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해서라도 명품 산다!

'영끌'해서라도 명품 산다!

[ 핫이슈 ] 명품 소비가 의미하는 바는?

신효선 기자 hsshin@pckworld.com
2022년 04월 20일(수) 09:24
'명품' 하면 여러 브랜드들이 떠오르시죠? 지금은 명품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이지만 7-80년대만 해도 '사치품', '고가품'으로 불렸습니다. 단어의 차이에서 세월에 따라 인식도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우리 기독교인들도 예외는 아니겠죠. 오늘은 명품 소비에 대한 인식과 자세에 대한 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2021년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17조원으로 세계 7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명품 사랑을 알 수 있는데요, 특이할만한 점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코로나 19로 인해 이른바 '보복소비'의 증가로 명품 시장 규모가 전년에 비해 무려 13%의 성장률을 보였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명품 소비는 2030 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은 작년 대비 33%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 중 절반을 2030 세대가 차지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의 청년 확장 실업률은 20%이고 20대의 56%, 30대의 79%가 부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명품 소비는 가장 활발하게 나타나 2030 세대의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40 세대의 절반 가까이가 최근 1년간 명품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매 주기가 길고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한다는 통상적인 명품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45%가 최근 1년 내 구매했다는 것은 매우 높은 구매율이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한 건의 구매에 지불한 금액은 평균 142만원, 가방은 221만 원으로 평균 금액이 가장 높았습니다. 2020년 임금근로자의 중위소득이 월 242만원인 것을 고려했을 때 굉장히 높은 금액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평균 월급의 절반 이상, 가방을 구입했을 경우 거의 전부를 명품 구매에 지불하고 있는 셈입니다.

청년들 역시 '돈만 있으면 명품을 사겠다'라고 65%가 응답했습니다. '명품 비구매 이유'에 대한 응답으로 '사고 싶지만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 보류'가 다른 응답들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명품 구매는 과소비다'라는 응답에 세 명 중 한 명만 동의했습니다. 청년의 60% 이상이 명품 구입이 합당한 소비라고 생각한다는 건데요, MZ 세대의 명품 소비 인식에서도 '명품은 내 만족을 위해 사는 것이다'가 77%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 때 패딩을 브랜드별로 계급화해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됐던 이른바 '패딩 계급도'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알고 있었고 유행과 브랜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일수록 인지도가 높았습니다. 이 '패딩 계급도'와 10대 및 청년의 명품 소비 증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물질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외적인 것을 중시하는 현상과 양극화 사회를 반영하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고가 명품 소비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구입은 개인의 자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복수 응답이 가능한 '고가 의류 소비 증가에 대한 인식'에 얼핏 모순돼 보이는 이 두 가지 응답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각각 92%, 65%였습니다. 이러한 모순된 응답은 '자녀를 위한 소비에 대한 의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자녀가 명품을 사달라고 하면 심적으로 많은 부담(78%)이 되지만 내 자녀가 밖에서 기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90%)는 생각과 내 자녀만큼은 또래 친구들에게 소위 '꿀리지 않게' 키우고 싶다(67%)는 생각이 자녀를 위한 명품 의류 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생들 자신의 '고가 의류 착용에 대한 의견 인식' 역시 모순적이었는데요. 중고등학생이 고가의 패딩 브랜드를 입는 것은 학생들 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무려 79%였지만 집안의 경제력이 있다면 착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응답에도 63%가 긍정적으로 답한 겁니다. 위화감 조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그렇게 큰 문제 의식을 갖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학생들의 개인주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학생들의 브랜드 차별 인식과 관련해 만 19세에서 59세의 성인들은 '요즘 학생들의 이러한 생각은 명품을 따지는 어른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75%, '가정과 사회의 교육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83%로 응답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죠. 브랜드에 따른 차별화, 계급화는 어린 학생들의 미성숙한 가치관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명품 소비는 소비의 대표적 형식으로 계층 상승의 욕구와 자신의 정체성을 소비에서 찾고자 하는 물질 숭배 사상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하나님은 중심을 보느니라'라고 하신 사무엘상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자신과 자녀들의 외모에 치우쳐 있을 때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특별히 우리는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 크리스천들이죠, 점점 더 거세지는 물질 만능주의와 외모 지상주의의 물결 속에서, 하나님과 맘몬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말씀을 기억하고 영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데에 더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함께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