WCRC 회원 교회들은 에큐메니칼 운동에 있어서 한국교회 리더십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퍼거슨 박사는 신학에 있어서도 세계교회에 중요한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서구의 신학이 세계의 주류가 되고 있는데 제3세계에서는 이러한 신학에 대한 거부감도 많다"며, "한국은 이러한 신학의 흐름을 다시 재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아프리카와 아시아 교회에 신학적으로 기여할 부분이 많다"라고 충고했다.

퍼거슨 박사는 "아직도 WCC를 비롯한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비서구 교회는 중심이 아니지만 이제 세계 에큐메니칼 리더십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분석하고, "라틴아메리카만 하더라도 서구에서 온 학자들에게 배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식민지 경험이 있고,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한국교회의 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 세계 곳곳에서 서구의 학자들보다 더 크고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퍼거슨 박사는 오는 4월 3일까지 한국에 머문 뒤 젊은 시절 그가 선교사로 사역했던 콜럼비아로 돌아가 라틴아메리카복음주의대학교의 교수 선교사로 새롭게 사역을 시작한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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