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무임 기도처…지교회 재설립, 예배당 재건축

3년간 무임 기도처…지교회 재설립, 예배당 재건축

전남 보성 안심촌교회, 목회자 헌신으로 입당감사예배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12월 28일(수) 18:58
안심촌교회 재건축 과정은 목회자들이 벽돌 쌓는 조적과 바닥과 벽에 타일 시공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작업을 직접 해냈다. 사진은 외부 인력이 조적하는 모습.
전남 보성군 득량면에서 폐쇄 직전까지 간 기도처가 다시 교회로 회복하고, 여러 목회자들의 힘을 모아 예배당을 새로 건축해 화제다. 순서노회 안심촌교회(이리문 목사 시무)는 지난 12월 17일 입당감사예배를 드리고, 2023년 전도에 힘쓰겠다고 선포했다.

H빔 용접중인 안심촌교회 이리문 목사.
안심촌교회는 1970년 득량교회(윤청열 목사 시무)에서 개척했다. 2016년까지 13명의 목회자가 거쳐간 교회는, 당시 갈등으로 노회에서 교회를 폐쇄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일부 성도들이 교회를 지키겠다며 기도처로 명맥을 이어왔다.

마륜교회 김성준 목사는 건축 기간 중 철구조와 판넬 작업 등을 도왔다.
3년간 시무 목회자가 없던 안심촌교회에 2019년 10월 이리문 전도사가 제14대 교역자로 부임했다. 교회는 2020년 성도 21명으로 다시 지교회 설립을 신청하고, 순서노회에 가입했다.

생명나무교회 김종회 전도사는 목수 기능이 뛰어난 목회자로서, 내부 인테리어하는 동안 금식을 하면서까지 협력했다.
교회를 다시 회복하고 5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 안심촌교회는 이생우 장로(시산교회)로부터 4000만 원의 헌금을 받아 건축을 시작했다. 당시 교회 건물은 흑벽에 시멘트를 발라 지은 벽과 슬레이트 지붕 등으로 비가 오면 물이 새고 보수로는 한계가 있었다.

12월 17일 드린 안심촌교회 입당감사예배.
건축을 결의했지만 교회는 일부 성도들의 반대, 불법건축물이었던 교회의 양성화, 간척지에 위치한 약한 지반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그중 가장 어려운 것은 예산 부족이었다. 이리문 목사는 건축 예산을 줄이기 위해 굴삭기를 직접 사서 공사를 시작했고, 주변 교회의 목회자들과 노회 협력으로 건축을 해나갔다.

이리문 목사의 처남 김성준 목사(마륜교회), 동서 정성진 목사(겸백중앙교회), 이은재 목사(천포교회) 정병석 목사(도암교회), 신대원 동기인 김종회 전도사(생명나무교회) 등이 나서서 도왔다. 건축 과정 중 한 목회자는 사다리에서 떨어져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하고, 이리문 목사는 왼손 검지가 1cm 가량 절단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결국 목회자들은 벽돌 쌓는 조적과 바닥과 벽에 타일 시공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작업을 직접 해냈다. 인건비를 대폭 줄여 건축 예산을 1억 4000만 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아직 거래처에 미지급금 1000만 원과 개인 차용금 2000만 원, 추후 들어갈 자재 비용 500만 원이 필요한 상태다. 교회 마당 포장과 낡은 사택 신축도 과제로 남았다.

교회를 재건축하는 중 목사로 안수 받은 이리문 목사는 2023년 표어를 '하나님이 기뻐하는 예배자가 되게 하소서'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2023년엔 전도팀을 나눠 전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라며, "하나님이 기뻐하는 성도와 교회가 되어 세상에 기쁨을 주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박병식 목사(금당남부교회 원로).
한편 12월 17일 드린 안심촌교회 입당감사예배는 이리문 목사의 집례로 전 노회장 김성신 장로의 기도, 순철권 목사의 성경봉독, 박병식 목사의 '교회, 복이 있도다' 제하의 설교, 노회장 윤청열 목사의 축도로 진행됐다. 교회 건축을 위해 헌신한 이생우 장로, 김성준 목사, 김종회 전도사 등에게 감사패가 증정됐고, 순서노회 유지재단 이사장 최상민 목사의 격려사, 최흥진 총장과 이근철 목사, 이인호 목사의 축사도 이어졌다.

예배에서 설교한 박병식 목사(금당남부교회 원로)는 "안심촌교회는 하나님이 함께하는 복의 근원, 만물을 충만케 하는 충만이 되길 바란다"라며, "저 천성의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면서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하며 서로 사랑하며 나그네 삶을 사는 성령 안에서 임마누엘의 복을 누리자"라고 격려했다.

입당감사예배에서 축사한 이인호 목사.
안심촌교회에서 1989~1992년 담임전도사로 시무했던 이인호 목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과거 성탄절 안심촌교회 30명의 성도들이 만 원씩 걷어 양복 2벌을 맞춰준 기억이 난다. 한 벌은 장례식 때 입는 검정색 양복이고, 한 벌은 지금 입은 이 옷이다"라며, " 앞으로 성도들의 신앙이 더 성장하여 개혁교회의 본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안심촌교회의 재건축 과정을 지켜본 순서노회 공로 김창렬 목사(영송교회 원로)는 당분간 안심촌교회에 출석하기로 했다. 이리문 목사의 빙부인 그는 "건축 예산이 부족해 우리 가족들이 힘을 합쳐서 건축하느라 고생이 많았다"라며, "앞으로 교회가 전도하고 부흥해 부채도 갚아나가며 건강하게 세워지길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최샘찬 기자

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박병식 목사(금당남부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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